마리화나 합법화를 둘러싼 숨겨진 정치적 이야기들
보스톤코리아  2016-09-08, 21:05:20 
매사추세츠 유권자들은 오는 11월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해 결정하게 된다. (이미지 출처 medicinemarijuana.com)
매사추세츠 유권자들은 오는 11월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해 결정하게 된다. (이미지 출처 medicinemarijuana.com)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정선경 기자  = 오는 11월 매사추세츠의 유권자들은 마리화나 합법화 및 판매 허용에 대해 결정하게 된다. 주민투표(General Election) 투표용지에 올라올 질문 4번에 대한 찬반여부에 따라 결정될 이번 총선을 앞두고 합법 찬성 캠페인인 “Yes on 4”와 이에 맞선 "안전하고 건강한 매사추세츠 주를 위한 캠페인(Campaign for a Safe and Healthy Massachusetts)"은 더욱 첨예한 주장을 펼치며 서로 대립하기 시작했다고 보스턴닷컴(Boston.com)은 지난 5일 보도했다. 

이들의 주장의 골자는 마리화나 흡연의 적법성과 마리화나 판매 및 과세로 요약된다. 하지만, 마리화나 법률의 개혁을 외치는 사람들 중에서도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는 등, 이 분쟁은 보기보다 단순하지 않다. 이에 숨겨진 정치적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의료계 대 의료계
2012년 주민투표를 통해 매사추세츠 주는 미국에서 18번째로 마리화나의 의학용 판매가 허용되었다. 현재 치료 목적으로 마리화나를 공급하고 있는 회사들의 경우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소매판매가 허용되게 되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에 합법화를 지지할 이유가 충분하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말부터 의료 산업 관련 종사자들과 회사들이 마리화나 찬성 캠페인에 돈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반면, 전 공중보건관료이자 로비스트인 댄 딜래니(Dan Delaney)와 같은 경우에는 마리화나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이번 가을에 논의되는 합법화 법률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개인이 집에서 마리화나 나무를 키우는 것을 허용하는 것과 같은 조항은 한 커뮤니티 내에 마리화나 조제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을 제어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마리화나는 악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비의료용 마리화나 찬성자들과도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 합법화가 용납가능 할 수도 있지만, 방법상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라고 딜레니는 밝혔다.

지난해 겨울부터 합법화 반대 캠페인인 “마리화나로부터 안전한 매사추세츠(Safe Cannabis Massachusetts)”에 동참하기 시작한 그는 그 후 형성된 합법화 반대 캠페인 그룹인 "안전하고 건강한 매사추세츠 주를 위한 캠페인(Campaign for a Safe and Healthy Massachusetts)"과도 함께 마리화나 합법화 반대 운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딜래니의 클라이언트로는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의료용 마리화나 회사 콜롬비아 케어(Columbia Care)의 매사추세츠 주 자회사이며 보스톤 내 유일한 의료용 마리화나 판매업소를 운영 중인 패트리엇 캐어(Patriot Care)등이 있다.

아직 의료용 마리화나 시장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하는 이 회사들은 합법화 운동에 편승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딜래니는 그가 비의료용 마리화나 합법에 반대하는 이유와 자신의 로비 활동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패트리엇 캐어의 부사장인 데니스 쿠니안(Denis Kunian)은 딜래니의 캠페인 시작을 비롯해 투표 운동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쿠니안은 지난 6월 딜래니가 주최한 모금 행사에서 목격되었다. 이에 대해 쿠니안은 딜래니를 단지 친구로서 지원하기 위해 자리에 함께했다고 밝히며 패트리엇 캐어는 모금에 동참한 적도, 앞으로 동참할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를 뒷받침 해줄 재정보고는 이번 주에 밝혀질 예정이다.

합법화 운동가 vs. 반대화 운동가
변호사인 스티브 엡스타인(Steve Epstein)은 오랜 기간 동안 마리화나 운동을 펼쳐왔다. 그동안 매사추세츠 주 내 마리화나 합법화 운동에 앞장서온 그이지만 이번 11월에 있을 주민투표에서의 마리화나 합법화에는 찬성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철저한 자유주의적 정치신념을 가진 그는 이번 합법화 법안이 지나친 정부의 개입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마리화나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산업을 감독하기 위한 기관을 설립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지난 해 앱스타인은 마리화나 합법화와 관련하여 마리화나를 농업 제품으로 간주하여 거의 모든 소매 업체에게 판매를 허락하는 것과, 어떠한 세금도 부과하지 않는 것, 산업을 감독하기 위한 어떠한 기관도 새로 설립하지 않는 것과 집에서 기를 나무도 한정시키지 않을 것을 제안했다. 

그의 주장을 지지했던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번 주민투표 안을 아쉬워는 하지만 지금의 법적 시스템 비교하여 한걸음 더 마리화나 합법화에 가까운 형태인 "Yes on 4"로 전환했다. "Yes on 4"의 대변인인 짐 보르게사니(Jim Borghesani)는 앱스타인처럼 완벽한 자유화를 위해 반대하는 유권자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앱스타인이 지난 20년간 몸담아온 매사추세츠 마리화나 개혁 조합(Massachusetts Cannabis Reform Coalition)과 같이 오랜 동안 합법화를 지지해온 지역 단체들은 이제 11월 투표용지에 올라올 질문 4번을 지지하고 있다. “그들이 우리와 같은 편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그들의 노력으로 인해 합법화에 좀 더 가까워 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라고 보르게사니는 말했다.

하지만 앱스타인은 그와 같은 편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다. 그와 같이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해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지금 제안되는 마리화나 법안의 형식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와 같은 입장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투표결과에 반영될 만큼의 다수는 아니지만 분명한 차이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앱스타인은 막상 자신이 합법화 반대 캠페인의 동맹자와는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 발끈하며 "마리화나 광기 - 지금 이대로의 무원칙적인 마리화나 광기와 한배를 타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제안된 법안의 특정적인 항목에 대한 반대를 하는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sun@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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