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의 조짐까지


해저 탐사 사상 최대 규모의 보물이 발견됐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심해 탐사 전문 회사 ‘오디세이 마린 익스플로레이션’(이하 오디세이)은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통해 대서양 심해의 한 난파선에서 50만 개가 넘는 식민지시대의 은화와 금화 수백 개, 가공된 금, 기타 유물 등 5억 달러 가치의 보물을 인양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현재 이들 보물을 미국으로 옮겨 전문가들이 검증, 보존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최대 보물선은 1985년 미국 플로리다 인근에서 발견된 스페인 보물선으로 4억 달러 규모였다.
오디세이의 그레그 스템 공동회장은 “발견된 보물의 상태가 매우 좋다”며 “50만 개 이상의 동전은 수집가와 투자가들에게서 개당 평균 1000달러 이상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분석에 참여한 희귀 동전 전문가들도 “400여 년 전 동전이 이렇게 많이 발견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며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스템 회장은 ‘보안 문제’로 난파선의 국적이나 정확한 인양 위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단지 기록으로 볼 때 400년 이상 된 선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만 전했다.
하지만 이번 발굴과 관련해 오디세이와 영국, 스페인과의 소유권 분쟁이 생길 요지가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인양과 관련해 난파 지역은 스페인 영해, 난파선의 국적은 영국이다. 스페인 문화부는 20일 성명을 내고 “오디세이사의 발표가 의심스럽다”고 밝히며, 스페인 정부는 1월 오디세이에 서섹스호 탐사를 위해 스페인 영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전했다. 스페인 당국은 “탐험을 허용했을 뿐 인양은 허용하지 않았다”며 “스페인 유산을 훔쳤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디세이사와 서섹스호 인양 계약을 맺은 영국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섹스호가 인양돼 4500만 달러 이하가 나오면 영국 정부가 20%를, 4500만 달러와 5억 달러 사이면 50%, 5억 달러 이상이면 60%를 갖기로 한 계약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오디세이측은 “공해상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소유권은 오로지 회사에 있다”며 자세한 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전홍수  jun@boston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