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13세 풍월주風月主 용춘공龍春公(14)
보스톤코리아  2020-03-02, 10:03:41 
김용춘의 정처인 천명공주와 여러명의 후처들과 자녀들, 그리고 용춘이 말년에 산궁山宮에서 거문고와 바둑을 즐기며 보낸 기록이 화랑세기 다음과 같이 전한다.
[용춘공은 본디 금륜이 색에 빠져 폐위된 것을 슬퍼했고 성품이 색을 좋아하지 않아 왕에게 아첨할 생각이 없었기에 물러나려는 뜻이 더욱 굳어졌다. 선덕은 이에 정사를 을제乙祭에게 맡기고 공에게 물러나 살기를 허락했다.

공은 이에 천명공주를 처로 삼고 태종을 아들로 삼았다. 이에 앞서 왕명으로 호명궁에 살았다. 딸 다섯을 낳았고 달리 적자는 없었다. 그러므로 태종을 아들로 삼았다. 서자는 다섯인데 용산龍山과 용석龍石은 대씨大氏가 낳았다. 용귀龍貴는 미생공의 딸 매생이 낳았다. 용주龍珠와 용릉龍凌은 비보랑공의 딸 홍주가 낳았다. 서녀는 18명이었다. 용산의 누이 용태는 태종을 섬겨 인태仁泰 각간을 낳았다. 용주의 누이 용보는 태종을 섬겨 거득車得과 마득馬得 양공을 낳았다. 공은 청렴하고 담백하여 색을 멀리 했는데 자손이 저절로 창성했다. 사람들이 덕이 있는 사람은 창성한다고 말했다. 나머지 자손은 다 기록하지는 않지만 모두 귀하게 영달했다. 

용춘공은 만년에 거문고와 바둑을 즐겼다. 천명天明, 호명昊明 양궁과 더불어 산궁山宮에서 술상을 차려놓고 바둑을 두고 거문고를 탔다. 시첩 다섯이 온화한 모습으로 받들어 섬겼다. 태종은 효성을 극진히 하여 안락하게 모셨다. 태화太和 원년8월 세상을 떠나니 수가 70살이었다. 태종이 즉위하자 갈문왕으로 추존되었다. 아, 성대하다! 공의 성스러운 덕은 하늘과 같고 땅과 같아 영원히 다하지 않을 것이다.
찬하여 말한다: 갈문왕의 덕이 일월과 아울러 밝고, 삼한의 업이 힘입어 크게 이루어지도다.]

위의 인용문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서, 금륜은 제25대 진지왕이고 천명공주는 진평왕의 딸이며 태종은 김춘추이다. 을제는 선덕여왕 즉위년(632년) 2월에 총지국정摠持國政에 임명되어 국정을 총괄한 것으로 보아 그 때 황서(임금의 남편)가 된것 같다. 용춘의 후처 대씨는 용춘의 심복 대남보의 딸이다. 미생공은 10세 풍월주였고, 비보랑공은 9세 풍월주였다. 인태는 김춘추의 서자인데, 668년 고구려 멸망시 보장왕이 나당연합군 앞에서 항복하는 현장에 있었다. 그리고 당나라 장수 영공(이세적, 후에 이적)이 보장왕과 왕자 복남과 덕남 등 20만여명을 데리고 당나라로 갈 때 이복형 김인문과 함께 갔다. 태종 김춘추의 서자들은 삼국유사와 화랑세기에 여러명이 등장한다. 화랑세기에서 인용한 위의 서자들 외에도 삼국유사에 개지문皆知文, 급간級干, 아간阿干 등과 함께 거득과 마득도 기록되어 있다. 거득은 삼국유사에 보면 거득령공車得令公으로 나오는데 삼국통일 후 문무왕으로 부터 총재(어떤 직책인지는 현재 정확하게 알 수 없다)의 임명을 받고 나라 여러 곳을 밀행密行하여 민심을 살폈다.289) 

태화太和는 진덕여왕의 연호이며 신라가 독자적으로 사용한 마지막 연호이다. 647년 7월에서 650년까지 사용하였기에 김용춘이 죽은 태화원년은 647년이다. 그 후로는 당나라의 연호를 사용하였다. 당 고종의 첫 번째 연호인 영휘永徽를 쓰기 시작했는데 날짜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당 고종 이치李治 재위시 나당연합군에 의하여 백제와 고구려가 멸망되었다. 이치는 당 태종 이세민의 9남으로 소심한 탓에 아무도 왕이 되리라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후궁 무조(나중에는 황후를 폐위하고 자신이 황후가 되었다)가 자신의 야망을 위해 네째형인 황태자 이태李泰를 몰아내게 하고 제위帝位에 올랐다. 20세에 왕위에 오른 고종은 무조의 꼭두각시였다는 설이 존재한다. 무조는 후일 중국의 200여명의 황제중 유일한 여황제로 15년간(690 ~ 705년) 주周나라를 세워 다스렸다(측천무후가 죽은 후 다시 당으로 되었다). 기원전의 서주 동주와 구별하기 위하여 그녀의 성을 따서 무주武周로 부른다. 후일 김춘추가 왕위에 오른 뒤 용춘은 문흥대왕文興大王(용춘각간문흥갈문왕, 용춘탁문흥갈문왕) 으로 추존되었다.      

289) 거득車得이 경주를 출발하여 아슬라주, 우수주, 북원경을 지나 무진주武珍州(전라남도 광주)를 순회할 때였다. 주리州吏 안길安吉이 그를 보고 범상한 인물이 아닌것을 알고 극진히 대접했다. 그러자 거득은 안길에게 경주에 올 기회가 있으면 자신을 찾아 오라고 하였다. 당시 신라에는 각주의 향리 한 사람씩으로 경주의 제조諸曹를 상수上守하게 하는 제도가 있었다. 곧 안길의 차례가 되어 경주에 와서 거득을 찾았다. 거득은 그를 환대하며 성부산星浮山 아래의 땅 무진주의 상수소목전上守燒木田을 안길에게 주었다. 그 곳은 30무畝로서 종자 3석을 뿌리는 곳이었다(삼국유사).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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