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보장'이란 없다
영민 엄마와 함께하는 재정계획 (585)
보스톤코리아  2020-07-09, 16:39:17 
정든 고향을 떠나 낯설고 말도 통하지 않는 미국에 이민을 왔다. 정신을 차릴 여유도 없이 밤낮으로 일만 열심히 했고 아이들이 장성하고 돌아보니 노후에 대한 준비 없이 세월만 훌쩍 지나갔다. 평생 일한 대가로 은퇴자산은 조금 마련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뚜렷한 방법이 없다.

은퇴한 후 부부가 죽을 때까지 생활해야 하는 소중한 목돈이다. 주식투자에 대해서 아는 바도 없고, 투자하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크다. 투자가 안전하면서 돈이 불어나는 투자가 무엇인지를 찾아본다. 이 마음은 투자자 대부분의 공통된 심정일 것이다. 이런 투자자의 절박한 심정을 투자 회사는 잘 알고 있다.   

모든 투자에는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투자 위험이 없고 고수익을 받을 수 있다’라는 유혹적인 말에 귀가 솔깃해진다.  

재정신문인 월스트리트지는 최근 은퇴 자금으로 거의 전 재산인 $800,000이 한순간에 사라진 기사(Individual investors get burned by collapse of complex securities, Arkane Otani and Sebastian Pellejero, WSJ, June 1, 2020)를 1면에 크게 발표했다. 윌리엄 마크라는 투자자는 2008년 금융위기 후 손해난 은퇴자금을 만회하기 위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투자(ETN, Leveraged exchange-traded note)종목에 투자했다. 한때는 18%라는 고수익을 받는 경험을 했지만 결국에는 80만 불이 한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이런 투자 종목이 이름도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기(Scam)와 비슷한 투자 상품은 절대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대형 금융회사인 Citigroup, Morgan Stanly, UBS, Wells Fargo, 등이 위험한 금융상품을 만들어서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한 것이다.

대학교수며 공학자인 78세인 제임스 쥬(James Zhu)도 이런 투자 상품에 투자한 후 은퇴 생활비를 받아서 살아왔다. 그런데 한 주당 $13.35에 투자했던 가격이 $0.201로 폭락해서 무려 $700,000이 순간에 사라졌다.

일반 투자자는 여러 가지 잘못된 투자로 손실을 경험하기도 한다. 젊어서 돈을 버는 동안에는 속은 매우 아프지만 좋은 경험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수입이 없는 은퇴자의 투자 실수는 치명적으로 이어진다. 은퇴라는 장기간에 생활비가 꾸준히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혼자된 여성 배우자의 평균 수명은 남성보다도 훨씬 더 길다.  

위에서 언급한 투자처럼 한순간에 은퇴자금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투자하기 전 조심해야 하는 종목은 어뉴이티(Annuity)이라 말할 수 있다. 재정설계사나 보험인이 “이 금융상품은 주식시장이 폭락해도 당신의 투자 원금을 보장한다.” “주식시장이 상승하면 투자 돈도 증가한다.” “여러분이 죽을 때까지 몇 퍼센트 수입을 보장한다.” 등을 설명하지만 본인들이 받는 수수료(Commission)와 어뉴이티에 매년 부과되는 투자 경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어뉴이티를 연금으로 받는 것으로 결정(Annuitization)할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연금을 받는 수혜자가 사망하면 투자된 모든 돈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점을 투자자가 질문하면 남은 배우자도 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남은 배우자가 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처음 연금 수령자가 받는 액수보다 훨씬 적어질 수밖에 없다.   

모든 투자, 보험, 금융회사는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존재하는 회사이다. 투자자의 이익이 제1순위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투자는 일단 멀리해야 한다. 영어로 직접 표현해서 Leveraged, Inverse, Margin, Option, Annuity, High Yield, Structured, Non-traded REIT, 등의 단어가 포함된 투자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

미국에 이민 와서 자식들 키우며 정신없이 산 이민 일 세대, 금융 지식이 많지 않은 투자자를 이용해서 안전하면서 높은 수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며 투자에 ‘만병통치약’처럼 선전한다. “너무 듣기 좋은 말은 사실(Too good to be true)이 아니다.”라는 말을 반드시 기억하기를 바란다. 


이명덕, Ph.D., Financial Planner
 &Registered Investment Adviser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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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덕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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