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대통령 되더라도 MA 주지사직 고수


메사추세츠(MA) 주지사 드벌 패트릭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MA 주지사직을 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오바마 후보가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더라도 부통령 후보로 나갈 의향이 없다고 못 박았다.

패트릭 주지사와 오바마 의원은 정치적 친구 관계이다. 둘 다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정치인이고, 시카고 출신에다, 하버드 법대 동창이다. 두 젊은 정치인은 미국 정계에서도 가장 진보적 목소리를 내는 층에 속한다는 평가이다. 그러나 패트릭 주지사는 연방정부에서 일하기에는 자신이 현재 MA 주지사직을 너무 사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오바마 의원과 패트릭 주지사 간의 우정이 남다른데다가, 패트릭 주지사가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인권 담당 검사로 활약했기 때문에 그가 다시 연방 정부로 돌아갈 것인가는 호사가들의 입담 거리다.

실제, 지난 1월 25일 백악관에서 있었던 조지 부시 대통령과 주지사들 간의 회의 이후 기자들은 오바마 의원이 대통령이 되면 연방 정부에 들어갈 생각이 없느냐고 패트릭 주지사에게 질문했다. 그러자 패트릭 주지사는 “이런 듣기 좋은 질문을 하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나는 전혀 생각이 없다”라며 “나는 주지사이다. 나는 이 직업을 좋아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패트릭 주지사는 오바마 후보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임을 내세우는 데는 전혀 주저함이 없다. 그는 전국 곳곳에서 오바마 후보 지지연설을 하고 있고, 언론에도 오바마 후보를 선전하고 있으며, 기금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월요일 백악관 회동이 끝난 후에 D.C. 호텔에서 열린 오바마 지지 주지사 모임에도 참석했다.

패트릭의 MA 주지사 선거운동 연설을 오바마 의원이 표절했다고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강하게 비판할 때도 그는 오바마 후보에 대한 신의를 지켰다. 그는 오바마 후보의 표절 논란이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할 뿐이라며, 오히려 클린턴 후보를 역공격했다. 패트릭 주지사는 ‘오바마 후보가 말만 잘하는 후보’라는 클린턴 후보의 비판을 잠재우고자 자신의 연설문의 일부를 오바마 후보가 쓸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밝혔다.

패트릭 후보는 또한 ‘오바마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라는 클린턴 후보의 비판에 대해서도, 오바마 후보는 실제 삶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며 이러한 경험이 “(오바마 후보가) 백악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집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잘 헤아리는 사람이 되게 만들었다”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후보와 패트릭 주지사가 좋은 정치적 협력 관계를 맺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혹자는 두 흑인 정치인 사이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한다. 한 예로, 오바마 후보는 클린턴 후보의 국민건강보험 공약이 보험 의무화 항목을 삽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즉, 건강보험을 의무화하면 보험을 살 능력이 없는 사람까지 보험에 들어야 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건강 보험 의무화를 실현하는 주는 미국 내 MA 주 밖에 없고, 이 정책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정치적 지지자가 바로 패트릭 주지사이다.

김진혁  kjh@boston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