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대통령상 수상한 남매
보스톤코리아  2009-04-06, 14:08:12 
대통령 상을 수상한 김수빈, 김동빈 남매
대통령 상을 수상한 김수빈, 김동빈 남매
2년 연속 남매가 대통령 봉사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액튼(Acton)에 거주하며 서폭(Suffolk) 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인 누나 김수빈(여, 19세)양과 액튼 박스보로(Boxborough) 고등학교 10학년에 재학 중인 동생 김동빈(남, 16세)군이 그 주인공들이다.

김수빈 양이 2007년 대통령 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08년 동생 동민 군이 뒤를 이어 수상했는데, 이들은 봉사를 하면서도 전혀 상을 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한다.

어머니 김희나( 48세) 씨에 의하면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을 한 것인데 이런 상을 받게 됐다. 우리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나를 오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아마도 대통령상 신청에 관한 것이었던 것 같다. 그런 것도 모르고 바빠서 학교에 못 갔는데 어느 날 수상자가 됐다는 연락이 왔다.”고 한다.

수빈 양은 대통령상을 수상한 2007년에는 양로원에서 노인들을 돌보는 일을 돕고 그들의 말동무가 돼 주었으며 관리사 업무를 보조하는 등의 일을 했을 뿐 아니라 그외 뉴잉글랜드 한인 학교 보조 교사, 홈리스쉘터에서 배식 등의 일을 했다.

수빈 양이 불우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이다. 당시 한국에서 학업에만 전념하던 수빈 양은 삶이 너무 메마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검색하여 시골의 지체 장애자들을 보호하는 단체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혼자 버스를 타고 그곳을 찾아가 봉사 시간을 인정 받길 원하지 않으니 무언가 도울 수 있는 일을 맡겨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 후 미국으로 이민 오기까지 근 3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은 그곳을 방문하여 열악한 환경 속의 지체 장애자들을 목욕시키고, 밥 먹는 것을 도왔으며 발톱, 손톱 등을 깎아 주었다고 한다. “그 곳에 있으면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그 곳에 발을 들여 놓은 것 자체가 행복이었다.”고 말하는 수빈 양은 “미국으로 온 후 그 곳이 가장 그리웠다. 내가 이렇게 보고 싶은데 그 사람들은 오죽할까라고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동빈 군은 2008년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도서관 봉사를 시작으로 아직까지 그 일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그 해 동빈 군은 인디언 보호 구역에서 호피(Hopi)들의 소외된 생활을 비디오 카메라에 담아 동영상으로 만들어 호피들의 생활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해 냈다.

동빈 군은 호피들의 생활에 대해서 “그 사람들이 무관심 속에 너무나도 방치돼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인디언 보호 구역이라고 하지만 사실 방치 구역이나 마찬가지였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그들의 생활상을 보도하여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내고 싶었다.”고 했다.

이들이 대통령 상을 수상한 데에는 비단 수상 당 해의 활동들 외에 그 동안 소외되고 가난한 오지 사람들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해 온 것이 반영된 것으로 짐작된다. 수빈 양과 동빈 군은 몽골과 호피에 관심이 많다. 그들은 이미 2006년과 2007년 그 지역들을 다녀 왔고, 2008년에는 수빈 양은 몽골을, 동빈 군은 호피 지역을 재차 다녀왔다.

수빈 양이 갔던 지난 해 몽골은 위험한 상황이었다. 수빈 양은 당시 몽골 사태로 인해 계엄령이 선포됐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총을 든 군인들과 눈을 마주치며 일터로 갔다고 한다. 몽골 청사 건물이 화염병으로 인한 불길에 휩싸여 있고 최루탄 가스가 진동을 하는 와중에도 출근하였다고 하는 수빈 양은 열악한 환경 때문에 고생스럽지 않았냐는 질문에 “고생스럽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몽골에서의 하루 하루가 기억에 남는 시간들이었으며 앞으로도 그 지역에 가서 많은 일들을 돕고 싶다.”고 했다.

몽골과 호피 지역을 다녀 와서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 동빈 군은 “처음 몽골에 도착했을 때 그곳이 너무 황량해서 놀랐다. 그러나 사람들을 알아 가고 그들을 도우면서 마음 속에 가득 차오르는 무엇이 생겼다.”고 말했으며 수빈 양은 “호피 지역 역시 비가 부족한 관계로 환경이 너무 황량하고 먹거리가 부족할 뿐 아니라 마약과 술 등으로 가정에 많은 문제들이 있음을 알고는 마음이 많이 아팠다. 너무 차이 나는 현실이 개선돼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주변 친구들에게도 오지의 봉사를 권하고 싶냐는 질문에 수빈 양은 “권유할 마음은 없다. 오지 봉사를 가서 보면 단기로 오는 학생들이 있다. 그런데 그 학생들 중 그곳의 열악한 환경을 뼈저리게 느끼고 가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불평 불만만 늘어 놓다가 가는 학생들도 있다. 마음이 오픈 된 사람은 권하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 스스로 얻어 간다. 그러나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 닫힌 마음으로 마지 못해 온 사람들은 그 기간이 힘들어 상처가 될 수 있다.”며 남에게 보이기 위해 하는 봉사는 별 의미가 없음을 피력했다.

현재 서폭 대학에서 정치 외교학을 전공하는 수빈 양은 성적이 우수하여 내년쯤 조기 졸업이 가능하다. 조기 졸업을 하려는 이유에 대해 “더 많은 일들을 하기 위해 시간을 세이브하고 싶다.”며 학업을 마치면 오지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동생 동빈 군은 대학에 가면 평소 관심이 많았던 중동 역사를 공부하고 싶다고 했으며 궁극적으로는 신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소외된 사람들은 우리의 짐작 이상으로 많다. 수빈 양과 동빈 군 같은 청소년들이 점점 늘어나 그들에게 빛을 주고 그 빛이 점차 확산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희망적일 것이다.

김현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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