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 한국어 교육현장을 가다 ---우리뿌리 한국학교편---
보스톤코리아  2009-10-04, 23:44:27 
우리뿌리한국학교 아이들이 특별활동 시간에 양궁을 배우는 모습. 활시위를 당기는 아이들은 뿌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
우리뿌리한국학교 아이들이 특별활동 시간에 양궁을 배우는 모습. 활시위를 당기는 아이들은 뿌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
“어머니의 품 같은 편안함, 고향의 포근함을 주고 싶다”

뉴햄프셔의 훅셋(Hooksett) 에 있는 ‘우리뿌리한국학교’가 모토로 삼는 말이다.

‘우리뿌리 한국학교’는 대상이 한국아이들이지만 주로 입양아이거나 이중가정의 아이들이다. 따라서 숙제나 가정 학습에 할애하는 학습량은 거의 없다. 집에서 한국어를 쓸 수가 없기 때문에 실력도 쑥쑥 늘지는 않는다고. 그러나 자신들의 뿌리는 한국이라는 정체성을 갖도록 하는 데 주력한다.

지난 26일 토요일 오전 10시 본지가 방문한 우리뿌리한국학교는 단풍이 막 시작 되는 자그마한 언덕 위에서 가을의 풍요로운 햇살을 사옥 깊숙한 곳까지 받으며 조용히 서 있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실내 곳곳에서는 열의에 찬 교사들과 학생들이 즐거운 씨름을 하고 있었다. 한글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알기 위해!

김지영 교장은 한국아이도 아니고 미국 아이도 아닌 채로 살아가는 입양아 및 이중 가정의 아이들이 이 곳에 와서 자신의 뿌리를 찾아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우리뿌리한국학교는 매해 10월이면 ‘민속의 날’을 정해 한국의 전통을 소개하는 축제를 연다. 이때는 지역 한인들과 미국인들을 초정하여 전통혼례 모습을 재현하기도 하고 전통음식을 만들어 나누기도 하는 등 한국의 뿌리를 알리는 데 힘을 쏟는다. 요즘은 올 10월 24일에 있을 행사를 위해 전교생이 난타를 연습하느라 하나가 된다.

그렇다고 한국어 교육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이높이(inopi) 교재와 적절한 교구, 그리고 놀이와 게임을 통해 한글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열의와 학생들의 의욕이 어우러져 학교 사옥은 두 시간이 넘도록 활기차다.

특히 한국어 문법을 다루는 성인 고급반은 박지애 교사의 낭랑한 목소리를 따라 문장 연습을 하는 학생들이 가끔 미숙한 한국어로 유머를 해 배를 잡게 한다. 성인반이니만큼 질문도 많고 의견도 나눈다. 그러나 선생님의 한마디 한마디에 순응하는 모습은 천진난만한 어린애 모습이다.

이 들 중 대이브(Dave Howland)와 비키(Viki Bangard) 부부는 한국으로부터 두 아이를 입양해 키우는 교수 부부. 아이 셋 중 위 두 아이가 입양아. 대이브 씨는 그동안 배운 한국어로 “우리 아이 둘은 한국으로부터 왔어요. 하나는 비키로부터 왔어요”라고 해 한바탕 배꼽을 잡게 했다.

그들은 입양한 아이들을 위해 한국어와 한국 전통을 배운다는 것. 무려 한 시간 동안 운전을 해서 온다. 물론 두 아이 역시 부모를 따라 이 학교에 와서 같이 수업을 듣는다.

성인반 학생 중에는 입양아나 이중 가정에서 자란 성인들이 한글과 한국에 대해 배우러 오는 추세라는 게 김 교장의 말이다. 뿌리를 찾아 오는 것이라고. 그래서 한국과 미국 커뮤니티를 연결하고자 하는 데 뜻을 두게 되었다는 게 김 교장의 말이다.

수업은 한글 교육이 오전 10시부터 12시 30분까지 이루어 지며 그 후 점심시간과 특별활동 시간을 모두 포함해 2시 30분까지 진행 된다. 특별활동으로 이번 학기에 진행 되고 있는 것은 활쏘기와 요리, 그리고 컴퓨터 한글타자반이다.

학교 뒤뜰에서 활시위를 당기는 아이들은 어느새 한국의 뿌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
그 시간 동안 성인반은 한글타자 연습에 열을 올리고, 요리반은 그날의 점심 메뉴인 새우볶음밥을 근사하게 만들어 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요리한 것을 들고 교장선생님을 찾아오는가 하면, 동생들에게도 나눠 줬다.

한 아이는 수업 시간에 배운 코스모스꽃을 학교 뒤뜰에 가서 찾아와 교장선생님께 선물하며 안겼다. 어머니 품에 안기는 평안한 모습이었다.

김현천hckim@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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