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모은 역사자료 국사편찬위에 전달
보스톤코리아  2009-12-07, 11:49:57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장명술기자 = “발해사는 관리를 안해서 중국에 뺏긴 거야. 나라 관리, 역사관리를 잘해야 하는 거야.”

   도서관 서적을 지키고 역사를 연구하는 데 일생을 바친 백린 역사문제연구회 고문(86세)은 한미관계 관련 장서 1천여권을 한국 국사편찬위원회에 기증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스톤 역사문제연구회(회장 윤희경)는 지난 달 30일 브루클라인 소재 한인 식당 야수에서 백린 고문의 장서 기증을 기념하기 위해 모임을 갖고 장서기증을 축하했다.

   이들 장서들은 1982년 께 백린 고문이 뉴욕 한국일보에 ‘뉴잉글랜드를 찾은 한인들’ 이라는 글을 연재하면 서 모으기 시작, 30여년 가까이 수집해 온 책들이다. 미국과 한국관계가 주를 이루며, 개화시대와 유교사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책들이 포함되어 있다.

   백린 고문이 국사편찬위에 책을 기증하게 된 것은 국사편찬위 이난길 교수가 2004년 신문에 보도된 백린 고문의 글을 읽고 “한국 최 근세사 미국자료를 수집하고 싶다. 도와달라”고 부탁한 게 계기가 됐다.

   국사편찬위는 올해 9월 백린 고문을 해외 자료조사위원에 위촉했으며, 10월 편찬위 직원을 파견, 백린 고문의 장서 1,082권을 인수해 갔다.

  국사편찬위는 “백린 선생님께서 국사편찬위원회에 가증하신 자료가 미주 한인 이민사와 한미관계사 연구를 크게 진작, 발전시켰기에 이 패로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자 합니다”라며 감사패를 전달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책임자 장용경 씨는 "백린선생이 기증한 도서는 상당한 희귀본으로서, 미국이민사 , 한미관계사 및 중국관련분야의 중요 자료이므로 이분야 연구에 큰 힘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장 씨는 또한, "백린문고를 제작하여 연구자 및 일반인에게 대출, 활용가치를 더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린 고문은 한국전쟁 당시 서울대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던 국보 ‘이조실록’을 가지고 부산으로 피난갔다 다시 서울로 가져 온 장본인. 서울대학교 60만 장서를 관리한 초대 사서관이었다.

   연세대 대학원에서 역사와 도서관학을 공부한 백린 고문은 1948년 서울대학교 도서관에서 미국이 기증해 오는 도서를 관리하면서 도서관과 인연을 맺었다.

   한국 전쟁후 서울대 도서관 장서 60만권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아무도 정리의 엄두를 내지 못할 때 인부 50명을 받아 백린 고문은 3개월만에 60만 도서를 정리했다. 실력을 인정받은 백린 고문은 초대 사서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16만권의 규장각 도서 목록을 직접 써넣어 정리키도 했다.

  하버드 엔칭 도서관은 규장각 도서 사본을 입수하면서 이를 정리한 바 있는 백린 고문을 1964년 초청, 이를 정리케 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백린 고문은 72년 하버드 엔칭 도서관 사서로 다시 취직해 91년 정년 퇴임까지 근무했다. 백린 고문은 연세대, 성대, 이화여대 등에서 도서관사를 강의하기도 했다.

“보스톤 한인사회가 건전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역사를 가져야 한다”는 백린 고문은 한인 역사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인대학 부설로 역사문제 연구소를 만들어 지금은 독립적인 모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보스톤 역사문제 연구회는 현재 8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빈틈없는 기억력을 자랑하던 백린 고문은 “생각했던 거도 금방 잊어버리고, 글쓰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역사 중 여러 곳이 잘못되어 있다고 지적하는 백린 고문은 “누군가는 고쳐 놓아야 한다”며 아직도 집필 활동에 여념이 없다.

“고구려사도 관리를 안해서 뺏기는 거야. 만주 그 넓은 땅까지 일본에 뺏꼈던 게 누구의 책임이야. 역사관리를 제대로 못한 탓이야. ” 백린 고문의 목소리에서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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