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조각 난 1.5세의 아메리칸 드림
보스톤코리아  2010-03-15, 16:06:50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현천 기자 = ­­­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기 위해 미국인 남편과 그의 전처 소생 아이의 뒷바라지를 하며 성실하게 살던 이민 1.5세 이정아(미국명 Jeannie Dube) 씨의 드림이 그녀 집 유리문과 함께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그녀는 현재 시아버지, 시어머니 살인미수 및 방화 미수, 기물파손, 보호명령 위반(Violation of Protective Order)으로 기소 중이다.

그녀의 아메리칸 드림은 평화로운 가정을 꾸리며 교사가 되는 소박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12월 3일 한 순간의 사건으로 인해 기소 된 채 7살 된 어린 아들 곁을 떠나야 했고 6년 이상 열정을 쏟던 특수학교 임시교사직도, 2년 남짓 남겨둔 교사 자격증 취득 과정도 무너져 버렸다.

현재 보석 수감중인 그녀는 60을 넘긴 노모에게 의지해 오는 4월 19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직장을 잡을 수가 없어 생활비, 병원비, 법적 수수료 등을 친정어머니 신세로 간신히 감당해 나가는 상태에서 매달 아이 양육비까지 부담해야 한다. 더구나 이혼소송까지 걸려 있는 상태.

“한 순간 모든 것이 날아가 버렸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서 아이나 돌보고 오로지 남편 뒷바라지만 할 걸……남편의 외도를 모른 척 눈감아 줄 걸……”하며 공허한 웃음을 웃었다.

그녀가 남편을 만난 것은 시라큐스 대를 졸업한 후 미육군 정보부(Military Intelligence Brigade)에서 전쟁포로 인터뷰와 한글문서 번역, 미육군 한글 교육 담당일을 하면서였다. 남편은 당시 이혼한 상태였고 동료로 시작해 연민을 느끼고 결혼까지 가게 됐다고 했다.

전처가 키우던 아이를 데려다 키우며 자신들의 아이를 낳아 키우기 위해 직업을 그만 둔 그녀는 2001년 남편이 자란 곳 뉴햄프셔 맨체스터에 이사해 살다가 몇년 후 캔디아에 집을 마련했다. 그들 부부는 이 때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었다고 즐거워했다는 것이 정아 씨의 말이다.

남편과 아이 뒷바라지에 바빴지만, 아이들이 학교 간 시간을 이용해 특수아동교육 과정을 공부하기로 결심을 한 그녀는 2002년부터 맨체스터에 있는 사우스사이드(Southside) 중학교 자폐아 보조교사로 일했다. 2005년부터는 맨체스터 학교(Manchester School) 대체교사로 일하면서 독서장애아 파트타임 지도교사로 일했다.

그러면서 학비 보조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아 초등교사 및 특수교사 석사 학위 과정을 밟아 2010년 가을엔 자격증을 취득하게 될 예정이었다. 풀타임 교사가 보장 되는 길이었다고. 그녀는 자신이 일을 가지려고 한 이유에 대해 “열심히 살고 싶다”고 말하며 “직업의 특성 상 집에 자주 들어 오지 못하는 남편을 좀 쉬게 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와중에 시부모와 집을 합쳐 같이 살기까지 했다는 그녀. “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것이 좋았다”고 했다.

평화롭던 그녀의 가정에 먹구름이 드리워 진 것은 2008년 땡스기빙데이를 보낸 직후. 정아 씨에 따르면 그녀는 며칠만에 집에 온 남편의 빨랫감을 챙기던 중 낯선 여인의 사진을 보았고,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긴 것을 알게 되었다. 정아 씨는 남편과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남편은 일하러 나가버렸고, 며칠 동안 밤잠을 잊은 채 정신 없이 보냈다. 그러나 며칠만의 통화에서 정아 씨가 들은 말은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 사이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없다”였다는 것.

뉴햄프셔의 캔디아 뉴스(Candia News)에서는 2008년 12월 3일자에 그날의 사건을 보도했다. 지니 듀비(Jeannie Dube)라는 여인이 방화 미수 및 기물파손으로 체포 됐다고 보도한 이 신문은 당시 현장에 출동한 주경찰 스캇 갈라거( Scott Gallagher) 경사의 진술서를 인용했다.

갈라거 경사는 진술서를 통해 듀비가 자신의 집에 방화를 시도했다고 했다. 그리고 캔디아 소방서 소방대장 루디 카티에(Rudy Cartier)는 하루 뒤인 12월 4일 “그러나 방화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녀의 남편은 진술서를 통해 “그녀가 아이들과 시부모를 죽이겠다고 말한 후 부엌으로 내려가 가솔린과 가스를 들고 불을 지르려고 했다. 제지 당하자 도끼를 들고 유리문과 가구를 부수고 시부모를 쫓아갔으며 그들은 죽을까봐 두려워서 도망갔다”고 했다.

갈라거 경사는 그가 도착했을 때 “그녀는 몹시 화가 나 소리를 지르고 있었으며 차를 몰고 밖으로 나가려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이 그녀의 손에 수갑을 채웠으며 그녀 왼손목에 상처가 나 있었다는 점을 밝혔다. 또한 밖에서 부엌으로 통하는 미닫이 유리문과 유리테이블이 산산조각 나 있었으며, 도끼가 식탁 위에 있었다. 창고 안에는 가솔린 냄새가 났다”고 보고했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엘리엇(Elliot) 병원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수감 되어야 했다. 보석금 석방을 남편에게 요청했으나 거절 당했다. 친정 어머니의 도움으로 보석 석방 돼 있는 그녀는 자기집 유리문이 깨진 경위와 창고에 가솔린이 뿌려진 경위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혼신의 힘을 쏟아 열심히 살아 왔고, 평화로운 가정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녀는 그날 이후 모든 상황이 곤두박질쳐 있지만 그 중 아이를 볼 수 없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또한 미국인 남편과의 뿌리 깊은 문화적, 정서적 차이를 이제서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현재 뉴햄프셔 미국인 국선변호사에게 변호를 의뢰하고 있는 정아 씨는 한국여인의 문화, 정서 등에 대해 변호사에게 조언해 주거나 참고자료를 제공해 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다. 또한 갑상선 질병을 앓은 병력이 있는 것과 관련해 정신착란에 대해 자료를 제공해 줄 도움도 받기를 희망했다.

hckim6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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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목록    [의견수 : 2]
clara00
2010.03.22, 16:20:38
이 여자분이 정신착란을 일으켰다는 것인지,아님 남편이 거짓으로 모함했다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혼란스러움...
IP : 76.xxx.177.208
사라졌다
2010.03.21, 23:30:26
어? 여기 덧글있었는데 사라졌넹..
IP : 76.xxx.116.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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