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60 주년을 회고하며 : 오히려 소망이 있사옴은
보스톤코리아  2010-07-05, 12:27:07 
이 글은 6.25 60주년을 맞아 보스톤 한인교회에 출석하시는 백린 본지 칼럼니스트가 추천, 게재합니다. 지면관계상 전문을 싣지 못하고 일부만 게재함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오늘은 6/25 60주년 회고 예배로 드립니다. 오랫동안 잊었던 민족적 고초와 재난을 다시 한번 마음에 담기 위함입니다. 한민족의 특권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민족은 많은 고초와 재난을 겪은 민족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의 선물이지 않을까요? 우리가 그 이야기들을 마음에 담는다면 말입니다. 그 때 우리에게 새로운 소망이 생기지 않을까요? 민족적 소망이 생기지 않을까요?

이 시간 먼저 부끄러운 자료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작년도 정부 조사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한국인들에게 6/25가 몇 년도에 터졌는지 아느냐는 질문을 하였습니다. 놀랍게도 중고등학생들 중 56.8%가 모르는 것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청년들은 정확히 나이로는 19-29세 사이는 47.4%가 모르는 것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국민 전체로는 33%가 모르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젠 젊은이들의 절반 이상이 6/25가 터진 년도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6/25는 우리에게 아픔이지만 우리가 마음에 잘 간직하면 새로운 소망의 샘이 되는 것인데 말입니다. 함석헌 선생님은 재미있는 표현을 합니다. 6/25가 1950년도에 발발하였는데 제주도 한라산 높이가 1950미터랍니다. 제주도민들은 잊어 버릴래야 잊어버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여튼 젊은이들이 이토록 6/25를 잊게 되는 것은 어른들의 책임일줄 압니다. 우리들이 민족적 고초와 재난을 마음에 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설교 준비를 하면서 미국은 어떤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미국은 그들의 고초와 재난을 마음에 담고 있는가? 그런데 그것은 아주 생각하기 쉬었습니다. 물론 제가 미국시민권자기에 쉽게 생각난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서 중고등학교 때 한국에서 배운 것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여러분들도 모국에서 배웠을 줄 압니다. 유명한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입니다. 게티스버그 연설을 통해서 미국인들은 요즘도 남북전쟁의 아픔을 느끼곤 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남북전쟁과 6/25는 어쩌면 흡사한 전쟁인데 미국은 게티스버그 연설이 남아 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도 휴전선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안타까운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러나 다 가르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함석헌 선생님은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함석헌 선생님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라는 책을 보면 함 선생님의 6/25에 대한 가르침이 자세히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보다 더 깊은 차원에서 민족의 고초와 재난을 마음으로 안고 있는 것을 읽어 볼 수 있었습니다.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제 이 금수강산은 세계의 공동묘지가 되었다. 중국이 먹었다 토하고, 만주가 먹었다 토하고, 일본이 먹었다가도 아니 토하고는 못 견딘 나라, 흉악한 러시아가 침을 흘리면서도 못 먹었던 나라. 이 나라에 중국이 도로 나오고, 만주가 또 오고, 러시아가 다시 오고, 처음으로 문을 열어주었던 미국이 또 왔다. 그뿐 아니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그 사람 중의 잘난 것들을 고르고 그 기계의 날카로운 것을 택하여 이 나라 강산을 두루 밟으며 3년을 어우러져 싸워, 붉은 피를 붓고 한데 엎어져 묻히었다.”

먼저 여기까지 설명해 드리면 금수강산이 세계의 공동묘지가 되었다는 말이 가슴이 아픕니다. 사실 지금 함 선생님은 6/25뿐 아니라 그 전에 한반도를 피로 물들였던 모든 민족의 고초와 재난을 마음에 담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특히 6/25를 통해 16개국이 와서 피로 물들인 안타까운 역사를 되새김질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계속 표현합니다.

“이 나라는 인류의 제단, 유엔의 제단, 민족의 연합의 제단이 되었다. 아브라함이 그 아들을 잡아 제사를 드렸고, 그 아들로 민족의 조상들이 나왔듯이 이제 이 인류는 그 아들을 잡아 드렸고, 새 시대, 새 나라, 새 인종을 얻기 위한 제사를 드렸다. 이 ‘한(韓)나라’는 ‘하나의 세계’의 제단이 되었다.”

16개국이 와서 피를 흘렸지만 실제적으로는 UN에 속한 모든 나라가 와서 피를 흘렸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흘린 피가 온 세계를 하나로 묶는 피였고 그런 의미에서 세계가 하나가 되는 제단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역설하십니다.

“겪어야 하는 고난을 다 겪고, 당하여야 하는 시련을 다 당한 후, 인류는 저들의 빛나는 후손을 이 세계의 모리아산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사 지낸 산) ‘한(韓)나라’에 보내어 일찍이 자기네 조상의 피로부터 성별한 이 땅을 조물주 앞에 영원한 게티스버그로 드리고 눈물과 감사로 기도하는 날이 올 것이다.”

결국 하나님께서 한국에게 6/25로 인해 피로 물들게 하신 이유는 한국을 세계의 제단으로 삼기 위함이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이 세계의 게티스버그라는 것입니다. 게티스버그를 통해서 미국에 참 자유와 민주주의가 꽃피게 된 것처럼 한국을 통해서 전 인류가 참 자유와 평화의 세계를 만끽하게 될 것이라는 소망에 그는 흠뻑 젖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함 선생님에게 이런 소망이 거저 생겨났나요? 그는 민족의 고초와 재난을 마음에 간직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낙심되었습니다. 그래도 그 고초와 재난에 뜨거운 키스를 하였습니다. 그에게는 새로운 소망이 생긴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키스하시고 계신 것을 알게 되신 것입니다. 결과 그 소망은 한민족만을 위한 소망이 아니라 전 세계를 향한 소망이 되었습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가 6/25를 깊게 마음에 간직한다면 우리는 먼저 한민족의 밝은 미래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아니 오늘의 발전된 조국의 모습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발전되면 될수록 더욱 우리는 우리의 고초와 재난을 마음에 간직하여야 합니다. 한편 우리가 6/25를 계속 깊게 마음에 간직한다면 우리는 인류의 밝은 미래를 느끼게 되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세계 방방곡곡에서 몰려와서 그들의 피로 산 제사를 드렸기 때문입니다. 한반도는 세계의 제단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 솟아오르는 인류에 대한 소망이 우리들의 가슴을 메울 것입니다. 이 소망을 주시기 위하여 하나님께서는 우리 조국에게 6/25를 치르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6/25는 결코 절망의 날이 아닙니다. 새로운 소망을 회복하는 날입니다. 새로운 인류 역사가 전개되는 날입니다.

교우 여러분, 오늘 세계는 인류의 장래에 소망을 가진 자들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6/25는 바로 그러한 인물들을 필요로 하기에 일어났던 어쩔 수 없었던 사건이 아닐까요? 하나님께서는 밝은 인류의 미래를 바라보는 자들을 찾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죄로 물든 인간 세계에 끝없이 키스를 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6/25를 마음에 간직하는 자들은 오늘도 세계에 일어나는 어떤 비극적 상황을 보면서도 노래를 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호와의 자비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 이다. 이것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이 크시도소이다.”
이 노래는 한민족만을 위한 노래가 아닙니다. 온 인류를 위한 노래입니다.

말씀을 거둡니다. 끝으로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의 일부를 소개해드립니다. 가장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문단입니다.
“세계는 오늘 우리가 여기 모여 무슨 말을 했는가를 별로 주목하지도, 오래 기억하지도 않겠지만 그 용감한 사람들이 여기서 수행한 일이 어떤 것이었던가는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싸워서 그토록 고결하게 전진시킨, 그러나 미완(未完)으로 남긴 일을 수행하는데 헌납되어야 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들 살아 있는 자들입니다. 우리 앞에 남겨진 그 미완의 큰 과업을 다 하기 위해 지금 여기 이곳에 바쳐져야 하는 것은 우리들 자신입니다.”

잘 아시는 대로 링컨은 제일 마지막에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에 대해서 언급합니다. 그러나 저는 중간 문단에 이 표현이 눈에 띄었습니다.
“세계는 오늘 우리가 여기 모여 무슨 말을 했는가를 별로 주목하지도, 오래 기억하지도 않겠지만……”
링컨은 그날 자기가 연설한 것을 아무도 주목하지도 않고 오래 기억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과연 그렇습니까? 147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6/25를 회상하면서 게티스버그 연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고초와 재난을 마음에 담는 자들은 온 인류를 마음에 담은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온 인류에게 소망을 주는 사람들입니다. 고초와 재난을 마음에 담는 것은 새로운 소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을 위한 소망이요, 온 인류를 위한 소망입니다.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기 때문입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의 고초와 재난을 중심에 회상하십시다. 온 인류를 위한 소망의 노래를 부르는 자가 될 것입니다. 6/25를 회상하며 부르는 우리들의 노래는 온 인류를 위한 노래가 될 것입니다. 예레미야는 고백합니다.
“내 고초와 재난 곧 쑥과 담즙을 기억하소서. 내 심령이 그것을 기억하고 낙심이 되오나 중심에 회상한즉 오히려 소망이 있사옴은 여호와의 자비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 이다. 이것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이 크시도소이다.”

보스톤 한인교회 이영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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