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와 미국의 교차로에서(13) : 기차로 횡단해본 미국(5)
보스톤코리아  2010-11-29, 15:37:51 
중부의 곡창지대
7월27일 오전 6시반경에 기차에서 깨어나서 차창밖을 내다보니 양측에 끝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 강냉이밭과 콩밭이 펼쳐지고 가끔 가다가 마을과 도시, 곡물가공소가 보인다. 서부에서 보던 풍경과는 전혀 다른 동부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서부와 중부 사이에는 시차도 2시간이나 났다. 나는 기차를 타고 미국 중부의 풍경을 직접 보기전에는 중부지역도 건조하고 땅이 메마른 가운데 강냉이나 밀같은 곡물을 재배하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실지 제 눈으로 본 풍경은 상상해보던 이미지와 전혀 달랐다. 완전히 녹색으로 뒤덮인 대평원이었다.

실은 전날 저녁에 도착한 콜로라도 주의 주도 Denver를 지나면서부터 Great Plains라고 불리우는 미국 최대의 대평원지대인데 밤중에 지나다니 그 사이 기차가 통과한 콜로라도주와 Nebraska주의 대평원은 거의다 보지 못했다. 아침에 깨어나서 처음 본 중부 대평야의 풍경은Nebraska의 주도인 Lincoln을 지난 직후인 것 같았다. 오전 7시반경에 Nebraska주의 최대의 도시 Omaha에 기차가 도착하였다. 인구 40만 정도된다는 Omaha시는 내가 중부에서 처음 본 큰 도시였는데 벽돌건물이 많은 것이 서부지역의 도시들과 외관이 달랐다. 서부지역의 도시들에서는 벽돌로 지은 건물이 그렇게 눈에 띄지 않았다.

오전 10시경에 아이오와주 경내에 있는 Creston이라는 역에 도착하였다. 이 지역부터 주가 바뀌어 아이오아주 경내를 기차가 달리고 있다. 창밖의 풍경은 아침에 일어나서 본 것 같이 대평야에 줄곧 강냉이와 콩밭이 지평선 끝까지 이어지고 그런 밭들사이에 수목이 우거지고 가끔 자그마한 구릉이나 소택지가 보이며 또 간간이 마을과 도시, 목장이 나타난다. 말로 이루 다 형언하기 어려운 어마어마한 대곡창지대이었다.

오후 1시경에 큰 강이 나타나고 소택지가 많이 보였는데 Mississippi강 지류같았다. 3시경에 아이오와주의 Burlington역을 지나자 아주 큰 강이 나타나고 기차가 철교로 강을 통과하였다. 지도를 보면Mississippi강이 틀림없었다. 한여름의 우기여서 그런지 강물이 많이 불어나 제방뚝 정상까지 물이 거의 차 올랐다. 미국 중부의 곡창지대는 바로 Mississippi강이나 Missouri강 같은 큰 강들이 있어서 가능한 것 같다. 대평야에 습윤한 기후, 그리고 수원이 보장되기에 곡창지대로서는 천혜의 조건을 다 갖추었다.

기차는 오후 3시40분경에 일리노이주의 Galesburg역에 도착했다. 이 역에 도착하기 직전부터 기차가 일리노이주 경내를 달리고 있었다. 일리노이주에 들어서도 가도가도 끝없는 대평야이고 곡창지대가 줄곧 이어졌다. 오후 6시20분경에 일리노이주의 Naperville라는 역을 지나면서부터 시카고의 도시권에 들어서 밭들이 보이지 않고 시카고 외곽의 도시들이 이어졌다. 오후 7시 직전에 끝내 종점역인 시카고에 도착하였다. 기차가 예정시간보다 약 한시간 반이나 늦게 시카고에 도착하였다. 25일 오전 10시경에 캘리포니아의 Emeryville역을 출발하여 27일 저녁에 시카고에 도착하기까지 약 53시간이 걸렸다. 26일 저녁 9기경에 콜로라도주의 주도 Denver를 통과하여서부터 종점인 시카고까지 중부의 대평야를 기차가 달린 시간을 계산해보니 약 22시간이었다.

대단히 큰 평야이고 거기가 거의 다 곡창지대이니 미국 농업의 저력이 새삼스레 느껴졌다. 내가 이번 기차로 미국횡단 여행을 마치고 나서 제일 인상이 남은 구간도 중부의 대평야이다. 가도가도 끊없이 강냉이와 콩밭이 보이고 기타작물이나 목초지가 보였다. 내가 특히 중국 연변의 농촌출신이기에 이런 곡창지대에 관심이 컸을 수도 있다. 그래도 식량문제는 인류의 제일 중요한 관심거리이고 이만한 거대한 곡창지대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저력을 장래에도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에서 2006년 7월에 할빈에서 장춘까지 차로 달리면서 동북대평야를 본적이 있는데 그 때도 가는데마다 강냉이밭이었다. 미국 중부지역의 자연환경이나 풍경이 그 때 본 중국 동북지역과 비슷했다. 자세히 보면 미국 중부지역이 습윤하고 수원이 더 풍부한 것 같고, 중국보다 인구밀도가 적으니 대평야가 더 유족해보인다. 대평야를 지나면서 보니 이 지역 농촌의 풍요로움이 눈에 띄었다. 어디가도 마을들이 녹음으로 둘러쌓이고 농민들이 여유있게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김광림
Professor, Niigata Sangyo University
Visiting Scholar, Fairbank Center for Chinese Studies, Harvard Univesity
E-mail:guanglinj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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