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와 미국의 교차로에서(14) : 기차로 횡단해본 미국(6)
보스톤코리아  2010-12-06, 13:40:29 
시카고대학교 방문
7월28일, 하루 동안 시카고대학교를 방문하기로 했다. 내가 작년에 UC 버클리의 동아시아연구소에 방문학자로 오는 과정에서 추천을 해주신 시카고대학교 최 경희교수 (한국문학전공)를 만나보고, 겸사하여 시카고대학교를 견학하기 위해서였다. 시카고대학교는 전세계 대학평가에서도 항상 7위정도에 들어가는 세계적인 명문대학교이니 시카고를 거친던 김에 꼭 들러보고 싶었다. 시카고대학교 출신중에서 노벨상 받은 사람만도 80여명이라 하고 경제학분야에서는 항상 세계 1위로 평가받고 있다.

28일 오전, 시카고시내의 숙박한 호텔을 나와 전차를 타고 시카고대학교에 찾아가서 최경희교수를 반갑게 만났다. 최교수가 대학 구내의 지하에 있는 미로처럼 복잡하고 큰 서점을 안내해주면서 이 서점이 시카고대학교의 명물중의 하나라고 설명해 주었다. 역시 대학교와 책은 떼놓을 수 없는 관계이다. 대체 큰 대학교들은 다 자체의 서점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시카고대학교의 동양학연구소 부설박물관을 안내해주었는데 주로 이집트, 중동지역의 문물이 소장되어 있었다. 놀라운 것은 대학교박물관인데도 미이라가 7구나 전시되어 있었다. 시카고대학교는 이집트, 중동의 고대사 연구에서 세계적인 선도적인 지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교회관에서 최교수의 주선으로 중국출신의 교수, 미국인 중국학 교수와 점심을 하면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약간한 학문적인 대화를 영어, 중국어,한국어를 섞어가면서 나누었다.

오후에는 시카고대학교 캠퍼스를 구경하였다. 시카고시내의 남부에 위치한 캠퍼스는 기복이 없는 평평한 대지위에 있었는데 건물들이 아주 멋지고 건물들 사이에는 수목이 우거지고 캠퍼스전체가 아주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주요건물들은 19세기 후기에 지어졌는데 서양 중세의 고딕건축양식을 복고풍으로 지은 Gotic Revival 건물이 많았다. 이런 건물들은 벽을 석회암으로 짓고 조각물이 많이 달려있으며 지붕도 뾰족하게 치솟아 전체적으로 장중한 감을 준다. 영국의 옥스포드대학교, 켐브리지대학교의 건물양식을 본받아 지은 것이라 하는데 내가 서부의 대학교 캠퍼스들에서 거의 보지 못하던 풍경이었다. 역시 서부지역은 미국에서도 좀 특이한 지역이고 중부에 들어서니 시내건물도, 대학교 건물도 여기가 서양같구나 하는 느낌을 주었다. 미국의 도시들은 일반적으로 그리 잘 정돈된 것이 아니고 어지러울 때도 있는데 대학교캠퍼스들은 완전히 별다른 세계이다. 보통 어디나 잘 정돈되고 공원같이 깨끗하다.

오후에 캠퍼스를 구경하고 시간이 남아서 도서관에 들러 장서들을 구경하고 몇시간 열람실에서 공부를 했다. 주로 동양학에 관계되는 장서들을 둘러봤는데 장서가 많은 것도 놀랍거니와 동양학 도서들은 다 한 곳에 모아놓고 있어 책 찾고 보는데 아주 편리하다. 미국의 도서관에서는 중국, 한국, 일본의 책들을 한 곳에 모아놓은 동양학도서관이 있거나 전문도서관이 없어도 보통 한 곳에 모아놓는다. 때문에 미국의 명문대학교에 오면 오히려 중국,한국, 일본보다 동양학 도서들을 찾아보는데 더 편리할 때가 많다. 동아시아의 대학교들에서는 동양학에 관한 책들을 한 곳에 모아놓지 않다니 책 찾는데 품이 많이 든다.

시카고시내구경
29일에는 낮에 혼자서 시카고시내 구경을 하였다. 수선 유람선을 타고 시카고 시내를 흐르는 강과 Michigan호 관광을 하였다. 시카고 시내는 가까이에서 보면 복잡하고 비좁아 보이는데 유람선을 타고 Michigan호에서 멀리서 바라보면 정말 멋지다. 시카고는 세계적으로 고층건물이 많은 도시, 그래서 고층건물의 갤러리라고도 불리우는데 멀리서 바라보면 도시모습이 아름답고 고층건물들이 한데 어울러져 이루는 스카이라인이 종합예술품같기도 하다. Michigan호는 호수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너무 커서 끝이 거의 안보이고 파도가 바다처럼 크게 일어난다. 시카고주변에 있는 5대호의 면적만도 미국의 주 두개 정도의 크기에 맞먹는 것 같다.
유람선 여행을 마치고나서 이번에는 시카고에서 제일 높은 건물인 Willis Tower를 구경하였다. 이 건물의 높이는 442m (첨단부분까지 합치면527.3m) 이고 한때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라 불리웠다 하는데 현재는 초고층 건물이 하도 많이 지어지니 세계최고층 순위에서 많이 밀린 것 같다. 그래도 전망대에 올라서니 시카고 시내만이 아니라 중부지역의 대평야가 멀리까지 한꺼번에 시야에 들어왔다.

시카고 시내구경으로 마지막에 들른 것이 시카고미술관이었다. 미국의 3대 미술관중의 하나로 꼽히는 미술관인만큼 볼만한 전시품이 많았다. 중국의 청동이나 도자기중 일부는 중국에서도 보기 어려운 국보급의 진품이 진렬되어 있었다. 이집트나 중동지역의 문물들도 볼만했다. 특히 관람객이 많아 모이고 나도 크게 감명을 받은 것이 유럽근대미술 전시실이었다. 말로 많이 들어왔고 간혹 일본에서 유럽미술전시회에서 일부작품을 본적이 있는데 시카고미술관에서는 이런 유럽의 근대미술작품을 한번에 대량으로 볼수 있었다. 고흐의 작품도 여러 폭 있고, 프랑스의 인상파 작품은 대량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하나하나 보는데 많은 시간과 정력이 필요하였다. 그 외에도 미국현대미술전시관에는 대량의 현대미술작품이 있어 미국 현대미술의 흐름은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왜 이름있는 도시들은 대체 유명한 미술관을 가지고 있는가? 결국 이런 미술관들이 그런 도시의 정신적인 GNP를 높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시카고 시내를 하루 둘러보면서 관찰하니 전철, 지하철 같은 도시 인프라기반이 노후해보였다. 미국의 전성기에는 다 좋아보였겠으나 이제는 동아시
아 나라들의 발전이 너무나 빠르니 도시만 보면 미국의 우월한 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성급한 사람은 그래서 이제 미국은 정말 볼 것이 없다는 글도 쓸 수 있는데 기차로 미국을 횡단해보면서 픙요로운 대지를 많이 본 나에게는 미국의 저력은 그런 도시만이 아니라 드넓은 대지속에서 찾아보라고 권고하고 싶다.

미국의 노후한 철도
7월29일, 낮에 시카고 시내관광을 잘 하고나서 저녁켠에 숙박한 호텔에 돌아가 짐을 정리하여 시카고중앙역에 갔다. 시카고중앙역은 건물외관이 유럽의 궁전같이 장엄하였는데 역구내에 들어가보니 의외로 시설이 단조롭고 승객들로 붐비었다. 기차가 떠날시간이 되면 승객들이 길게 줄을 쳐서 기다리고 또 대합실이 붐비는 모양을 보니 마치도 후진국의 기차역같았다. 실은 Emeryville역에서 시카고까지 3일간 기차로 오면서 보니 미국의 기차들은 차내시설이 비교적 노후하고, 기차안에서 세수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고 기차속도가 그리 빠른 편이 아니었다. 좋은 점을 찾아보면 좌석이 널찍하고 Emeryville역에서 시카고까지 오는 기차는 승객들이 차 창밖을 잘 내다볼 수 있게 사방벽을 유리로 만든 전망차량을 별도 설치하였다.

듣자니 미국인들은 자동차나 비행기를 많이 이용하다니 기차를 이용하는 승객이 그리 많지 않아 철도회사가 적자가 많이 생기고 그 때문에 철도의 시설개량에 그리 투자를 못하고 있다 한다. 이러다니 동아시아의 기차들보다 시설이 많이 노후해 보이고 속도도 그리 빠르지 못한 것 같다. 승객들은 생활형편이 그리 유족하지 못한 사람들이거나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장거리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기차좌석도 절반이상이 비어있었다.

김광림
Professor, Niigata Sangyo University
Visiting Scholar, Fairbank Center for Chinese Studies, Harvard Univesity
E-mail:guanglinj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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