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과 점(占) : 창조-2
보스톤코리아  2011-01-03, 11:40:12 
▶▶ 지난호에 이어서

소위 신유학의 제 일인자인 주염계는 주장하기를 “우주만물의 근원은 무극이며 그것이 곧 태극”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태극도설(太極圖說)을 제시하였다.

태극도의 맨 위의 공은 무극(無極)이며, 이 태극이 통하여 음양의 기가 일어나고 이 음양이 교체하여 수, 화, 목, 금, 토의 5행이 발생한다. 그리고 건, 곤의 도는 남성과 여성으로서 이에 의하여 세상만물이 생성화육한다는 것이다. 좀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다.

어쨌든 주염계에 의하여 발달한 소위 신육학 사상은 북송의 정명도, 정이천, 장횡거 등에 의하여 연구 발전되어, 남송의 주자에 이르러 성리학으로 집대성 된다.

주자는 주역의 음양원리를 리기의 개념으로 정립하여 우주삼라만상의 생성과 그 운행을 설명하고 인륜도덕의 일관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성리학을 대성하였다. 그런데 주자학이라고 일컫는 성리학은 그 후 이기(理氣)론(論)과 기일원론(氣一元論)의 二大 학파로 분열된다.

북송의 장재(張載)는 기일원론자로 유명하다. 그는 주장하기를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기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하였다. 우주는 기로 꽉 차있으며 그 상태를 태허(太虛)라고 하였으며, 그것을 무형의 본체라고 하였다.

이조 명종 때의 유학자 화담 서경덕 선생도 기일원론으로 유명한 분이다. 기일원론 의학설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늘에는 풍 운 우 로 상 설 무(風 雲 雨 露 霜 雪 霧)의 천기라는 7개가 있고 인간에게는 희 노 애 락 애 오 욕(喜 怒 哀 樂 愛 惡 慾)의 7기의 인정이 있어서 천기는 기후의 조화를 이루고 인정은 사람의 감정을 나타내게 한다.
그것은 모름지기 자연현상이며 시공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일어나는 기의 작용임이 틀림없다.

그러면 그 같은 기의 작용은 어떻게, 왜 일어나는 것인가?
이기 이원론자들의 말은 이세상의 모든 현상은 리와 기가 결합되어 일어나는 것이며 기만이 존재할 수도 없거니와 리만이 존재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기’가 물질적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면 ‘리’는 무엇이란 말인가?
‘기’일원론자들의 말은 ‘리’도 ‘기’의 일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모순이 너무 지나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기’가 ‘리’의 도움을 받아 비로서 존재할 수 있다고 한다면 ‘기’와 ‘리’는 별개의 성질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서양철학자들은 우주만물의 원리를 어떻게 보았는가?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하기를 천지자연의 원리는 ‘리’와 ‘기’로 성립되었다고 이기양론(理氣兩論)을 주장하였다.

중세 기독교 철학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그리스 철학의 마지막 학자인 프로티노스는 말하기를 “물질(기)은 영혼에 의하여 창조된다. ‘기’는 독립의 존재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라고 하였다. 프로티노스는 ‘기’와 ‘리’를 별개의 것으로 보고 기는 물질인데 반하여 ‘리’는 영혼이라고 하였다.

한국철학의 대가인 퇴계 이황 선생은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을 대표하는 대 철학자이다.
퇴계선생은 ‘기’를 물질로 보고 ‘리’는 형이상학적인 존재로 파악했던 것이다. 그런데 송도 3절로 유명한 화담 서경덕 선생은 장횡거와 같이 기일원론(氣一元論)을 대표하는 대가이다.

퇴계 선생과 더불어 한국철학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율곡 이이 선생은 주자의 이기이원론에 대하여 이기 이원적 일원론(理氣 二元的 一元論)를 제시하여 “기발이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을 주장하였다. 즉 ‘기’가 발생하면 곧 거기에 ‘리’가 탄다는 것이다. 태아가 들어서면 곧 영혼이 주어진다는 말과 같은 뜻이다. 어쨌든 율곡선생의 기발이승(氣發理乘)의 철학사상은 프로티노스의 철학에 한발 더 앞선 견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오래 전이다. 한 법관의 저서에서 율곡선생의 ‘이기이원론적 일원론’에 근거하여 통일론을 제시한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30여년 전의 일이라 지금에 그 서명을 기억하지 못한다.

당시로 볼 때 통일 형식으로는 참으로 훌륭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통일에는 먼저 합일(合一)이 이루어져야 한다. 합일에는 조화(調和)와 동화(同和)의 두 경우가 있다.

조화는 음악적인 화음과 같이 자기를 억제하고 상대를 받아들이는, 서로 양보하고 돕는 협률이 있어서 마음의 평안을 가져오게 한다.

그러나 동화(同和)는 흔히 국가적 내지 정치적인 합일의 수단으로 자기는 살고 상대방을 희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기만정책으로 실제적인 조화가 될 수 없다.

일본 제국주의가 한국을 합방한 그 예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일제는 한일 합방의 모략을 속이기 위하여 그것을 일시동인(一視同仁)이라고 선전했다.

필자가 하버드대학교 옌칭도서관에 근무할 때이다. 어느 날 목사 한 분이 찾아와서 ‘통일신학’을 생각하고 있는데 참고 될만한 책을 소개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답하기를 통일신학은 문선명 목사의 신학인데, 목적이 다르면 학명을 달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북에도 여러 번 다녀온 목사라는 말을 들었다. 목사이면 최고이지 또 무슨 흉계를 꾸며서 사람을 속이려고 신학사상까지 끌어들이려고 하는지 한편 그 목사가 가엾어 보이기도 하였다.

통일을 부정하는 말이 아니다. 남북통일은 기필코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진실한 의미에 있어서의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통일은 결코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사실이다. 길게 말하지 않는다. 얘기가 길면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백린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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