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보스톤코리아  2011-01-24, 17:21:27 
작년 연말에 저의 집은 북새통이었습니다.
큰 딸이 아들 둘(8, 2살) 아들이 딸 둘(5, 1살) 오랜만에 함께 모여 얼굴 익히고 외롭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힘들게 마련했는데 정말 upside down, 뒤집어졌습니다.

딸은 Sanfrancisco에 살고 아들은 맨하탄에 사니 너무 떨어져 있어 아이들이 태어난 이후 얼굴 볼 기회가 없었어요. 얼마나 극성이었는지 물건이 제대로 놓여 있는 게 없었고 왠 질문이 그리 많은지 답변하느라 혼났습니다. 아내는 결국 몸살이 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흐믓 하고 행복했어요.

살다 보니 가족의 중요성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웃고 울고 싸우더라도 누군가 옆에 있다는 사실이 앞으로의 삶에 기초가 되고 주춧돌이 된다는 깨달음을 비싼 대가를 치르고 배웠습니다.

결손가정이 많은 현대 사회에서 더군다나 이민 사회의 삶은 “외롭다”는 한 가지 이유로 너무나 많은 문제가 생기더군요

잘살고 못 사는 게 문제가 아니라 마음 둘 곳이 없다는 사실은 비극의 시초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일 말썽꾸러기는 2살짜리였어요(외손자)
제가 물어봤습니다. 1+1이 뭐냐고 하니까 3이래요(?) 웃을 수도 그렇다고 화를 낼 수도 없는 묘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생각해보니 1+1은 분명히 수학적으로 2인데 거기에 함수와 변수를 포함시키면(연상법) 3도 4도 될 수 있다고 납득이 되더라고요

말하자면 imagination과 reality의 갈등을 봤습니다. “사학자(史學者)에게 if라는 말을 쓰지 마라”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if 한가지로 돈도 벌고 근사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까? 좋은 예가 보험회사죠. 상품이래 봤자 무형상품 위험부담 한가지로 …면, …하겠다고 하니까 불안한 미래를 보장 받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합니다.

다른 각도로 선입관과 고정관념 때문에 중요한 상황에 잘못된 판단을 하고 실수를 하고 비뚤어진 삶은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저를 포함해서 얼마나 많습니까? 깨달음을 얻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요 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2살짜리 외손자에게 배웠습니다.

8살짜리 형을 이기려고 떼를 쓰고 싸우더라도 눈에 안보이면 찾는 걸 보고 아하 이게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거구나. 가슴에 메아리 치더군요. 이 귀중한 보물을 남겨주자. 있다가 없어지는 물건, 돈 보다 따뜻한 마음 훈훈한 점을 새겨주자 결심을 했습니다.

살다 보면 수많은 곡절이 많은데 누군가 의논하고 도움 받을 수 있는 피붙이가 옆에 있다는 그 든든함을 보여주자. 기회를 만들고 그 마음에 담아주자. 마음에 외로움이 없어지면 평상심으로 돌아서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결정적 실수를 피할 수 있죠. 2주일 묵다가 떠나는 날 공항에서 물어봤어요 2+2 가 뭐냐 하니까 또 3이래요
하 이거 큰일 났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민해야 할 지 겁이 나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말했습니다. 그래 네 말이 맞다 세월이 흘러 때가 되면 알겠지 하고. 머물지 말고 흘러라.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하고.

서일
뉴햄프셔한인회장(역사문제 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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