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우리가 다스릴 수 없는 비와 바람이 있고 땅에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행, 불행이 있다
보스톤코리아  2011-02-21, 14:25:00 
올해 초엔 정말 눈이 엄청 많이 오셨습니다(서양인들은 눈이 왔다 하지 오셨다고 하지 않지요). 뒤늦게 직장을 가져 RT3(Interstate)길을 운전해 가면서 앞이 안보여요.

흰색은 길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높낮이와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게 하기 쉽습니다. 무조건 가는 길로 갔습니다. highway를 20여 분 혼자 운전 하고 가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생각해 봤어요. Message가 뭘까, 뜻이 무엇일까 하고 .

모든 일은 반드시 그 뒤에 숨은 뜻이 있어요. 아하 ! 그때 생각난 것이 제목에 있는 불서의 말씀 “하늘에는 우리가 조정할 수 없는 비와 바람이 있고 땅에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행 불행이 있다” 였습니다.

그래요. 삶이 고달픈 이유로 여기에 있구나 . 우리가 고칠 수 없는 일은 deal을 해야죠. 맞서든가 물러나든가. 중요한 건 timing과 준비상태이겠죠.

누구나 배가 고픈 다음에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사람 없죠. 만일에 대비해서 준비하는 자세, 그게 깨달은 사람의 자세라고 봅니다.

어찌되겠지. 설마 가 사람 잡는다고 스스로 살 생각은 하지 않고 요행을 바라고 점쟁이에게 의지해서 국사를 그르치는 일을 역사에서 많이 봤습니다.

직장에 도착해 보니 등 뒤에 땀이 흠뻑 젖었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뿌듯하더라고요. 포기하지 않고 결연히 맞서서 그 눈보라를 뚫고 나왔구나. 주님 감사합니다. 도와주셔서! 기도가 나오더라고요.

기도가 뭡니까? 나를 버리고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다 버리고 알몸으로 다가서면 주님께서 손을 내미십니다. The joy of Lord in my strength라고 할 수 있어야 됩니다.

내 이익을 포기하면 그 자리에 아무도 도전할 수 없는 힘과 열정이 온천 샘물처럼 불끈불끈 솟더라고요. 눈물이 나오고 가슴이 맑아지면서 평온이 찾아 왔습니다. 그게 中庸이고 그게 得道이고 그게 殺身成仁아니겠습니까?

無念이 解脫이랍니다. 마음을 中正에 두고 있으면 아무리 비바람이 몰아쳐도 끄떡 없습니다. 하늘이 고난을 내리시는 것은 그 사람을 큰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서랍니다.

실패에 좌정하지 않고 성공에 우쭐하지 않고 경험으로 삼는다면 기도하는 마음으로 텅 비우시면 채워주십니다. 기대도 마시고 그냥 공손히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하시고…… 저는 모든 일을 기도로 출발해서 기도로 끝을 냅니다. 누군가 할 일을 했습니다 하고.

차에서 내려서 건물로 들어 가다가 나무 끝을 보니 봄 준비에 바쁜 새싹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요. 그리고 코끝에 스치는 봄 향기, 정말 가슴이 두근 거렸습니다. 나무도 저렇게 준비하고 예비하고 사는데 나는, 우리는 왜 이렇게 갈팡질팡하고살까.

바람이 분다고, 눈이 많이 왔다고 ,길이 험하다고 불평 불만이 가득 할까 하고. 눈을 감고 내 속을 들여다 봤습니다.

서일
(뉴햄프셔한인회장,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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