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잘 찍으려 하지 마라
보스톤코리아  2011-03-14, 15:13:42 
사진에 대한 기본이론과 실습이 어느 정도 훈련이 되다 보면,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왜 아직도 사진을 잘 찍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고민이다. 기본 필독서들도 보았고, 나름 필드에서 그리고 실내 혹은 스튜디오 환경에서도 경험을 쌓았지만, 여전히 좋은 사진을 촬영하기란 쉽지 않다.

모든 것이 그렇겠지만, 아예 초보일 때는 궁금한 것도 적고, 컨셉을 잡고 주제로 접근해 나가는 시야 또한 좁다. 그러나 알아갈수록 어렵고 궁금한 것이 많아진다. 그리고 자신의 부족함에 부끄러워진다. 그러나 어느 시기에 이르면, 마치 자신이 최고인양 거침이 없어진다. 운전으로 치면, 이때가 가장 주의해야 할 시기다.

사진을 시작한 초기엔 잘 찍으려 노력하는 것이 좋다. 가령, 많이 찍어보면서 조금씩 구도에 대한, 빛에 대한 이해를 다져 가는 것이다. 하지만 많이 찍는 것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다. 가끔 보면 몇 달새 몇 만장을 찍었다고 자랑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런 생각 없이 셔터만 누르는 행위는 손가락 운동일 뿐이다.

촬영전과 후를 끊임없이 비교해보는 것이 중요하고, 수동카메라에 흑백 필름을 이용해 촬영해보는 것도 좋다.(물론 인화시 돈이 많이 든다.) 혹은 표준렌즈를 이용해서 촬영하는 것도 좋다. 망원을 이용한 아웃오브포커싱이나 광각을 이용한 원근감의 강조는 잔재주일 뿐이다. 테크닉으로 멋져 보이는 사진은 쌓아 놓고 나면 보잘것 없는 이미지의 나열이 된다.

사진에 대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다면, 마음을 비워라. 그리고 사진을 잘 찍으려 하지 마라. 배운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마치 불교의 선종에서 깨달음을 얻으려 노력하는 자 결코 깨달음을 얻을 수 없는 것과도 상통하는 이치이다.

자신의 삶을 담으려 노력하라. 결국 자신의 삶의 모습이 담기지 않은 사진은 거짓 이미지가 되기 쉽다. 광고사진이나 여행서적의 무수한 사진들이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과반의 양들이 사장되어 버리는 이유는 그런 이유이며, 보잘것 없는 사랑하는 이들의 모습을 담아놓은 사진들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우리는 사진을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때론 마음을 비우고 사진을 잘 찍으려 하지 마라. 그저 자신이 바라본 대상을 자신의 전체를 투영하여 담아내라.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SoungDae Yang ozic@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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