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와 미국의 교차로에서(28) : 나의 체험을 통해 본 일본과 미국의 조선족(1-4)
보스톤코리아  2011-05-23, 14:14:35 
나는《조선투데이》라는 미국내의 조선족 인터넷사이트를 통하여 미국에 있는 조선족의 정보를 자주 알아보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조선족의 인물소개, 업소소개, 단체활동소식이 꽤 나와있다. 인물소개에는 학자, 가수, 연주자, 목사, 사업가 등 소개가 보이는데 미군에 가입하여 2005년에 이라크에 파병되었던 조선족 여성의 소개도 나와있어 놀라웠다. 미군에 가입했으면 이미 미국 시민권자가 되었을 것이니 이런 면에서는 일본의 조선족과 다른 이민사회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에서는 시민권을 취득한 조선족이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소식을 아직 듣지 못했다. 업소소개를 보면 식당, 네일가게, 미용원, 사우나, 철공소, 택시회사, 여행사, 한의원 등이 보이는데 서비스업종이 많고 대체로 재미 한국인이나 중국인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영업을 하는 가게가 많다. 한의원을 경영하는 분이 중국 연변대학교에 기금을 낸 기사도 나왔는데 그만큼 사업에서 성공을 이루는 분들이 나오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국내에는 조선족이 많이 모여있는 지역에 《전미조선족동포회》《뉴욕조선족동포회》《가주조선족연합회》《펜실바니아조선족동포회》《워싱턴조선족총연합회》《싸이판조선족협회》《재미연변대학학우회》등 단체가 결성되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족들이 미국에 이주한 기간이 일본에 이주한 조선족들보다 짧음에도 불구하고 지역별로 단체를 결성하여 활동하는데는 더 열성스러워보인다. 이것은 언어의 장벽이 높고 사회관습이 많이 다른 사회에서 단체활동의 필요성이 그만큼 생기기 때문이고 이민사회인 미국에서는 각 민족별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경향이 강한 것과 관계가 있다.

금년 3월에 나는 뉴욕에서 조선족이 약 5천명이 모여산다고 하는 프러싱에 찾아가봤다. 프러싱은 70년대부터 한국 이민자들이 많이 몰려와서 미국내의 대표적인 코리아타운을 형성했던 곳인데 90년대부터 홍콩과 대만이민자들이 많이 몰려오면서 코리안타운이 차이나타운으로 바뀌어가고 있고, 한국인들의 상가는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그 주변의 코리아타운에 조선족들이 경영하는 가게가 몰려 있었는데 연변식식당, 꼬치구이집 등에는 조선족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었다. 프러싱에서 보면 조선족들은 코리아타운에서 일하거나 코리아타운에 가게를 차려놓은 경우가 많아 보이고 일부가 차이나타운에서 일하거나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미국내의 조선족은 미국에 입국하는 과정에서부터 해외한국인들의 네트워크를 많이 이용하고, 미국에 와서도 한국인들의 업소에서 일하거나 한국인들과 깊은 관계를 맺으면서 생활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중국에서 성장했고 중국어가 잘 통하기에 미국의 중국인사회와 접촉하고 활동반경을 넓혀가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미국에 조선족이 비교적 많이 오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인 것 같고 아직 미국내에서의 기반이 아주 강한 것은 아닌 것 같다. 합법적인 신분이 없이 불법체류자로 있는 조선족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필경 미국은 이민자들이 많이 몰려오는 사회이고 조선족의 해외진출의 의지가 강하기에 금후에도 미국에서 조선족의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 같고, 미국에서의 조선족의 정착도 빨리 진행될 것 같다.

일본과 미국에서 조선족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해보면서 조선족은 유난히 생명력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어디에 나가도 적응을 잘 하는편이고 뿌리를 잘 내린다. 미국같이 산설고 물설고 언어장애가 큰 사회에 와서 단기간에 정착을 해나가는 것을 보면 정말 감탄하고 싶다. 캘리포니아의 어느 한국인 가게에서 중국의 조선족을 화제로 얘기했는데 가게주인이 중국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고 보면 세상 어디에 가서 살 수 없겠는가 하면서 조선족의 생명력을 높이 평가했다. 잘 생각해보면 조선족은 진짜 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이다.­


김광림
Professor, Niigata Sangyo University
Visiting Scholar, Fairbank Center for Chinese Studies, Harvard Univesity
E-mail:guanglinj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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