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설사했어
보스톤코리아  2011-05-30, 16:06:09 
인물 사진에 적합한 카메라와 렌즈에 대해 좀 알아보자. 개인마다 취향이 있겠지만, 그 취향이라는 것이 생기기전까지는 주변에서 추천하는 기종의 카메라와 렌즈를 구입하고 사진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본인의 경우, 어떤 때는 한 기종의 카메라와 렌즈를 구입하고자 자료조사만 근 1년을 한 적도 있다. 한편으로 보면, 막상 장비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때보다, 그 이전에 자료조사 하는 시간이 즐거웠던 것 같다.

고가의 장비보다는 사용 목적에 맞는 카메라와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휴대용 자동 카메라는 일상적인 스냅 사진이나 순간적인 기회를 촬영하는데 아주 유용하다. 디지털 카메라로 전문적이고 예술적인 인물사진을 촬영하고 싶다면, 35㎜ 렌즈교환식 카메라(DSLR)와 85~135㎜의 초점거리를 가진 망원렌즈가 적당하다.

전문가들이 니콘이나 캐논 등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는 기계 성능도 성능이지만 교환할 수 있는 렌즈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캐논은 사진의 색상이 화사한 반면, 니콘은 사진이 선명하고 기계의 내구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딸을 낳으면 캐논을 사주고, 아들을 낳으면 니콘을 사줘라’라는 말이 있다. 캐논의 사진이 미세한 톤의 변화와 색감이 이쁜 반면, 니콘은 대비가 강하고 쨍한 사진을 만들수 있으며, 바디가 매우 단단한다. 한때 니콘 필름카메라인 F4를 쓰던 시절엔 카메라 밑둥으로 호두를 깨서 먹은 적도 있다. 무슨 망치 같다.

사진 결과물로 놓고만 보면, 미세한 차이지만 바디 설정값에 따라 두 브랜드 모두 비슷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지만, 기본값으로 촬영했을 때 조금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두루 자료조사를 해서 취향대로 선택해도 되겠다.

전통적 인물촬영에 사용되는 소위 ‘포트레이트용’으로 불리는 망원렌즈는 85㎜나 105㎜의 초점거리를 가진다. 이러한 형태의 렌즈는 원근법을 압축하여 얼굴의 특징을 실물 이상으로 좋게 하며,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하여 촬영하면 인물을 두드러져 보이게 하는 동시에 배경을 흐릿하게 만들어 매혹적인 인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또 구경이 크고 밝은 렌즈일수록 묘사력과 아웃포커싱이 강하게 적용되는데, 이러한 렌즈들이 보통 비싸다.

처음부터 주변인들의 얘기를 듣고 너무 많은 장비(렌즈)를 구입하거나, 고가의 장비는 구입하지 마라. 실제로는 오히려 장비의 종류가 적으면 적을수록 어떠한 방식을 사용할지 결정을 내리기가 쉬운 경우가 많으며, 저가의 장비가 사진을 배우는 이들에겐 더욱 알맞다.

피사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론을 바탕으로 한 경험의 축적만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에 사진 메커니즘의 이해야말로 사진 찍기의 첫 걸음이다. 비싼 카메라와 렌즈만이 해답은 아니다. 자신의 실력과 목적에 맞는 장비를 구입해라. 친구가 몸에 좋다고 보약을 준다고, 몸에 맞는지도 생각해 보지 않고 먹는다면, 설사 난다.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ozic@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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