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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을 만나게 하는 방법
보스톤코리아  2011-08-01, 15:40:53   
편 / 집 / 국 / 에 / 서 :


수학이나 기하학에서 평행선이 만나기는 힘들다. 그러나 사람 사는 곳에서는 평행선이 만나기도 한다.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던 것들도 어느 한 순간 가능해진다.

특히 정치에서 평행선을 만나게 하는 공식은 바로 대화와 타협이다. 물론 일부 정치에서는 ‘몸싸움’이나 ‘날치기’이기도 하다.

최근 몇 주 동안 미국에서 펼쳐지는 정치 쇼는 그 어떤 리얼리티 TV 프로그램보다 흥미진진하다. 오바마 대통령을 필두로 한 민주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중심으로 한 공화당은 극한 대립을 펼치는 당사자다.

정치 쇼의 주요 내용은 미국의‘부채한도 늘리기와 재정적자 줄이기’다. 부채 한도란 연방의회가 미 정부로 하여금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릴 수 있도록 설정하는 금액한도다.

자기 부채 한도를 자신이 늘리는 우스운 일이지만 실제로 그리 쉽지 않다. 미 의회의 하원과 상원이 모두 동의하고 대통령이 승인하는 서명을 거쳐야 하는 일이다. 이 과정 중에 정치적인 이념과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 점령을 두고 승부를 펼치고 있다.

더구나 이번 쇼의 가장 큰 문제는 미국과 전세계의 경제난을 상금으로 걸고 있다는 것이다. 부채한도를 줄이는 타협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 미국의 채무 상환 불이행으로 인해 제 2의 금융위기, 대불황, 대량 실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이 쇼는 TV안에서 끝나는 남의 얘기가 아니라 곧 우리의 목을 턱 죄고 들어오는 실제상황이기도 하다.

부시 행정부는 클린턴의 천문학적 재정 흑자를 재정 적자로 만드는 마술을 발휘했다. 세금감면과 정부지출 중대 그리고 전쟁 비용으로 흥청망청거렸기 때문이다.

더구나 막판에는 금융위기에 따른 대불황을 오바마 정부에 넘겨 경기부양 자금으로 인한 재정 적자를 부추겼다. 부채를 늘리는 재정 적자의 주범은 세금감면, 경기부양, 전쟁비용 등의 순이다.

이 재정적자를 어떻게 줄이느냐가 이번 부채한도 증액협상의 최대 관건이다. 정부지출을 줄이고 세입을 늘리면 적자는 줄어든다. 공화당은 정부지출을 줄이길 원하고 민주당은 세금인상을 원한다.

타협은 자신의 요구사항을 상대방의 요구에 맞춰 양보함으로써 이뤄진다. 평행선이 만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8월 2일 종영을 앞두고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이번 정치쇼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거의 타협에 다다른 듯 했다.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은 약 2주 전오바마 대통령과 논의 끝에서 다음과 같은 안에 합의했다.

총 27조달러의 지출을 삭감하고 부채한도를 2013년까지 24조 달러를 늘린다. 이와 동시에 부자들에 대한 세금 증대로 8천억달러의 세수를 늘리고 소셜시큐리티, 메디케어 등의 프로그램에서 6천5백억달러를 줄인다.

또한 전쟁 종료로 인한 비용 1조 를 삭감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자 증세 4천억 달러를 더 원했지만 베이너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 안은 세수입도 늘리는 대신 정부지출도 삭감하는 양쪽의 양보를 통한 바람직한 협상안이었다. 그러나 이 안은 에릭 켄토 하원 원내총무와 티파티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각각 대국민 TV담화를 갖는 등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티파티에 비해 비교적 온건(?)한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하원에 최근 자신의 안을 제안했다.

12조 달러 지출 감축과 향후 10년간 지출 한도설정으로 감축하며 1조달러의 부채한도를 2012년 2월 또는 3월까지 늘린다. 의회 위원회를 결성 18조 달러에 달하는 추가 감축을 실시하며 세금인상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등의 내용이 주다.

이 제안은 일면 합리적이지만 부채한도 시한을 내년 초까지 못박아 내년 대선에서 오마바 대통령이 또 한 번 극한 대결을 펼치도록 만드는 전략이 숨어 있다.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은 결코 상원에서 이 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을 공언했다. 백악관도 반대 의견을 천명했다.

상원의장 헨리 리드 민주당의원도 자신의 부해한도 증액안을 제시했다.

향후 10년간 27조달러 지출 감축하고 부채한도를 2013년 대선 이후까지 24조 달러 증액한다. 의회 위원회를 구성 추가 지출 감축을 논의한다. 이 논의에서 세금인상이 포함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베이너 안과 다른 점은 감축 규모 및 부채 한도 증액 기간, 그리고 전쟁 종결 감축 및 헌법 수정안 등이다. 부채 한도 논의를 다음 대선 이후로 미뤘다는 것. 미 정계는 위에서 제시한 제안 중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지난해 12월 백악관은 공화당의 손을 들어주는 타협을 했다. 자신의 대선 공약이었던 부유층 증세를 포기했다. 대신 실업보험 13개월 연장안과 중저소득층 감세 연장안을 받아냈다.

오바마는 당시 진보진영으로부터‘백기투항’라는 비난을 받았다. 오바마는 자신의 이념을 포기한 채 타협을 관철 시킨 것이다.

최근 공화당 소속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불법 이민자 자녀에게 학자금 할인 혜택을 주는 드림법안에 찬성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미트 롬니 전 주지사는 과거 MA주 전주민 의료보험 법안을 만들었다.

자신의 정치적 이념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 정치인이야 말로 평행선을 만나게 할 수 있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정치 쇼가 어떤 절차를 걸쳐 합의에 도달할 것인지 자못 기대된다.

장명술 l 보스톤코리아 편집장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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