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찍은 사진과 좋은 사진
보스톤코리아  2011-08-15, 12:43:50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배우고 싶어서 카메라 사고, 주변 사람들에게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거나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고, 혹은 인터넷 카페나 블러그에 질문을 올리기도 한다.
사실 이런 사람들이 배우고 싶은 것은 엄밀히 말하면, ‘사진’이 아니라 아마 ‘카메라’이다. 더 정확히 말해, 카메라의 성능과 가능, 불가능한 것들을 파악하고 실패하지 않는 사진을 찍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분명히 남에게서, 책에서, 그리고 온갖 인터넷 강좌로부터 배울 수 있는 영역이다. 조리개, 감도, 셔터속도를 배우고, 측광방식과 플래시 사용법을 배우고, 포토샵을 배울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적정노출을 잡고, 적정화벨을 잡고, 적정셔터속도로 흔들리지 않게 하고, 적정감도로 노이즈를 줄일 수 있다. 아울러 황금비율을 알고 구도에 안정감을 주고, 후보정으로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단계까지 들어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단지 실패하지 않은, 잘 찍은 사진이 될 뿐이다. 잘 찍은 사진이 좋은 사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잘 찍은 사진은 카메라를 잡은 사람이라면 거의 누구나가 약간의 정성을 들여 배우고 공부함으로써 비교적 쉽게 찍을 수 있다. 사진이 어려운 것은 그 다음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피의 한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좋은 사진을 찍는 방법이란 없다. 그저 좋은 사진이 있을 뿐이다." 어찌 보면, 괜히 있어 보일려고 하는 말 같지만, 그렇지 않다. 하루에 적어도 몇 시간 이상씩 사진에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좋은 사진을 찍는 방법이나 공식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누가 가르쳐 줄 수 있거나, 책을 보고 아무리 공부한다 해도 익힐 수 없는 영역인 것도 분명하다. 왜냐하면 좋은 사진이란 너무나 많은 요소들의 복합작용으로서 비로서 만들어 지는 것이기도 한 동시에, 배움의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의 영역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술시간에 수채화나 유채화를 배웠다. 그때 우리가 좋은 그림을 그리는 법을 배웠나?
아니, 그렇지 않다. 우리는 미술시간 내내 그저 그림 잘 그리는 법만 배웠다. 스케치하는 법, 물감 칠하는 법, 색 배합하는 법 등등..그러면 학생들 중 재능 있는 몇몇은 그 배운 것을 활용해 꽤 멋진 그림들을 그려내어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누구도 그 그림들을 가르켜 좋은 그림, 예술작품이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그냥 잘 그린 그림이라고 할 뿐이다.
그냥 잘 찍는 방법 열심히 공부해보았자, 학교 미술시간 레벨에서 그치는 것이다. 물론 취미레벨에서 사진 찍고 노는데는 그걸로도 충분히 차고도 넘치는 경지일 수도 있다.

진정 좋은 사진 찍는 것을 추구한다는 것은, 남에게 배움으로써 도달할 수 있는 낮은 언덕이 결코 아니다. 깨달음을 얻음으로써 건너뛰는 그런 경지이다. 사실 경지에 다달은 사람이 가르쳐 준다고 해서 배울 수 있는 영역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배우는 이에게 재능이 있을 경우, 그저 길을 가르쳐 주는 정도까지 가능할까? 그나마 재능 없는 이는 아무리 가르쳐준들 배울 수가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그저 다른 좋은 사진들을 한도 없이 많이 보고, 그저 자신의 실력과 테크닉을 수도 없이 사진 찍으며 갈고 닦고, 나만의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가 라는 화두를 일년 열두달 내내 곰곰히 생각해보고 하다가… 어느날 불현듯 깨우치게 되는 그런 것. 내 생각에 좋은 사진이란, 좋은 사진 찍는 법이란? 그런게 아닐까 생각한다. 좋은 사진을 찍어보자.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ozic@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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