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상인 탐구 제1회 <일본 천년상인의 현주소>
보스톤코리아  2012-02-27, 13:32:02 
작가 홍하상에 대하여…
김은한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홍하상 작가는 1955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중앙대학교 예술학과 문예 창작과를 졸업했다. 그는 30여년 간 활동해온 한국 최고의 논픽션 작가로 현재 삼성경제연구소 “세리 CEO”에서 경영인들을 상대로 “일본 상인열전”을 강의하고 있다. 일본의 역사, 문화에 관한한 백과사전과 같은 해박한 지식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또 한국 기업 CEO들이 청강생인 “한국능률협회”에서 “상도 삼국지”라는 제목으로 매주 강연, 한국, 일본, 중국 세 나라 기업 경쟁력의 근원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일본의 상도”, “아킨토”, “오사카 상인들” 등의 일본 경제 경영 관련 논픽션물과 “개성 상인”, “이병철 경영대전”, “이병철과 정주영”, “중국을 움직이는 12인의 CEO”, “열두 겹 기모노의 속사정” 등이 있는데, 그 중 다수가 일본, 중국 등 8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MBC방송 작가 시절에 “가업 1400 년 금강조”라는 회사를 소개, 방송위원회 우수 기획상, MBC 방송 대상 작가상을 수상했고, 한국일보백상 출판 문화상을 수상했다.





안녕하세요.이번에 김은한 박사님 소개로 보스턴 코리아에 <일본상인탐구> 연재를 맡게 된 작가 홍하상입니다.

세상 일은 참 알 수가 없습니다.김은한 박사님을 처음 뵙게 된 날이 그렇습니다. 재작년 가을, 10월쯤 교토의 잘 아는 동생이 운영하는 민박집에 머무르고 있을 때 불쑥 손님이 들어오셨는데 그 분이 바로 김은한 박사님이셨습니다. 뜻밖에도 김박사님은 일본 고대사에 관심이 많으셔서 이번에 취재를 하러 오셨다고 했습니다.

대체로 제가 가본 곳이어서 몇가지 말씀을 드리면서 제가 쓴 책 몇권을 드렸고, 작년 가을에 한국에 오셨을 때는 함께 전남 화순 운주사 여행을 다녀오면서, 그날 저녁에는 제가 주관하는 모임에서 식사도 같이 하셨죠. 그러한 것들이 인연이 되어 이번에 보스톤 코리아에 연재까지 하게 되었군요.

개인적으로 저는 일본상인에 관해 현재까지 <오사카 상인들>,<신용-도쿄상인)>,<아킨도- 교토상인>,<일본의 상도> 등 4권의 책을 출간하였습니다.이 책을 취재, 집필하는데 약 10년이 걸렸는데, 지금은 <오미상인>, <나고야 상인> 등 두권의 책을 쓰기위해 취재, 집필을 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두권이 출간되면 <일본의 상인> 전체에 관한 집대성이 끝납니다.

제 일본친구들이 <일본의 상도>를 이렇게 자세하게 4권씩 쓴 사람은 일본에도 없다고 하더군요.
이번 연재는 가급적이면 오사카, 교토, 도쿄, 오미, 나고야 상인의 순서로 글을 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공식 통계로 일본에는 현재 2만3천700개의 100년 이상된 기업이나 점포가 있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10만개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나하면 일본의 상인들은 자기 스스로 가게가 오래되었다고 알리지 않고, 유명한 협회에 가게 이름이 등재되는 것에도 큰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가게에 목숨을 걸고 열심히 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죠. 오래된 가게, 기업이 두 번째로 많은 나라가 독일로 837개사에 달합니다.그리고 영국, 프랑스, 스위스, 네델란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체코, 중국 등이 공식적으로는 300개사 전후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또한 신생국인 미국도 뜻밖에 노포가 많아서 1631년에 설립된 Emery Farm,1638년의 Shirley Plantation Farm 등일 필두로 약 500개사 넘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이번 연재는 우선 일본의 오래된 <노포> 하나하나의 삶과 역사, 경영방식, 한국과의 관계 등을 중심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오사카에는 서기 578년에 창업한 건축회사 곤고구미를 필두로 약 5백개 넘는 가게나 기업이 있고,1100년간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에는 2백년 이상된 가게만 1600개사, 천년이 넘는 가게가 현재 6개가 영업 중에 있습니다.

또한 세계 1위의 부품기업이 30여개에 달합니다. 도쿄에도 긴자를 중심으로 100년 이상된 가게가 200여개 정도 포진해있고, 일본 대기업의 본사는 거의 대부분이 긴자에 몰려있습니다. <일본 경제의 혼>이라는 나고야에는 도요타자동차, 신일본제철, 미쓰비시 그룹의 주력그룹, 자동차 부품의 최강자인 덴소, 800년 역사의 된장가게 핫소스 등 460개의 일류기업들이 포진해 있죠. 또 <상인 중의 상인>이라는 오미지역(교토 옆 비파호 근처)에서도 오미상인을 배출했는데 모기약, 모기장, 칠기 밥그릇, 청주 등을 400년간 팔아 모은 돈으로 총자산이 1경원이 넘는 일본생명보험, 이토추, 도멘, 마루베니 등 연간 매출이 100조가 넘는 무역상사, 세이부철도그룹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일본의 5대 상인들은 오늘날 일본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는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허나 그들은 놀랍게도 지역별의 상술이 아주 확연히 다르고, 마케팅에 대한 노우하도 완전히 다릅니다.

우선 오사카 상인은 이른바 선착장 지역인 센바를 중심으로 상인들이 400년간 번영해왔는데, 그 경험을 바탕으로 <돈을 물려주는 것은 하, 가게를 물려는 것은 중, 사람을 물려주는 것은 상>이라는 센바 상도를 탄생시켰고, 그것을 가장 잘 실천한 사람이 오늘날 파나소닉 그룹의 창업주 마쓰시다 고노스케(1894-1987)입니다.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오늘날 <일본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인물로 초등학교 4학년 중퇴의 학력으로 한때 세계1위의 가전그룹인 마쓰시다 그룹을 탄생시켰죠.

또 교토상인은 <오늘의 파괴가 내일엔 전통이 된다>는 이노베이션 정신으로 <최초, 아니면 최고가 되라>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싼 물건을 대량생산하는 것보다는 비싸지만 정말 좋은 물건을 만들자는 것이 교토상인의 정신이죠.

화투 회사로 출발했지만,오늘날 게임기로 유명한 닌테도, 세라믹 필터 부문의 세계 1위 교세라, 콘덴서 세계 1위 니치콘 등도 그러하죠.

모기약 장수로 유명한 <오미상인>은 1600년대 세계 최초로 월부제도를 도입한 상인인데, 그들은 <사는 사람도 좋고, 파는 사람도 좋고 세상에도 좋다>는 경영방침으로 한때 일본 칠기 밥그룻 시장의 80%를 장악하는 기염을 통했죠. 세상에도 좋다라는 말은 편리한 물건을 만들어 사람들의 삶이 더욱 편안해지는 물건을 만드는 것인데, 그들은 힘들게 행상으로 번돈으로 다리, 가로등같은 것을 많이 놓아주어 이익을 사회에 환원했습니다.

나고야 상인은 <돌다리고, 나무다리고 두들겨보고 안 건넌다>는 보수적인 경영으로 유명합니다. 진취성이나 모험적인 사고는 없지만, 워낙 신중하다보니 망하는 기업이 드뭅니다. 때문에 <나고야식 금리>라는 말이 있는데 은행들이 나고야의 기업들에게는 여타 지역에 비해 낮은 이자를 받는 걸 말합니다. 망하는 기업이 거의 없으므로 돈을 떼일 염려가 없어 이자를 싸게 받아도 된다는 것이죠.

도쿄 긴자 상인은 <값은 비싸다,그러나 품질은 세계 제일임을 보장한다>라는 정신으로 물건을 만듭니다. 넥타이 한 개에 1백만원이 넘는 <다야>는 지구에 단한개 밖에 없는 넥타이를 만들어 희소가치를 추구합니다.
이렇게 일본의 상인들은 지역별로 확연히 다른 상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이 쓰나미 이후 맥이 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엔의 초초강세는 여전히 세계각국이 일본의 엔을 신뢰하고 있다는 반증이 됩니다.

현재 1$ 당 76엔 인데 이는 1945년 이후 엔의 최강세입니다. 일본기업들이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엔이 달러 당 86엔이 되어야 하는데 76엔이니 달러당 10엔정도 손해를 보고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

문제는 언제 엔이 초초강에서 약세로 돌아서는가 하는것이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달러당 엔이 86엔을 넘어서 과거처럼 90엔대로 진입을 하게되면 일본경제가 강력한 경쟁력을 다시 갖게되고, 그럴 경우 우리나라 대기업의 수출이 일시에 위축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자아, 다음 회부터는 일본의 가게와 기업들이 어떻게 장구한 세월동안 시대의 변화와 싸우면서 성장해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홍 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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