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보다 사진을 챙겨라
보스톤코리아  2012-10-22, 12:38:19 
TED에서 강연하는 Becci-Mason
TED에서 강연하는 Becci-Mason
보정된 사진의 예
보정된 사진의 예
 흔히 ‘포샵’이란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사진을 보정하는 프로그램의 대명사인 ‘포토샵’을 지칭하는데, 포토샵 프로그램의 풀네임은 어도비 포토샵(Adobe Photoshop)으로 ‘사진관’ 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번 컬럼에선 포토샵에 대한 기본 이해와 역사, 그리고 올바른 활용방향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포토샵은 미국의 어도비사가 1990년 2월 2.5버전으로 발표를 발표하면서 대중적인 이미지 리터칭(Image Retouching) 프로그램이 되었다. 초기 프로그램 개발시, 사진가를 위해 개발이 되었지만, 버전이 거듭 업그레이드 되면서 그 기능이 점점 강력하고 편리하게 되어 디자인, 건축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디카로 찍은 사진이나, 스캐너로 스캔한 사진을, 포토샵으로 크기를 확대/축소하고 색조를 조절할 수 있다. 사진을 오려 붙이는 등의 합성을 할 수도 있고, 디자인에 사용할 수도 있다. 사진이나 그림에 관련된 모든 작업이 가능하다. JPG / TIF / PNG 등의 거의 대부분의 사진 파일, 그림 파일을 편집하고 변환할 수 있다.

포토샵은 이미지보정과 편집에 있어서 세계 최고의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사진 업계, 인쇄 업계에서 ‘산업 표준’으로 쓰이고 있는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잡지나 책표지, 영화포스터, 각종홍보물, 앨범자켓 등이 포토샵을 이용해서 주로 제작 된다. 심지어 포토샵은 헐리우드에서 영화 필름을 한 프레임씩 다듬을 때도 사용된다.

포토샵은 컨셉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너무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인 혹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종종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가령 가족사진이나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후보정을 너무 과도하게 하면, 도대체 모델이 누군지 못 알아버리게 만들어 버린다. 모델의 개성은 사라져 버리고, 천편일률적인 그저 이쁜 혹은 멋진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사람의 얼굴은 매 시간마다 조금씩 다르므로, 단지 이쁜 사진이 아닌 가장 좋은 상태의 이미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손쉽게 액션 몇 개 등록해두고, 단축키 누르다 보면, 10년이 지나도 실력이 늘지 않으니, 입체와 형태 그리고 색과 빛을 보는 눈을 갖도록 노력하자. 본인 또한 이런 어리석은 과정을 해봐서 후회하기에 얘기하는 것이니 마음에 꼭 새겨두자.

이번엔 포토샵의 좋은 활용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 만약 여러분이 포토샵을 어려움 없이 사용하는 전문가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무엇을 하고 싶은가?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Becci-Mason의 경우를 함께 생각해 보자.

온라인 강연으로 유명한 TED에 올라온 Becci-Mason의 이야기다. 사진 리터쳐인 그녀는 사진 후보정을 하는 전문가이다. 어두운 공간에서 큰 모니터의 모델 사진들을 보면서 사진을 리터치해서 주름 하나 없고 잡티 하나 없는 사진을 만든다. 이런 그녀에게 2011년의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는 큰 충격이었다.

그녀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All Hands’ 라는 국제 자선단체와 함께 일을 하게 되는데, 대재난 후에 많은 사람들이 가족사진과 앨범들을 잃어버려 슬퍼하거나, 손상된 사진을 보며 아쉬워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다. 쓰나미 피해로 쓰레기 더미로 변한 집터에서 사진을 찾는 사람들, 어떤 할아버지는 2층으로 할머니를 올려 보내고, 사진 앨범 가지고 올라가겠다면서 다른 방으로 갔다가 쓰나미에 목숨을 잃는 모습. 극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돈은 사라져도 찾을 생각을 안 하고, 사진을 찾았다. 사진은 추억과 기억 그리고 사망한 분들의 분신이기에 꼭 찾아야 한다는 사람들의 심정을 그녀는 통감했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재능을 기부해서 훼손된 쓰나미 피해자들을 돕기로 마음 먹는다. 혼자 하기에는 너무나 큰 일이기이에 자원봉사자를 모집했고, 2주만에 15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였다. ‘Photo Rescue’라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는데, 6개월만에 약 1,100명의 자원봉사자가 지원하여, 쓰나미 피해자들이 가지고 있는 가족앨범과 사진을 복원했다. 135,000장의 훼손된 사진을 깨끗하게 복구했다.

이처럼 포토샵은 단순히 화려한 필터를 사용하거나 모두 같아 보이는 이쁜 사진을 만드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때로 포토샵은 좋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인해 재해 피해자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숭고한 행위가 되기도 한다.

좋은 생각을 갖자, 그리고 어려움이 눈앞에 닥치면, 통장이 아닌 사진을 챙기자.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ozic@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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