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100배 더 즐기기 10
보스톤코리아  2012-11-19, 11:29:21 
MFA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미술부 학예연구실에서 필자 (좌), 정수형 학예연구원 (중앙), 인턴 유지원 씨 (우)
MFA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미술부 학예연구실에서 필자 (좌), 정수형 학예연구원 (중앙), 인턴 유지원 씨 (우)
한국미술 백 배 더 즐기기



지난 주 Museum of Fine Arts, Boston의 한국미술실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개관하였다. 현대식 시설과 회화작품을 아우르는 구성으로 재단장한 한국미술실을 향후 적극 활용하고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사회의 꾸준한 관심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인의 눈에는 어쩌면 너무나 익숙해서 특별하지 않게 보일 수 도있는 한국미술품. 어떻게 접근하면 재미있을까? 외국인과 함께 전시장을 찾았다면 어떤 이야기로 한국미술의 매력을 전할 수 있을까? 아이들과 함께 더 즐겁게 작품을 관람하는 방법이 있을까? 이번 주에는 보스톤미술관 한국미술 학예부 정수형 연구원, 학예부 인턴 유지원 씨, 교육부 강사인 필자, 세 사람이 모여 보스톤미술관의 한국관을 백배 더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았다.

필자: 새롭게 정비된 한국미술실을 활성화 하기위해서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먼저 한국미술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고 생각 한다. 국제적으로는 고려의 청자와, 불교미술을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품이라고 평가하는데, 관객들이 이들 작품에 어떤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겠는가?

정 연구원: 고려 청자의 경우, 소위 비색이라 일컫는 청자의 색과, 고려 고유의 상감기법을 염두에 두고 감상할 것을 권한다. 과거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청자의 비색을 보고 “천하 제일”이라 극찬을 하였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고려청자의 비색은 최고의 청자 색으로 중국인들에게까지 칭송될 정도였다. 일반적인 청자의 올리브그린 계열 색과는 달리 고려청자의 비색은 한국의 독특한 토질에서 오는, 굳이 규정하자면, 회녹색에 가까운 신비로운 색이다.

상감기법은 도자기의 표면에 문양을 새기고 그 무늬에 다른 색의 흙을 채워 표면을 장식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중국에서 전래돼 오래 전부터 특히 금속공예 기법의 하나로 사용해오던 테크닉이었으나 이를 응용해 도자기에 적용한 것은 고려가 최초이다. 문양으로는 국화, 모란, 구름, 학, 대나무 등 대부분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소재들이 사용됐다. 또한 한국실 소장품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참외, 표주박, 오리, 사자 등 동식물의 형태를 기형으로 제작한 예도 많았다.

불교미술의 경우, 한국미술실에는 고려 불화 1점과 조선 초기 불화 1점이 전시돼 있고 바로 옆 아시아회화실 특별전, Divine Depictions 에서는 조선시대 불교회화 수 점과 현대화가 강익중의 “해피붓다”를 포함, 총 10점의 불교회화가 전시돼 있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부처, 보살, 시왕 (지옥의 일을 관장하는 왕), 승려의 네 가지 소재로 분류해 전시돼 있는데 한국의 불교회화는 도상 면에서 고려와 조선 시대가 상당히 다른 만큼 그 차이점에 초점을 맞추고 보면 보다 쉽고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유지원 인턴: 고려불화는 불교를 국교로 지정한 시대적 배경 아래 왕실 및 고위 관료들의 지원과 왕실 또는 개인을 위한 발원으로 제작되었다. 천연 안료 고유의 원색을 주조로 한 선명하고 화려한 색채와 치밀한 문양그리고 유려한 선묘는 고려 불화만이 갖는 독보적인 아름다움이다. 조선시대에 제작된 불교회화는 고려불화의 전통을 계승하는 한편 유교가 불교의 역할을 대신하고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고려시대와는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불화의 제작은 여러 사람이 물감이나 비단, 종이와 같이 불화를 그리는데 필요한 재료부터 쌀이나 소금과 같이 당시 귀중하게 여겨지던 물품들을 각자의 형편에 맞게 베풂으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필자: 불화가 세계적으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품의 하나이고 고려시대에는 국교로 지정되었을만큼 우리 역
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지만, 많은 관객들에게 아직까지는 낯선 미술로 느껴질 것이다. 불교화 감상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먼저 불화를 단순한 종교화가 아닌 우리 문화의 이해를 돕는 미술의 한 장르로써 바라보는 것이다. 뮤지엄 백 더 즐기기 2회에 소개된 시각적 사고전략(Visual Thinking Strategy)을 이용하여 그림에 보이는 다양한 이미지를 읽어나간 후 작품해설을 참고하여 그림 속 인물이 누구인지, 또 그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아보면 재미있을 것 이다.

필자: 한국관에 멀티미디어 비디오가 설치된다 들었는데, 어떤 내용이 들어가며 어떻게 이용하면 되겠는가?

정 연구원: 고려청자와 조선시대 달항아리의 제작과정을 순서별로 메뉴화해 영상으로 보여주도록 제작됐다. 영상은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도자박물관에서 지원했으며 영상기기 및 박스는 배우 송혜교 씨가 한국홍보가로 활동하고 계시는 성신대학교 서경덕 교수의 권고를 받아 제작비 전액을 지원했다. 배우 송혜교 씨는 미술관 전체 오디오가이드에 한국미술소장품 4점을 넣는 경비도 지원해주어 한국미술실 재개장과 관련해 공헌한 바가 크다 생각한다.




문화/예술 컬럼니스트 장동희
Museum of Fine Arts, Boston 강사
보스톤 아트 스튜디오 원장
167 Corey road, suite 205, Boston MA 02135/ph) 857 756 2557
jandonghee@bostonartstudio.com/ www.bostonartstud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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