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회 홍하상의 일본상인 탐구
보스톤코리아  2012-11-19, 12:14:10 
미쓰이 재벌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재벌이다. 그 출발은 미쓰이 가문의 미쓰이 다카토시(三井高利.1622-1694)이다. 본래 미쓰이 가문은 오사카에서 멀지않은 이세(伊勢)의 마쓰자카(松坂) 상인이었다.

마쓰자카라면 일본 내에서는 알아주는 상인의 고장이다. 미쓰이 다카토시는 미쓰이 다카하라의 2남 2녀 중 막내였다.그의 아버지는 당시 전당포와 주점을 경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카하라가 장사에 관심이 없었으므로 살림은 그의 어머니인 슈호(주법)가 꾸려나갔다. 상인 집안 출신이어서인지 장남 도시 쓰기는 일찍이 에도에서 잡화점을 열었고 셋째 형도 에도로 나아가 큰 형의 일을 돕고 있었다.

막내인 다카토시도 큰 형의 가게를 도와 장사를 배웠다. 다카토시는 18세 때 고향인 마쓰자카로 돌아온다. 마침 그 무렵 어머니가 병환에 시달리고 있기도 했지만 형으로부터 독립하고 싶다는 염원 때문이었다. 당시 그가 형을 도우며 벌어 놓은 돈은 무려 천오백냥이나 되었다. 그는 이 돈을 기반으로 병석의 어머니를 돌보면서 한편으로는 장사를 했다.

쌀 매매와 농민에 대한 대부업, 환전 등이었다. 이미 형 밑에서 장사를 충분히 익혔으므로 그에게 시골에서의 장사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가 귀향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큰형인 도시쓰기가 세상을 떠났다. 그는 다시 에도로 나아갔다. 그리고 형의 가게 근처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점포를 열었다. 니혼바시(日本橋)에 에치고야(越後屋)라는 포목점을 연 것이다.

당시 에도는 인구 100만의 세계적인 도시였다. 런던이 86만명(1801년), 파리 54만(1800년), 암스텔담 30만(1650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에도의 인구는 놀랄만큼 많았던 셈이다. 인구가 많았던 만큼 소비 또한 컸다. 초기 다카토시의 가게는 그리 크지 않았다. 당시 에도의 니혼바시에는 수십개의 포목점이 늘어서 있어서 경쟁이 치열했는데 큰 포목점은 가게 입구가 18미터나 되었고, 물건 또한 다양했다.

그에 비한다면 미쓰이 다카토시의 가게는 가게 입구가 불과 1미터 40센티로 매우 작았다. 그는 대점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름대로 새로운 장사 기법을 연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 첫 번째가 남보다 저렴하게 파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외상 거래가 많았는데 외상으로 팔지 않는 대신 값을 저렴하게 해준 것이다. 또 하나는 소량 판매였다. 당시 에도의 포목점들은 한 필 단위로 포목을 팔고 있었는데 시골의 가난한 농민들에게는 그것이 큰 부담이었다. 다카토시는 그들에게 수건 한 장 크기라도 기꺼이 잘라 팔았다. 당시에 이것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또한 그는 손님이 원하는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상품을 전시해 놓았다. 당시에는 상품을 전시해 놓고 파는 관행이 없었다.

따라서 이것 역시 손님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에치코야의 소문은 금새 퍼져나갔다. 손님으로부터 먼저 주문을 받고 후에 물품을 가게에 가져다 놓는 기존의 시스템을 에치코야가 바꿔놓았던 것이다. 다카토시는 수금의 방법도 바꾸었다.

당시 일본 사회에서는 추석날이나 연말 등 1년에 두 번만 결제를 하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그는 매월 물건 대금을 회수하는 방법을 썼다.

미쓰이 다카토시의 수금 방법은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피곤한 것이었으나 대신 값을 깎아 주었으므로 손님들도 호의적이었다. 에치코야의 자금 회전 속도는 여타의 큰 포목점에 비할 것이 아니었다. 포목점으로 돈을 번 미쓰이가는 이어 환전상으로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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