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까지
보스톤코리아  2012-11-26, 16:40:43 
지난 컬럼에서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을 예로 들어 좋은 사진을 위해선 습관이 중요하다며, 몇 가지 좋은 습관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컬럼에선 지난 컬럼에서 미처 얘기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오래 기다리자. 기다려야 하는 이유는 자신이 촬영한 사진들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조금 더 못 기다리고 성급히 카메라를 들이대고 연사를 날리거나, 오랜 시간을 버티지 못하는 후덜거리는 다리와 팔에 괜히 잘못을 떠넘기지는 말고, 인내심을 갖고 때를 기다려라.

장면이나 피사체를 보자 마자 마구잡이로 사진을 찍는 대신 기다렸다가 찍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면 가장 좋은 사진이 어디에서 나오고, 무엇이 좋은 사진인지 분명히 알게 된다. 피사체를 충분히 파악할 때까지 기다리자. 풍경이나 포트레이트를 찍을 땐 잠깐이나마 생각을 하면, 찍는 사진들이 더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다.

보고 곧바로 찍어보자. 앞의 내용과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기다렸다가 찍는다는 지침의 이면을 보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디든 곁눈질을 하거나 걸어가면서 어깨 너머로 순간적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곧바로 찍어야 할 사진들도 있다.

빠르고 직관적인 사진은 뉴스나 스포츠 사진 작가에게는 일상적인 이미지이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직관적인 촬영이 익숙하지 않다. 자연스러운 순간을 포착하려면 장면을 놓치지 않으면서 카메라 설정과 구도를 최상으로 맞추는, 글자 그대로 보고 바로 찍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좋은 사진을 빨리 찍기 위해서는 미리 카메라 조절 장치를 손바닥 보듯 훤히 알고 있어야 한다.

스스로의 사진을 비평하자. 예전에 찍었던 사진들을 다시 살펴보다 보면, 분명히 다르게 찍을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른다. 정기적으로 같은 장소에 다시 가서 촬영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촬영한 이미지를 검토하다 보면 구도를 바꾸어서 찍는 게 낫지 않았을까? 아니면 장면 또는 피사체의 좀더 구체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어 촬영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전에 촬영했던 사진을 쭉 검토하면서 사진을 찍는 데 걸리는 시간, 경험, 조금씩 발전하기 시작하는 자신만의 스타일, 이 모두가 좋은 사진을 촬영하는데 도움이 된다.

필요하면 몇 번이고 다시 찍어라 처음부터 피사체가 찍을만하다고 생각했다면 시점, 각도, 위치, 조명을 달리하여 찍어보는 것도 좋다. 그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다시 가서 사진을 찍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그 피사체와 친숙해지고 더 좋은 이미지를 찍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 시간이 부족하다면, 다음기회에 이어서 원하는 이미지가 나올 때까지 한 장면을 불독처럼 물고 늘어져 보자. 분명히 자신의 사진이 변화되고 발전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자. 주위에 사진에 대한 안목이 뛰어나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사진을 공유하고 비평을 교환하자. 이렇게 의견을 교환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 보게 되면서, 각 이미지를 좀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이미지를 더욱 돋보이게 자르는 방법이라든지, 조리개를 조정해서 이미지에 호소력을 더하는 등과 같은 이미지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누자. 비록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친구나 가족도 여러분의 사진에서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모든 의견은 소중한 통찰력과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장비에도 관심을 갖자. 사진에 관심이 식어가다가도 새로운 장비가 나오면 다시 열의가 생기곤 한다. 좋은 사진이 꼭 비싼 장비가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더라도, 새로운 장비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 것은 유익하다. 굳이 기변을 해서 장비를 바꾸는 것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기종들이 추구하는 흐름을 알고 있는 것은 자신의 사진활동에 보다 적극적인 흥미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주변 사람 중에서, 편리한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에 관심이 많은 정모씨가 있다. 만날 때마다 새롭게 업데이트 되는 장비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는데, 굳이 사진만이 아닌 장비도 좋은 화제가 됨을 자주 느끼곤 한다. 가끔 주변사람들의 사진도 컬럼에 넣는데, 이번 주는 정모씨의 사진이다.

좋은 사진은 생활 습관처럼 늘 사진과 함께 해야 한다. 자신에게 나쁜 습관과 좋은 습관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나쁜 습관은 빨리 고치고, 좋은 습관은 여든까지 하도록 하자.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ozic@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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