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간도에 들꽃 피다’번역후기
보스톤코리아  2013-05-27, 11:43:56 
박혜수 
작년 가을이었습니다. 이윤옥 선생님께서 저희 알리미들에게 본인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를 번역해 달라고 부탁해 오셨습니다. 처음 프로젝트를 받았을 때, 과연 이런 무거운 주제를 저희 청소년들이 잘 다룰 수 있을지 걱정반 설렘반과 함께 원본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모두들 이 시집을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최대한 작가선생님의 의도를 잘 표현해 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다들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든 시 두세개씩 골라 번역하는게 꼬박 두달이 걸렸습니다. 

선생님의 시집에 있는 그 많은 시들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시들은 조선의 자유를 보지 못하고,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평범한 삶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떠난 여인들을 위로하는 듯한 글들이었습니다. 비록 유관순 열사나 안중근 의사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그분들의 애국심만큼은 같다고 보여주는 시집이었습니다. 

제가 맡은 두개의 시를 한문장 한단어씩 번역하면서 깨달은 점도 많았습니다. 특히 조선시대의 내 또래 사람들은 조국애가 강하다는 것과 이 정신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의 청소년들은 일본의 억압 속에서도 자신의 의견, 독립의식은 투철했습니다. 어느나라를 가서든 자신의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고, 그것를 지키려 한없이 노력했습니다. 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한 그들의 영혼은 굉장히 값져 보였습니다. 

하지만 독립이 된 지금의 대한민국 속에서 자라난 우리들의 조국애는 그에 비해 부족하다 생각합니다. 우리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피흘린 분들은 역사속에 묻혀져만 가고 있다는게 새삼 안타까웠습니다. 

번역을 하면서 이윤옥 선생님의 참뜻은 남들이 알기 전에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시를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먼저 배우고 뉘우치라는 게 아니었을까요? 이 시집을 통해 보다 많은 재미교포와 학생들이 대한민국인의 위대함과 뛰어난 독립의식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정현정_Heather Jeong
2012-2013 알리미 활동을 하기 전에는 미국에서 한국사람으로 살면서 한국의 역사와 관련된 독립의식과 조국애에 관련된 생각들이 크게 와닿지 않았었고, 그런 주제에 대한 관심이 적었습니다. 

한국이라는 곳은 주로 여행을 목적으로 방문하여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한 친척들과 친구들을 만나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이라고만 생각했지, 한국의 아픈 역사에는 관심을 가질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번역 프로젝트를 하면서 한국역사에 관심이 많아졌고, 더 배우고 싶은 마음도 생겼습니다. 

제가 맡은 시 중에서 백범김구 선생님의 어머니, 곽낙원님에 대한 시가 있었습니다. 험난한 상황에서 옆에서 선생님의 버팀목이 되어준 어머니, 곽낙원님의 심경을 담은 시는 제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했습니다. 시를 번역하면서 김구선생님의 위대함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되었고, 독립운동가들이 흘린 피 덕분에 우리가 해방될 수 있었다는 것에 더욱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방학에 잠깐씩 한국을 방문한 저였기에 한국역사를 접할 기회라고는 아빠와 남동생이 좋아하는 역사드라마를 통해서 뿐이었습니다. 

그 시들을 쓴 시대와 인물을 비롯한 배경도 모르면서 이 시를 번역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시를 이해하는 것이나, 한글로 쓰여진 특별한 시적인 표현들을 영어로 제대로 번역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시들을 다 번역하고 그 내용에 맞게 그림까지 그린 후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미천한 번역 실력이지만 미국 사람들 그리고 재미교포들이 우리의 역사에 관심을 갖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일년동안 알리미 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해보지 못했던 것들도 하고,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서 같은 목적으로 함께 작업하며 보람을 느꼈습니다. 지난 일년간 알리미에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항상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에 대해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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