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마라톤 테러
보스톤코리아  2013-05-27, 12:12:31 
지난 4월 15일 117회 보스톤 마라톤대회 결승선 근처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는 조용한 학문의 도시 보스톤에 큰 충격을 주었다. 보스톤 시민들은 무고한 어린이와 젊은 학생의 사망을 포함해 수 백 명의 부상자가 생긴 이번 테러사건으로 인해 고통과 상처를 입었지만, 주저 앉지 않고 서로 격려하면서 다시 일어나 전진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충격에 빠진 보스톤을 4월 18일 방문, 보스톤의 한 성당에서 거행된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하여 “테러가 잠시 우리를 쓰러뜨릴 수는 있지만 우리는 다시 일어나 계속 달려 레이스를 끝낼 것이다. 내년 이맘때쯤 4월 셋째 주에 세계는 이 도시에 모여 더 열심히 달릴 것이다. 118회 마라톤의 응원소리는 더욱 높을 것이다”라고 말해 관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번 보스톤 테러는 미국 국민들에게 9/11 테러를 상기시키면서 보스톤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에 큰 충격을 주었다. 미국 정부와 보스톤 시민들이 이번 테러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을 가까이 지켜보면서 필자가 느낀 점을 적어보고자 한다. 

첫째, 매사추세츠 주정부는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4월 19일 하루 동안 대중교통을 중단시키고 외출금지령을 내림으로써 보스톤 지역의 기능을 마비시켰다. 이러한 대응이 과도한 것이 아니었던가 하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만약 경찰이 대중교통을 중단시키지 않고 위험한 테러리스트들을 돌아다니게 했다면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을 수도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도시를 마비시킴으로써 경찰에게는 용의자를 추적할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생겼으며 이는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었다. 보스톤 시민들은 공공안전을 위해 작은 희생을 기꺼이 감수하였다. 

둘째, 이번 테러 사건의 용의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미국 정부의 수사력이다. 4월 15일 사건 직후 미국 정부는 연방수사국(FBI), 법무부 총기.폭발물단속국(ATF), 매사추세츠 주 경찰, 보스톤 시 경찰 등 가용한 모든 수사력을 총 동원하여 사건 발생 4일만에 용의자 1명을 사살하고, 나머지 1명을 생포하였다. 초동 단계에서의 이런 치밀한 수사력과 연방 정부, 주 정부, 시 정부 수사당국간 긴밀한 협력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보스톤 시민들은 용의자를 치밀하게 추적해 검거한 정부당국의 대처를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셋째, 보스톤 테러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미국 정부는 민주주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범인을 적군 신분으로 기소하자는 의견을 무시하고 기존의 사법기관에서의 재판을 선택하였다. 미국은 안보와 민주주의 가치간의 극한 대결로 대응 하지 않고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면서 새로운 테러 전술에 맞설 방어전략을 세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테러에 사용되었던 간단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폭발물들이 알카에다나 다른 테러 그룹들이 민간인을 상대로 다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앞으로 운동경기장, 콘서트, 쇼핑센터 등 방어하기 어려운 곳에 대한 테러 위험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보스톤은 전 세계의 인재들이 와서 배움을 키우는 세계 지성인의 전당이다. 이곳에서 공부한 인재들이 미국과 전 세계로 흩어져 각 분야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보스톤 테러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미국 연방 정부, 주 정부, 시 정부간의 칸막이 없는 긴밀한 수사공조와 확고한 법치주의 적용은 우리가 꼭 참고해야 할 정책 시사점이라고 생각한다.

박강호  
보스턴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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