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되어
보스톤코리아  2013-06-10, 17:35:49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잘 되는 날이 있고 안 되는 날이 있다. 이러한 상태는 행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반증이다. 예술의 측면에서 보자면 우연의 효과가 어느 정도 작업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이 또한 탄탄한 기본기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하다. 이번 컬럼에서는 사진촬영의 기본에 대한 것을 되씹으며, 행운이 아닌 미장센의 기법이 가미되어 완성도가 높은 사진을 우리가 평상시에 촬영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우선시 되는 촬영의 기본은 자기 카메라의 성능을 제대로 파악해 두는 것이다. 이웃집 철수네 집 카메라가 아닌, 쇼핑몰에 나오는 비싼 카메라의 스펙을 기억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카메라에 대한 이해와 부단한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카메라는 그 성능의 범위 내에서 무리 없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사진관에서 사용하는 뷰 카메라로 거리 스냅을 찍는다거나, 콤팩트 카메라로 먼 거리의 산 꼭대기를 찍으려면 좀처럼 잘 찍히지 않는다. 그러므로 자신의 카메라의 성능과 구조를 잘 알고 그 조작에 익숙해 지는 것이 좋은 사진을 만드는 첫 걸음이다. 

찍는 목적을 확실히 나타내자. 타인이 봐서 무엇을 목적으로 찍었는지 모를 정도의 사진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촬영의 목적을 명백히 정하고, 그것을 어떻게 찍으면 가장 효과적인가를 미리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분의 것은 넣지 말고 화면을 될 수 있는 대로 단순화하는 것이 좋다.

프레이밍을 하기 전에 우선 빛을 보는 눈을 기르자.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므로, 빛에 관심을 가져야만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어떤 피사체를 찍을 때는 어느 방면에서 광선이 비치면 가장 효과적인가 또는 가장 아름답게 보일까, 각도나 장소, 시간과 광선의 강약 등을 고려해서 가장 좋다고 생각했을 때 셔터를 누르도록 습관을 갖는 것이 잘 찍는 비결이다. 촬영한 사진이 광량이 부족할 때는 광선을 반사시키든가, 광량이 강할 때는 다시 찍어보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셔터를 누를 때 흔들리지 않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셔터가 열렸다가 닫히는 순간에 카메라가 움직이는 것을 카메라 흔들림이라고 한다. 피사체가 움직여도 마찬가지다. 셔터를 누를 때 주의해야 하며, 특히 슬로우 셔터의 경우는 삼각대나 책상, 건물 전신주 등에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좋은 찬스가 있다 해도, 찍을 때는 숨을 죽이고 마음을 안정시킨 다음 살짝 셔터를 눌러야 한다. 섣부른 흥분은 금불이다.

슬로우 셔터를 끊는데 익숙하도록 연습하자. 이른 아침, 해가 질 무렵, 실내, 야간 등은 제법 밝은 렌즈라도 바른 속도의 셔터를 끊을 수가 없기 때문에 삼각대나 기타 다른 도구를 이용해서 카메라를 고정 시키고 슬로우 셔터로 촬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아무리 고감도의 저노이즈의 바디라 하더라도 슬로우 셔터로 촬영하지 않고서는 안될 경우가 많다. 꾸준히 슬로우 셔터를 연습하자.

피사체가 움직이고 있는 경우의 촬영에는 빠른 셔터를 끊는 것이 상식이지만 정지된 순간을 잘 노려서 셔터를 끊는다든가 좀 거리를 두고 찍는 등의 방법이 있다. 그러나 무엇이든 움직이는 피사체를 정지시켜 놓고 찍지 않으면 안된다는 이유도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피사체의 일부가 움직여서 찍힌 것이 오히려 생동감이 표현이 되어 좋은 경우가 있다. 

촬영 테이타를 확인하자. 오랜 시일을 두고 찍어서 일류 작가가 된다면 몰라도 초보자들에게는 가장 빠른 시일 안에 정확한 노출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하는 지름길은 촬영 테이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이라 하더라도 촬영데이타를 항상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자. 다시 유사한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줄고, 나중엔 노출계 따위는 필요치 않게 될 것이다.

사진을 많이 찍자. 이론이나 조작법을 배우고 익혔어도 실제로 찍어보고 그 결과에 의해서 연구하지 않으면 늘지도 않을 뿐더러 사진의 재미도 모르게 된다.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고, 기본 지식을 얻게 되면 먼저 찍어 보아야 하고 실제의 경험은 어떤 경우에도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아무리 다 타버린 연탄재 마냥 식어버린 우리의 창작 혼도, 많이 찍다 보면 다시 불꽃 되어 프레임 안에서 살아날 것이라는 것을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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