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친구
보스톤코리아  2013-09-09, 12:28:58 
어릴적 산중에 살았던 적이 있다. 도심의 도로는 황톳길이었고, 전기가 들어오고 있었지만, 내가 살던 산중엔 전기가 안 들어와서 호롱불이나 기름을 넣은 등불을 켜서 생활하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리 멀지 않은 시절이었는데, 가끔은 까마득히 멀게만 느껴지는 기억이다. 밤에 반딧불이라도 보게 되면 어찌나 반가운지, 혹 이 놈들을 잡아다가 집안을 환하게 하면 좋지 않을까 하여 잡으러 다녔다. 이제 빛은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되었다. 사진에서도 빛은 매우 중요하고,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번 컬럼에선, 되풀이해서 강조해도 지루하지 않은 빛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자.

사진을 다루는 책이나 인터넷 등을 검색하다 보면, 한 번쯤은 '사진은 빛의 예술이다'란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빛은 그만큼 사진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빛은 각도에 따라, 피사체 정면을 비추는 ‘순광’, 피사체를 중심으로 45도 범위 내에서 비추는 ‘사광’, 피사체를 중심으로 90도 범위 내에서 비추는 ‘측면광’, 피사체 뒤쪽 45도 범위 내에서 비추는 ‘반역광’ 그리고 피사체 바로 뒤에서 비추는 ‘역광’으로 나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빛을 어떻게 나누고 어떤 이름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빛에 따라 결과물 또한 다른 느낌이 든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기본개념을 이해하는 것만이 아닌, 반드시 사진에 직접 적용하여 같은 피사체가 주는 다른 느낌을 잡아내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빛을 만나게 되고, 주제에 따라 빛을 달리하여 접근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야기를 조금 더 진행해 보자. 사진은 빛을 담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누구나 그렇게 얘기하면서도 그 의미를 의외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적다. 남의 사진을 감상하면서 저 사진은 눈이 부시다. 채도가 너무 강하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마치 그 사진은 보정이 너무 과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얘기해버리거나 생각해 버린다. 사진이 눈이 부시고 채도가 강할수록 그 사진은 사진이 빛의 예술이라는 관점에서 훌륭한 사진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사진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요건을 만족시킬 때의 이야기다. 좋은 사진은 일반적으로 선예도, 계조가 좋아야 하고, 좋은 구성을 통해 주제를 잘 표현해야 된다. 눈이 부시고 채도가 강한데, 계조가 깨져 있다면 일반적으로 좋은 사진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이는 모든 사진이 이래야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말자.

일반적으로 눈이 부시고, 채도가 강하면 일반적으로 좋은 색감이 얻어진다. 결국은 빛을 많이 받은 사진은 좋은 색감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많은 빛을 받은 사진을 담을 수 있을까? 빛을 보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인가? 기본적으로 우리 눈으로 사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사물의 형체가 반사하는 빛을 눈으로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사진에 형체를 담을 수 있는 것은 사진기의 센서에 사물로부터 반사되는 빛을 담는 것이다.때문에, 일단 사물을 사진기에 담는 것 자체가 빛을 담는 행위인 것이다.

그렇다면 사진기로 사진을 담는 것 자체가 빛을 담는 것이므로, 애써서 빛을 담으라고 얘기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그것은 사진 영상을 통해 작가의 주제를 나타내는 것이 예술사진이므로, 좋은 사진을 담아 주제를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사진을 담는 매체인 빛을 잘 담으라는 뜻이다. 결국은 빛을 잘 보라는 얘기는 주제에 맞는 빛을 담으라는 얘기이다.
그럼 우리는 어떤 빛들이 있는지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우리가 사물을 본다는 것은 항상 빛을 보는 행위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의식적으로 잘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는, 보는 것을 담는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우리가 사물을 빛을 보는 관점에서 보는 행위가 사진을 담는 행위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은 좋은 사진을 담는다는 행위는 좋은 빛을 보고 담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빛, 사실 어렵다. 그러나 빛을 어렵게만 이해하지 말고 생물로 생각해 보자. 빛은 자신을 거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친구를 좋아한다. 빛은 자신의 마음을 모두 보여주는 진실한 친구이다. 빛만큼 정직한 것은 세상에 없으며, 정직함이 들어날 때 빛을 볼 수 있게된다. 사진도 마찬가지로 빛의 정직함을 볼 수 있을 때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다. 빛을 친구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친구추가 버튼,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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