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3회 홍하상의 일본상인 탐구
보스톤코리아  2013-10-16, 14:31:39 
대대로 딸이 이어가는 가게
하세가와 치요 씨의 어머니는 하세가와 아사코 여사로 1911년에 태어나 23세 때 이 가게로 시집을 와서 전통의 맛을 지킨 후 장녀인 하세가와 미에코에게 물려주었다. 이른바 이 가게의 전통인 <一子相伝>(일자상전)이었다. 일자상전이란 한 자식에게만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앞서 말한대로 하세가와 미에코 씨가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히 여동생인 치요씨의 딸에게 가게를 물려주게 된다.
왜 아들에게 가게를 물려주지 않고 딸에게 물려주느냐고 물었더니 그것이 이 가게의 전통이란다.

아들들은 대개 한 재산 받아서 자신만의 사업을 해서 독립하는 것이 그간의 가풍이고, 다른 사업을 할 능력이 안되거나 하고 싶지 않은 경우에는 가게에서 쓰는 쌀, 숯, 흰 된장 등의 사입과 관리를 맡는다는 것이다.
또 가게의 개보수 역시 남자의 몫이라고 한다. 

비록 인절미구이 가게라고는 하지만 천년을 해왔으니 돈을 벌지 않았는가 하고 물었더니 ‘안벌었다’고는 말하지 않겠단다.

늦여름이지만 여름은 여름인데 이 더운 날, 숯불을 끼고 앉아 떡을 구우려면 덥지 않은가 하고 재차 물으니 주인이 가게에서 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아닌가 하고 되묻는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자신의 언니도, 자신의 어머니도 이 떡을 구우면서 “내가 이걸 언제까지 구워야 하나 ‘하는 말을 평생 수도 없이 했다고 한다.

날이 추우면 추워서 힘이 들고, 더우면 더운대로 힘이 들고, 손님이 없으면 없어서 힘이 들고, 너무 많으면 바빠서 힘이 들어 그때마다 이 일을 꼭 평생 해야하나 하는 푸념을 했다는 것이다.
또한 하세가와 치요 씨 자신도 언니를 도와 평생 떡을 구우면서 그런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만 그런 생각을 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어머니도 했으며 그 어머니도 그 어머니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그들은 결국 이 가게를 꿋꿋히 지켜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이 일을 중도에서 포기한다면 지나간 1천년 동안 가게를 운영해온 조상들에게 면목이 서겠느냐는 것이다. 그들 조상들도 그렇게 힘들었지만 평생 포기하지 않은 일이므로 자신 역시 목숨을 걸고 포기할 수없다는 것이다. 

그녀는 집안이 지난 천년간 남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떡장사를 해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래봤자 떡장사, 그래도 떡장사> 
그녀의 말 속에 직업에 대한 깊은 철학이 절절하게 울려왔다.
한접시에 겨우 500엔짜리 인절미떡이지만, 이 직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녀의 마음이 느껴졌던 것이다.

땀이 뚝 뚝 떨어지는 한 여름철에 먹었던 이치와의 구운 인절미구이 떡 한접시속에 지난 천년간 이치와 집안의 땀과 눈물과 정성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그리고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그 떡을 먹었다.

천년된 이치와와 400년된 가사리야. 두 가게는 서로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도 사실은 함께 전통을 지키면서 땀과 눈물과 정성을 지켜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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