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다가가자
보스톤코리아  2014-01-20, 11:55:03 
 ‘결정적 순간’이란 용어를 창시한 거장 앙리까르띠에 브레송은 카메라를 ‘눈의 연장’이라 표현하며 표준렌즈를 즐겨 사용했다. 전문가들이 이처럼 표준렌즈를 중시하는 이유는 왜일까? 그것은 사람의 눈높이에서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우리에게 가장 편안한 프레임을 선사해주기 때문이다. 표준렌즈에 의해 맺힌 화면의 원근감은 사람이 느끼는 원근감에 가장 근접하다. 화각 역시 표준렌즈의 화각이 사람의 시각과 가장 흡사하기 때문에 브레송은 자신의 눈의 연장으로 표준렌즈를 선택했던 것이다.

캐논의 경우, 현재 EF 50mm f/1.2L USM 렌즈와 EF 50mm f/1.4 USM 그리고 EF 50mm f/1.8 USM II 등 세 종의 50mm 렌즈를 생산하고 있다. EF 50mm f/1.2L USM 렌즈는 L 렌즈다운 고화질과 뛰어난 아웃포커스 능력을 자랑하는 최고의 표준렌즈다. EF 50mm f/1.8 USM II 렌즈는 경량의 무게와 아주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지만 한 단계 밝은 EF 50mm f/1.4 USM과 비교하자면 약간 아쉬운 느낌이 든다. 가격과 렌즈의 무게 등을 고려해 볼 때, 추천하는 표준렌즈는 EF 50mm f/1.4 USM이다.

EF 50mm f/1.4 USM 렌즈는 EF 시스템에서 가장 기본적인 ‘표준’ 렌즈이다. 이 뛰어난 렌즈는 f/1.4의 밝기에는 물론이거니와 광각-개방 시에도 사진이 매우 선명해서 어떠한 조명하에서도 만족스러운 촬영이 가능하다. 즉 낮은 조명 조건 하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렌즈이다. 또한 극히 작은 마이크로 USM과 AF 모드 시에도 여전히 풀타임 수동 포커싱이 제공되는 컴팩트하고 매력이 많은 EF 시스템에서는 유일한 렌즈이다.

보통 광각이나 망원, 표준줌도 좋겠지만, EF 50mm f/1.4 USM은 예상외로 여행할 때에도 적합한 렌즈라 생각한다. 290g라는 무게는 발걸음은 가볍게 한다. 단지 무게 때문에 표준렌즈를 이용하지는 않는다. 광각렌즈의 힘있는 앵글이나 망원렌즈의 압축된 원근감을 바탕으로 제작한 사진들에 비해 표준렌즈로 촬영한 사진들은 항상 우리로 하여금 꾸미지 않은 마음으로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편리한 줌렌즈 두고 왜 사서 고생을 하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사진의 기본경험은 너무나 많다. 수년간 취미를 사진활동을 했지만 표준렌즈의 장점을 경험해 보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반드시 해보도록 하자. 줌렌즈라면 50미리에 고정을 해주고, 마찬가지로 거리를 바꾸면서 촬영을 해보자. 압축과 해제를 적용하면서 렌즈의 거리감을 익히자. 

압축과 해제 촬영 방법이란, 멀리(해제)서 다가가면서 촬영을 시작해 나중에는 바로 코앞(압축)까지 가서 피사체를 찍어보고, 다시 뒤로 물러나면서 화면을 넓게 잡아 보면서 촬영을 하는 것이다. 이때 수직 수평을 잘 맞추는 훈련도 병행하시면 더욱 좋다. 처음 사진 배울 때 이 부분을 쉽게 생각하고 트레이닝을 소홀히 했다면 당장이야 모르시겠지만 렌즈의 거리감, 앵글감각, 크로핑과 트리밍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어떤 분야에서든 기초의 중요함은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부족하듯이, 표준렌즈에서 착실히 기본기를 닦았다면 어떤 렌즈를 사용하더라도 쉽게 적응하실 수 있다.
표준렌즈는 렌즈밝기가 좋아 조리개를 1.4 (또는 1.2)까지 개방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밝은 표준렌즈는 가까운 거리에서 오픈 조리개로 촬영을 하면 망원렌즈를 사용한 것처럼 심도가 얕고 확실한 아웃포커스가 감칠맛이 난다

렌즈가 가볍기 때문에 망원렌즈의 흔들림 걱정도 없고  피사체가 가까워 컨트롤하기도 매우 편리하다. 그리고 인물사진의 경우도 우수한 해상력으로 인해 퀄리티가 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아직 사진기초가 튼튼하지 않다면, 눈을 현혹하는 광각 혹은 쉽게 땡겨서 촬영하는 줌렌즈는 잠깐 접어 두고, 표준렌즈로 촬영을 하면 기본기를 다지자. 표준렌즈로도 가까이 다가가면 사진이 나온다.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ozic@hotmail.com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겨울에 하는 여름 준비 (3) 2014.01.20
미국 유학 성공 가이드
2014년도 명문대학 조기지원 분석 2 2014.01.20
정준기 원장 교육 컬럼
가까이 다가가자 2014.01.20
디지털카메라의 이해와 활용 컬럼 191
신영의 세상 스케치 431 회 2014.01.20
'보스턴 산악회 신년회 2014'에 다녀와서...
매화에 물줘라 2014.01.20
보스톤이 추우면, 한국도 추울까. 괜스레 걱정이다. 한국 24절기로 소한小寒을 지났고, 이젠 대한大寒 근방이다. 일년중 가장 추운 시절인게다. 별 이상한 케케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