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 현실”
보스톤코리아  2014-02-03, 12:10:18 
월요일 아침 직장으로 차를 몰고 가는 도중에 하버드대학으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나쁜 소식이었다. 학기말 시험이 한창인 12월 16일, 폭탄이 설치되었다는 위협으로 인해 하버드 캠퍼스 전체가 폐쇄되었다. 학기말 시험 기간이란 점을 감안해 볼 때 시험을 피해 보려는 학생이 극단적인 행동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본능적으로 그 어리석은 학생이 아시아 학생, 특히 한국인 학생이 아니기를 정말로 바랬다. 그러나 나의 바램도 소용없이 허위 폭탄 신고를 한 학생은 그날 아침 시험을 치고 싶지 않았던 한 2학년 학생이었음이 곧 밝혀졌고, 더구나 그는 다름아닌 워싱턴주 출신의 한국 학생이었다.

이 뉴스는 전파를 타고 밤새 전세계로 퍼져 나갔으며, 한국 사람에게는 참으로 당혹스럽고 창피한 일이었다. 한국 학생과 교육, 그리고 불법적 행동과 관련된 또 하나의 국제 스캔들이 터진 것이다. 이 사건 불과 몇 달 전에도 광범위한 부정행위 의혹으로 인해 한국에서 5월 SAT 시험이 전면 취소되는 일이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이나 타임 같은 미국 신문과 잡지들은 다음과 같은 불명예스런 제목으로 이 창피한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역사상 최초로 한 나라 전체에서 SAT 취소”(타임, 2013년 5월 10일자)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발생하는 범죄나 자살, 혹은 우울증 관련 사건에서 아시아 학생들의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사실은 매우 안타깝고 충격적이다. 수 많은 한국 학생들이 하버드나 MIT 같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미친 듯이 공부를 하지만 그 중 많은 학생들이 자퇴나 자살, 심지어 위와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파국을 맞는다. 이는 그들이 인생을 통제할 줄 아는 인격이나 융통성, 혹은 성숙함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좀 심하게 표현하자면 그들이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오직 공부하고, 공식대로 따라 하고, 의식 없이 야망만을 좇거나 혹은 화를 내면서도 부모가 요구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그들은 사회적 압박과 부모의 기대, 그리고 자신의 자부심이 주는 중압감에 짓눌려 찌그러질 지경이다. 나는 하버드와 MIT의 전직 입학사정관이자 동창생으로서, 그리고 오랫동안 이들 학교에서 행정과 카운슬러로서의 역할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너무나 많은 비극적인 사건들을 목격했다. 그래서 나 자신이 명문대학 입학을 위해 많은 고등학생을 상담하고 지도할 때에도 매우 냉철하고 신중하게 되었다. 

하버드에서는 학부생이 연루된 사건, 즉 범죄나 자살, 비행사건 등이 발생하면 입학사정관들이 그 학생이 처음에 제출했던 입학지원서를 다시 검토한다. 왜냐하면 이 사례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지를 연구하고 분석하기 위해서이다. 그 학생이 제출한 지원서에서 문제의 단초가 될 징조가 애초에 있었는지를 살펴 본다. 그리고 잠재적인 문제 학생을 어떻게 잘 찾아낼지를 분석한다. 그리하여 장차 동일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입학사정관들은 잘 알고 있다. 아무리 학생이 똑똑하고, 시험 성적이 높으며, 과외활동이 뛰어나고, 이력서가 화려해도, 결국 인생이라는 마라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학생의 성숙도와 융통성, 그리고 진실성이란 것을. 입학사정관들이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은 똑똑하고 뛰어나지만 스트레스나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여 범죄나 불법 행위를 저지르거나 심지어 스스로 삶을 포기할 것 같은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다.

왜 그토록 많은 한국 학생들이 그 어려운 명문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일까? 좀 더 잘 준비할 수는 없었을까? 인생이 주는 압박감을 잘 통제할 수 있는 강한 인격과 진실성을 가진 자녀로 키우기 위해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이런 질문들이 어떻게 하면 내 아들을 하버드에 보낼까 하는 질문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하버드에까지 들어와서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가거나 혹은 하나님이 금하시는 자살에 이르게 된다면 하버드 입학이야 말로 자녀들에게 일어나서는 안 될 첫 번째 일이 될 것이다. 한 하버드 한국 학생이 저지른 폭탄 위협 사건이라는 어이없는 일을 보고 떠오른 단상이다.  
     
앤젤라 엄 (Angela Suh Um)
 보스톤 아카데믹 컨설팅 그룹(Boston Academic Consulting Group) 대표 

앤젤라 엄은 메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본사가 있는 보스톤 아카데믹 컨실팅 그룹(Boston Academic Consulting Group, Inc.)의 수석 컨설턴트이다. 앤젤라 엄은 하버드 졸업생으로서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하버드와 M.I.T.에서 입학사정관(Admissions Officer)으로 오래 활동하였다.                                         
상세 정보 @ www.BostonAcademic.com, (617) 497-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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