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이 되는 사랑, ‘독’이 되는 사랑
보스톤코리아  2014-02-10, 11:25:22 
발렌타인 데이를 겨냥한 ‘하트’모양의 선전과 상품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랑을 느끼는 순간 우리의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하트모양을 보는 것만으로도 사랑받고 싶은 충동이 무의식적으로 유발될 수 있다. 시장가는 이 상품화를 놓칠 수가 없는 것이다. 

신경심리학(Neuropsychology) 학계에서는 이 현상을 뇌 화학효과(Brain Chemistry) 로 설명한다. 서로 느끼는 매력의 요소는  다를 수 있지만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뇌의 감정기관인 변연계(Lymbic Area)구간의 활동이 빨라진다.   

아드레날린(Adrenaline ), 도파민( Dopamine), 세레토닌(Serotonin ), 옥시토신(Oxytocin), 바소프레신(Vasopressin) 호르몬이 서로 엮어지면서 사랑의 감정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때 느껴지는 사랑의 감정은 양면성이 있다. 

하나는 신선한 젊음과 생기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세상이 신나고 활기차게 다가온다.

다른 하나는 이와 정반대의 현상이다. 참을 수 없는 갈증과 불안이 느껴진다. 이 불안증은 세레토닌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세레토닌의 양이 떨어지는 만큼 강박증(Obssesive Compulsion)이 성큼성큼 다가온다. 

폭발할 것 같은 급격한 감정을 진정시키려 하는데 잘 되지가 않는다. 잠이 오지 않는다. 그 사람만 생각난다. 고통스럽다. 

남녀간 사랑의 시작은 어쩌면 이렇게 같은 시점에서 시작될 수 있다. 하지만, 사랑의 진행과정은 커플마다 다른 색깔을 띠게 된다. 

사랑하는 이들의 성숙도에 따라, 사회가 허용하는 적절한 관계 여부에 따라, 그리고 서로의 관계의 대한 책임감에 따라 사랑의 과정은 서로에게 ‘덕’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니체는 말했다. “단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은 일종의 야만이다. 그것은 모든 사람을 희생하고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 한 사람만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아주 고통스럽게 한다.  그 고통때문에 자기를 감추고 다른 이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게 할 수도 있다. 사랑을 집착으로 변하게 할 수도 있다. 

김선주 칼럼니스트는 말한다. “사람들을 사랑하기는 쉽다. 그러나 가까이 있는 사람일수록 사랑하기가 정말 힘이 든다.”   

사랑받으려는 기대치가 허물어지면서 그 사랑이 미움으로 변한다. 그리고 증오가 시작된다. 증오는 사랑보다 강하다. 그렇게 사랑은 독으로 변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제시카가 테라피를 시작하게 된 것은 그녀의 상사로부터 요청(Referal)이 있어서 였다. 그녀는 은행에서 애널리스트로 일을 했는데, 거의 완벽할정도로 맡은 일을 잘했다. 

하지만, 동료와의 관계가 매우 좋지 않았고, 거만함과 함부로 하는 행동 때문에 은행은 골치를 앓고 있었다. 

제시카의 어머님은 고등학교 12학년에 임신을 하였다. 집안에 압력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래서, 제시카는 여러명의 가족들에게 돌아가며 키워졌다. 
그녀가 일학년이 될 때, 어머니는 두번째 결혼을 하였다. 새 아버지는 그녀의 어머니하고만 살기를 원했다. 어머니는 확실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은 채 그녀를 떠났다. 

이 부분을 이야기할 때마다 그녀는 시퍼런 칼날을 세웠다. “절대 용서할 수 없어요.” 라고. 

대학교 1학년 시절 그녀는 사랑에 빠졌다. 그녀의 첫 사랑이었다. 사귀고 6개월 후 동거를 시작해 2년간 함께 살았다. 하지만 그도 떠났다. 발목을 잡으며 매달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와 같이 만났던 그룹 친구들마저 등을 돌렸다. 그 이유는 그녀가 너무 자기 중심적이고 자기만 옳아야 했고, 너무 도도했고, 다른 이에 대한 배려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남친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음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10년이 지나 설흔을 넘기는 지금까지도 그녀는 자신을 절대 용서하지 못한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그 결과 그 누구도 다시 사랑할 수가 없다. 

테라피 중 손바닥도 마추쳐야 소리가 나는데, 이별 이유가 전적으로 그녀의 책임이냐고 물어본다. 이미 헤어진지 10년을 넘은 “그” 라는 존재, 가상의 세계에서나 만나는 “그”라는 존재가 이렇게까지 그녀의 생을 지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가상의 대상(Idealized Object)을 통해 사랑을 느꼈다. 진짜 엄마가 아닌 가상의 엄마(Idealized Mother)에 의해 사랑을 만들어야 했다. 

그녀는 현실이 아닌 환상 속에서 자신이 사랑 받는다고 믿으며 살아왔다. 그것은 대단한 마술적인 힘이 있다. 그녀의 모든 가상대상은 ‘신’처럼 완벽했다. 

그녀의 첫 남친은 그녀의 환상속의 대상이 되어야만 했다. 모든 것을 다 주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신’같은 존재! 그는 그녀의 끊임없는 요구에 지쳐갔을 것이다. 사랑이 ‘독’으로 변해간 것이다.

사랑을 ‘독’이 아닌 ‘덕’으로 만들 수 있다.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사랑’을 하는 법’을 알려주는 ‘지식’이 필요하다. 쌓은 지식을 쌓으면 행하려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는 칼럼을 통해 사랑에 대한 지식을 알려 주려 한다. 더불어 사랑하는 노력을 같이 공유하기를 바래본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Private Practice: 1330 Beacon St. Brookline, MA 02446
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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