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三月님이군요
보스톤코리아  2014-03-10, 12:02:46 
한국에선 삼월을 삼일절과 더불어 시작한다. 삼일절은 삼월 초하루다.  독립선언문 첫 문장이다. 다시 떠올릴때, 문장이 장중莊重하다. 

‘오등吾等은 자玆에 아我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自主民임을 선언하노라.’ 

쾌거였고 낭보였다. 소치에서 날아온 젊은이들 소식이다. 몇주 계속되는 한파에 움추렸던 몸과 마음을 녹이고도 남았다. 다시 보는 동영상은 감격이라 해야 한다. 그러니 뒷풀이해야 할 것들이 많기도 하다. 겨울이야기가 켭켭히 쌓여 있다는 말이다. 떼봄이 오기전에 겨울을 털고 가야 한다. ‘말씀드릴 게 얼마나 많은 지요.’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혼자 달리는 것보다, 둘이서 레이스 하면 기록이 더 낫다 했다. 쫓으려는 욕망과 지지 않으려는 욕심이 동인動因일 것이고, 플러스 알파로 작용한다는 말이다. 이상화는 쫓았는가 아니면 쫓겼는가. 쫓는 자는 훨씬 덜 초조하다. 쫓기는 자보다 말이다. 한국은 여전히 쫓아 가는 모양새다. 그러니 기록이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더욱 더 바짝 붙어야 한다. 

= 벌써 섬머타임 세이빙에 시간을 바꿔야 한다. 아직도 봄에 시계바늘을 밀어야 하는지 당겨야 하는지 헷갈린다. 어디가서 물어 볼수도 없으니 그저 외운대로 시간을 바꾼다. ‘Spring Forwrad.’ 역시 삼월은 봄을 미는 계절이다. 진한 봄에 더욱 바짝 달라 붙을 것이며, 여름을 당기면서 간다는 말이다. 물론 격렬히 저항하는 겨울을 온전히 뿌리치지는 못했고, 뒤쫓는 추위는 여전하다.

달력에서만 봄이 와서 그런가. 겨우 내내 입이 얼었던가. 날이 풀릴동 하니 쌓였던 이야기가 많기도 하다. 입만은 풀렸으니 주저리 주저리 읊조리는데, 봄 손님 앞에 두고 나혼자 떠들고 있다. 밖의 날씨와 상관없이 봄은 봄이다. 우리동네 에밀리 디킨스 시인은 ‘Dear March’라 불렀다.

‘삼월님이군요. 어서 들어 오세요/오셔서 얼마나 
기쁜지요.
일전에 한참 찾았거든요/모자는 내려 놓으시지요
아마 걸어 오셨나 보군요/그렇게 숨치 차신걸 보니
그래서 삼월님, 잘지내셨나요/다른 분들은요
자연은 잘 두고 오셨어요./아, 삼월님, 저랑 바로 
이층으로 가요
말씀드릴 게 얼마나 많은 지요.’
(에밀리 디킨스, 삼월)

헌데, 한국 텔레비전 사극에서 여종 이름은 왜 ‘삼월’인가.  예진아씨라는 말은 들었어도, 삼월아씨는 없는 듯하니 말이다. 삼월이란 이름이 그리 나쁘지 않아 곱다. 예진이란 이름에 비해 덜 고상하지 않는 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삼월님이 섭섭하겠다.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 (히브리서 13:2)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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