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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511회
보스톤코리아  2015-08-24, 13:23:34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몇 가정의 부부들이 모여 바닷가를 찾아 물놀이하러 다녀온다. 뭐 그리 사는 게 특별한 게 있을까. 이렇게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여가 시간을 마련해 즐겁게 보내는 것이 삶의 행복이 아닐까 싶다. 다들 오십 중반에 있는 사람들이니 삶의 깊이와 폭이 넉넉한 분들이다. 그만큼 삶의 경험으로 연륜이 깊다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렇게 해마다 여름이면 약속을 정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지 언 10여 년이 가까워 온다. 특별히 우리 집 남자(냠편)는 이 여름 바닷가에서의 추억을 은근히 기다리는 것이다. 어린아이처럼 설렌 가슴으로 그렇게.

올여름에도 어김없이 바닷가에 다녀왔다. 참으로 무덥던 팔월의 하루 주섬주섬 먹거리를 각 가정에서 나눠 챙겨 약속 장소를 향해 이른 아침 출발을 한다. 즐거움은 바닷가에 도착하기 이전부터 차 안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날만큼은 수다스럽기 그지없는 아내도 모른 척 너그러이 봐주는 날이기도 하다. 남편의 주책스러움마저도 사랑스럽게 봐주는 날이기도 하다. 이렇게 사는가 싶다. 누구의 체면이나 눈치를 볼 필요없이 어린아이처럼 맑고 밝은 웃음으로 화들짝거려보는 날이다. 그 모습이 어찌나 천진스러운지 바라보던 내 가슴에 울림의 파고가 결을 낸다.

아이들이 훌쩍 커버린 이 나이쯤에 알게 모르게 삶에 지친 그늘이 드리워지고 인생이란 도대체 뭘까 싶은 마음이 드는 때이기도 하다.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살아온 것 같은데 특별히 이루어 놓은 것은 없는 것 같은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는 그런 나이이기도 하다. 자식은 자식 대로 자기네들이 혼자 잘 큰 것처럼 부모의 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바쁘다는 핑계로 얼굴 마주할 시간조차도 허락을 안한다. 그 누구의 탓을 할까마는 왠지 서운해지는 마음이야 어쩔 수 없는 마음인 것을 어쩔까. 자식이 최고인 줄 알았던 마음에 서운함이 깃들때쯤 그 자리를 채워주는 것은 부부의 정인 것이다.

타국에서 이민자로 살아간다는 것 보이지 않는 속에서 열심과 성실로 살다보면 자랑스러움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외로움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서 자란 아이들이야 그 외로움과 고독의 의미를 잘 이해하기 힘들테지만, 적어도 청장년에 이민을 왔던 부모들 세대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기다림이 있었음이 분명하다. 누군가 밀어내지 않아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내몰린 듯한 그 소외된 느낌들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말이다. 타국에서 맞이한 그 외로움과 고독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자식이라는 이름의 목표가 있었고 목적지가 분명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리라.

자식에게 무엇인가 특별히 바란 것은 없었지만, 훌쩍 커버린 아이를 보면서 무엇인가 가슴이 휑해지는 것은 나이 탓일까. 꼭 나이 탓만은 아닌 듯싶다. 그것은 내색하지 않았던 자식에 대한 기대치랄까 아니면 바람이랄까. 이유를 대라면 특별히 댈 그 무엇도 없이 무색해지는 것은 또 왜일까. 이렇듯 허전한 마음들을 달래려 가끔 친구들과 모여 이런저런 얘기들로 시간을 채우는가 싶다. 그나마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내 얘기를 들어들 친구가 있다는 것이 또 친구의 얘기를 들어줄 가슴이 될 수 있다는 것보다 더 행복한 일이 또 있겠는가.

한 열 명 정도가 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바닷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파도를 타고 노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오십 중반의 사람들이 물놀이하는 시간만큼은 어른이 아닌 천진스런 아이가 되어 화들짝거리며 물장구를 치며 노는 것이다. 적어도 그날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말간 영혼의 주인공이 되었을 것이다. 그날은 바닷가에서 물장구를 치며 물놀이하는 사람들이나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이나 모두 함께 즐겁고 행복한 날이었다. 이처럼 가끔은 억지로가 아닌 내 몸과 마음이 시키는 데로 편안하게 놓아주는 것도 건강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이렇듯 한 해에 한두 번 정도는 어린아이와 같은 그런 말간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 누구의 체면이나 눈치 따위에 매이지 말고 자신의 마음과 몸이 무엇을 원하는지 가만히 지켜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자신의 몸은 삶에 지치고 버거워 쉼을 원하는데 무작정 내 마음대로 바쁘게 움직이고 뛰어다닌 것은 아닌지 잠시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는 무지해서 몸이 말하는 언어를 제대로 잘 듣지 못할 뿐이다. 언제나 마음보다 몸이 먼저 아프다고 행복하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가끔 아주 가끔은 이처럼 '어른아이(아이 같은 어른)'가 되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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