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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514 회
보스톤코리아  2015-09-21, 11:43:56   
우리의 인생 여정에서 어찌 좋은 일 나쁜 일이 따로 있을까. 그저 삶에서 씨줄과 날줄처럼 얽히고설킨 모습이 인생이지 않을까 싶다.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은 모두 편안히 사는데 나 자신만 어려운 일은 혼자 뒤집어 쓰고 사는 느낌이 들 만큼 견디기 힘들 때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음을 나중에야 깨닫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닥친 불행과 고통의 시간은 우리가 겪지 않아 모르고 있을 뿐이다. 인생에서 그 힘든 고통의 시간이 경제적인 어려움이 되었든, 가족의 건강의 문제가 되었든 아니면 자식 문제가 되었든 분명 누구에게나 다른 색깔과 모양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이러니하게도 감당하기 힘든 일에 허우적거릴 때 또 다른 버거운 일이 겹쳐서 온다는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일어설 틈조차 없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일은 더 크게 눈덩이 굴러오듯이 오는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다른 사람의 일이라고 쉬이 던질 말이 아닌 것이 하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어느 집이나 기분 좋은 자랑거리는 더 부풀려서 칭찬해주면 기분 좋지만, 남의 어려운 일에 걱정 반 구경 반처럼 저 집은 또 저렇게 어려운 일이 겹쳐서 자꾸 생기네! 하는 식의 얘기는 그 당사자에게 도움은커녕 아픔과 고통만 더 가중시킬 뿐이다.

한국에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가정과 직장 그리고 사업의 파산과 함께 경제적인 부분으로 요즘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특별히 뭐라 해줄 말도 없지만, 한국 경제뿐만이 아니라 미국 경제도 쉬이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누누이 얘길 해주지만, 큰일을 겪는 친구에게 얼마만큼의 위로가 될까 싶다. 그렇다고 내가 친구에게 무슨 경제적인 도움을 편안하게 줄만큼의 경제권을 쥐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마음만 안쓰러움에 있을 뿐이다. 그저 친구가 이 고비 잘 넘기고 몸과 마음 잘 챙기며 다시 일어서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다.

또한, 지금 내 입장이 그 친구보다 조금 낫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편안한 것은 아니다. 나 역시도 어려운 고비를 넘고 넘어온 때가 있었다. 아니 지금도 그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세 아이가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졸업해 다행이라 여겨지지만, 큰 녀석이 태어나서 심장병으로 고생해 엄마의 가슴이 찢기는 아픔이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남편이 10여 년 전 갑장스러운 건강의 적신호를 받고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았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해진다. 그렇다, 이런 것들이 모두 우리네 삶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정말 못 살 것 같은 때 죽을 것만 같은 위기의 때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사 '세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하지 않던가. 지금의 어려움으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 어려움의 경험을 통해 지혜를 배우고 겸손을 배우기 때문이다. 또한, 미리 준비하는 마음의 자세가 바로 서기에 살면서 설령 어려움이 닥쳐오더라도 당황하거나 놀라지 않고 대처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기는 것이다. 비가 온 후의 땅이 더욱 단단해지고 굳어진다는 옛 어른들의 가르침처럼 삶에서 좋은 일 나쁜 일이 따로 있지 않음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그것은 내 일과 네 일이 따로 아니고 네 일이 내 일이 될 수 있고 내 일이 네 일이 될 수 있음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이렇듯 세상만사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돌고 돈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내 눈 앞에 펼쳐진 일들이 실빛 한 점 들지 않는 칠흙같은 어둠이고 캄캄한 터널 속에 있는 듯싶은 때가 있다. 이 세상에 나 혼자만 덩그마니 놓인 것 같은 그런 때가 있다. 하지만 그 힘들고 어둡고 고통스러운 때에도 온 우주만물은 쉼없이 흐르고 있기에 그 어두운 기운마저도 멈추지 않고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어둠이 끝이 아님을 암시해 주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빛을 만날 기다림인 까닭이다.

새벽을 기다리는 사람이 어찌 칠흙 같은 어둠을 지나지 않고서야 여명의 빛을 만날 수 있겠으며, 밝은 새 아침을 맞을 수 있겠는가. 누구에게나 위기는 찾아온다. 그렇지만, 그 위기로부터 다 좌절하거나 낙담하거나 주저앉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그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장 눈앞에 놓인 일들로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그 어려운 고비를 지혜롭게 잘 극복할 수 있다면 더욱 단단하고 견고해진 삶을 맞이하고 누려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위기의 시간은 찾아온다. 그 '칠흙 같은 어둠의 의미'는?! 바로 '위기가 기회'가 되는 전환점인 것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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