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자 (I)' - 좋은 습관은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 XVI -
보스톤코리아  2015-10-19, 11:48:13 
필자가 지나가는 100 명의 사람에게 '나답게 사는 일'과 '남다르게 사는 일' 중 어떻게 살고 싶냐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상상 해본다.  둘 다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 답게 사는 일'은 자기 분수를 알고, 자신의 한계를 받아 들여야 하기 때문에 '남다르게 사는 일' 보다 훨씬 힘이 든다. 사실, '남다르게 사는 일'은  비교할 대상과 다르게 행동하거나, 이야기하거나, 생각을 하면 '남다르게 사는 일'이 된다. 이것은 외양적으로 다를 뿐, 내면은 '남'과 '내'가 같아지기가 쉽고, 주체적이거나 자주적이지 않다. 재미나는 현상은, 남보다 아주 다르게 더 행동을 하면 할 수록, '남다르게 사는 일'이 '나답게 사는 일'로 자신에게 인식 되어 진다는 것이다. 면밀히 살펴보면, 외양의 행동을 남보다 튀게 함으로써 관심을 받고 싶은 것이다. 밖은 행복해 보이지만, 속은 사람들의 관심에 허기져 있다. 

이 두가지의 삶의 방향은 극과 극의 차이가 있다. '나답게 사는 일'은 '내 안'을 여물게 하는 것이고, '남다르게 사는 일'은 '내 밖'을 더 화려하고, 더 성공적이고, 더 명예롭게 보이려 애쓰는 삶이다. 둘다 열심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성취하기는 어렵다. 열심히 노력했다면, 지속적으로 행복해져야 하는데, '나답게 사는 일'을 터득하면, 진정한 행복이 나날이 더 해지는 삶이 오고, '남다르게 사는 일'은 성취한 결과가 주는 희열의 중독성이 있어, 행복이 잠시 머물 뿐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 곤 한다. 한 예로 페이스 북, 트위터, 인스터 그램 등 소셜미디어는 이 중독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새로운 관계 형성은 옥스포드 영어 사전에  험블브래거(Humblegragger)라는 신종어가 등장하게 했다. 험블(Humble)이라는 겸손함과 브래그(Brag) 자랑이 합친말로, 은근한 잘난척을 말한다. 

하버드 비지니스 스클은 왜 이런 은근한 잘난척이 늘어나는 지, 이런 말과 행동이 사실 얼마나 대인 관계를 해치는지를 실험하였다.  300여 명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여러 가지 상황에서 은근한 잘난 척(humblebrags), 직접적인 자랑(brags), 불평이나 투덜거림(complaints) 등을 보여주고 반응을 살펴봤더니, 소셜미디어 상이든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이든 사람들은 은근한 잘난 척을 가장 싫어했다(Ovul Sezer, Francesco Gino, Michael Norton, 2015). 이러한 겸손한 얌체들은 자기가 잘한 일, 자식이 잘한 일, 칭찬 받을 만한 일을 대 놓고 지나치게 솔직하게 떠벌리면,  왠지 자신의 격이 내려가는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랑하고 싶은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겸손한 척, 겉으로 겸양을 떨며 잘난 척을 한다. 일단, 사람들은 자랑을 싫어한다. 거기다가 교묘히 잘난 척하며 속내를 보이는 겸손한 얌체의 모습에 입맛이 써진다. 자신의 상사가 이런 은근한 잘난 척으로 자식자랑, 가족자랑을 한다 해도 반응은 마찬가지다. 아무리 상사일지라도, 그 상사가 올린 포스트는  소셜미디어의 반응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외면 당하게 될 것이다. 은근한 잘난 척으로 '남들과 다르게 살고 있는 일'을 자랑하다, 내면이 비어있는 모습을 온 천하에 드러내는  큰 역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겸손한 잘난 척쟁이와는 정 반대의 철학자가 있다. 자신의 분수를 너무나 잘았던 소크라테스를 말한다. 그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로 '나 답게 사는 일'의 정도(程度)를 말했다. 그리이스 아테네 출신으로 (B.C. 469~B.C. 399)으로 석가나 공자보다는 70-80년 뒤에 태어났다. 델포이 신전의 신관은 이 세상에 소크라테스보다 더 슬기로운 사람이 없다는 신탁을했다. 소크라테스는 자기보다 더 슬기로운 사람이 있다고 주장했고, 당시에 아테네에서 가장 슬기롭다고 알려진 많은 사람들을 찾아 다니면서, 카이레폰의 신탁 해석이 틀렸음을 밝히려고 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 어느 누구도 자기가 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확실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서,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스스로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이였다.  그제야 소크라테스는 델포이신탁이 무엇을 뜻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소크라테스는 그가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는 점에 있어서, 잘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체 하는 자들보다는 현명하다는 점이였다.  

소크라테스는 들창코에, 커다란 입, 배는 나왔으며, 작다란 키, 아주 못생긴 철학자였다. 그의 악처 크센티페는 어떠했는가? 그의 지성을 연모하고 따르는 무수한 제자들, 항상 가르침을 받으러 오는 끊이지 않은 손님들 앞에서, 큰 소리로 바가지를 긁다 지 분에 못 이겨,  그의 얼굴에 물을 부어버렸다. 이런 모욕도 의연함으로 넘길 줄 알았던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들의 미움을 받아서 민심을 현혹시키는 자로 고발되어 사형선고를 받아, 독배를 마시게 되었는데, 죽음에 가까워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독배를 마시고 죽은 소크라테스의 시신 곁에서 누구보다 서럽게 울던 사람은 다름 아닌 크샨티페, 무능력한 거리 토론가, 선동가, 궤변가였던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아내였다. 그리고 2484년이 지나도록, 그의 철학은 '나답게 사는 일'이 행복의 지름길임을 알려 주고 있다.

'나답게 사는 일'이 힘든 이유들은 여러가지가 있다. 내가 나를 알아야 하는데, 나를 모르기 때문이다. 나를 모르는 근본적인 원인을 대상이론가들 중의 한 명으로, 영국의 위대한 정신분석학자이자 소아과의사인 도널드 위니캇(Donald W. Winnicott)의 학설을 통해 설명한다. 유아는 최초의 애착 대상 어머니와의 관계를 통해,  유아의 본능적인 욕구를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참 자아'와 '거짓 자아'의 형성이 시작된다. 그의 학설은 너무나 '완벽한 엄마'보다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가 오히려 유아나 아동의 건강한 자아 형성에 좋다고 한다. 너무 완벽한 환경을 주려 애 쓰는 것보다, 유아가 본능적으로 원하는 것을 보통 엄마로 편하게 제공해주는 것이 자아가 더 건강하게 형성이 된다는 것이다.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라는 개념은 유아가 필요한 것을  엄마가 계속적으로 공감해주고 안아주는 환경이 되어줌으로써, 든든한 지지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유아에게 편안함과 위안을 주는 엄마는 참자아와 거짓자아를 잘 형성시켜주고,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튼튼히 해 줄 수 있다. 유아에게 필요한 엄마는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 자신의 자연스러운 모성본능에 따라 유아에게 충분히 적응하는 보통의 엄마, 유아를 돌보는 일을 편안하게 하는 엄마가 하는 "충분히 좋은 엄마"인 것이다.  완벽하게 좋은 엄마는 완벽하지 않으면, 자신을 완벽하게 나쁜 엄마로 힐책하기 쉽고, 그렇게 자신을 비하하기 쉽다. 유아가 원치않는 환경을 자신도 모르게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자아는 누구나 참자아와 거짓자아를 형성한다. 하지만, 원치않는 환경이 유아에게 계속 제공된다면, 유아는 유아의 참자아를 억압하여 위축시키고, 환경에 순응하는 거짓자아를 더욱 활성화 시키게 된다. 너무 완벽하려는 엄마의 노력이 오히려 유아에게 원치 않은 환경에서 살아 가게하고, 애착관계의 상처를 너무 일찍 알려주는 결과가 오는 것이다. 

위니카의 이론에 따르면, 놀랍게도, 자신의 참 자아를 감추고 거짓자아로 환경에 순응하는 자아 형성은 이미 유아때부터 시작이 되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그 어느 누구도 자기가 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확실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서,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스스로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던 것 처럼, 우리도 참 자아를 모른 채, 거짓자아로 자신을 착각하며 유아 때부터 살아 왔던 것이다.  지면 상, 다음 칼럼을 통해  거짓 자아의 '남다르게 사는 일'을 벗어나, '나 답게 사는 일' 참 자아의 형성을 계속하도록 한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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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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