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륙 인디언의 역사 : 6. 대평원 전쟁의 서막 (2)
보스톤코리아  2015-10-19, 11:52:41 
로키 산맥을 넘는 옛길들
일부 탐험가들을 제외하면 1840년대까지는 대평원지역을 가로질러 서부로 향하는 이민자들은 별로 없었다. 1803년에 프랑스로부터 매입한 루이지애나, 곧 미시시피 강부터 로키 산맥에 이르는 땅 중에서 대체로 서경 100도를 기준으로 그 서쪽 지역은 연간 강수량이 500밀리리터 이하의 건조한 초원지대라서 정착하여 농토를 일구기에는 부적합하다고 백인 이민자들은 생각하였다. 백인들은 별로 쓸모없는 땅으로 여겼기 때문에 183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인디언제거정책에 의하여 동부의 고향땅을 백인에게 내줄 수밖에 없었던 인디언들이 그 땅으로 이주해 와서 살도록 허용하였다. 그리하여 광활한 대평원의 거의 전부가 인디언의 땅, 즉 Indian Territory라 불리게 되었다. 

그런데 1848년 캘리포니아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수많은 백인 이민자들은 노다지의 꿈을 안고 캘리포니아로 몰려들었다. 동서간의 교통로가 제대로 없던 시절이라 동부에 살던 사람들은 배를 타고 남아메리카를 돌아오거나 대륙의 폭이 좁아지는 파나마까지 배로 가서 거기서 육로로 태평양으로 빠져나와 다시 배를 타고 캘리포니아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육로를 택한 사람들은 포장마차를 타고 로키 산맥을 넘어 이른바 캘리포니아 트레일을 따라 서부로 이주하였다. 

여기서 잠깐 로키 산맥을 넘어 대평원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서부의 옛길을 살펴보자. 1846년에 지금의 워싱턴 주와 오리건 주가 미국 영토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미국과 영국이 서로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는 회색지역이었다. 미시시피 강 동쪽으로 대서양까지는 먼저 온 이민자들이 토지를 선점하고 정착해버렸기 때문에 뒤늦게 온 이민자들은 새로운 땅을 찾아야 했다. 대평원지역(Great Plains)은 강수량 부족으로 농업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던 반면에, 로키 산맥을 넘어 오리건 지역으로 가면 자연환경이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금씩 이민자들이 대평원을 거쳐 이른바 오리건 옛길, 곧 Oregon Trail을 따라 북서부지역으로 이동하였다. Oregon Trail은 1810년대부터 산과 들에서 야생동물을 포획하여 모피를 구하는 산사람들에 의하여 개척되기 시작하였다.  이민자들이 이런 옛길을 걸어서 혹은 말을 타고 서부로 이주하였다. 점차 옛길들이 개량되어 1840년대부터는 마차가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서부영화에서 보았던 포장마차가 이 시대에 이 지역에서 등장하게 된다. 존 포드가 감독하고 존 웨인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역마차(Stagecoach)’라는 영화에서 보듯이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오늘날 시외버스와 같은 기능을 담당하는 역마차도 운행되기 시작하고 때로는 포장마차 수십 대가 하나의 행렬로 오가기도 했는데 이를 마차열차(wagon train)라고 불렀다. 

이 시대의 옛길은 매우 위험한 길이었다. 험한 지형을 통과해야만 하는 문제 외에도 자기네 영토라고 여기는 지역에 무단으로 횡단하는 백인에 반감을 품은 인디언이 때때로 습격해 오는 일도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1857년 9월에 와서야 우편물 수송에 이런 옛길을 이용하기 시작하였는데, 이전까지는 선편으로 파나마까지 보내고 좁은 육로구간을 통과하여 태평양으로 빠져 나오면 다시 배를 이용하여 캘리포니아 등지로 우편물을 수송하였다고 한다.

멀리 미주리 주 센트 루이스로부터 시작되는 옛길은 로키 산맥을 넘어 포트 브리저(Fort Bridger)에 와서 둘로 나누어지는데,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리건이나 워싱턴 주로 들어가면 오리건 트레일이 되고 서쪽으로 계속 진행하여 캘리포니아의 새크라멘토나 샌프란시스코에 이르면 캘리포니아 트레일이 된다.  1860년대 들어 오리건 트레일의 로키 산맥 동쪽 구간에서 인디언의 공격이 격화됨에 따라 보다 안전한 루트를 찾아 남쪽으로 내려와 남 플래트 강을 따라오다가 라라미 평원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옛길을 개발하였는데 이 길을 오버랜드 트레일(Overland Trail)이라 부른다. 센트 루이스 또는  멤피스를 출발하여 텍사스와 애리조나를 경유하여 샌프란시스코에 이르는 남쪽 루트를 이용하던 대륙횡단 우편물 수송이 남북전쟁으로 불가능해짐에 따라 1861년 7월부터는 이 길을 따라 우편마차가 지나다녔다고 한다. 한편 몬태나에서도 금광이 발견되자 이 지역으로 가는 지름길이 1864년 보즈만(Bozeman)에 의하여 개척되었는데 이 길은 개척자의 이름을 따서 Bozeman Trail 또는 Bozeman Road로 불렀다. 그러나 이 길은 수우족의 들소 사냥터의 중심을 통과하는 바람에 수우족과의 충돌이 빈번하였는데 1868년에 체결된 라라미 조약에 의거 이 길은 통행이 금지되었다.                    
 
옛길 중에는 몰몬 트레일(Mormon Trail)이라는 길이 하나 더 있다. 2000여 킬로미터에 달하는 이 길은 말일성도교회(The Church of Jesus Christ of Latter-day Saints) 신자들 중 브리검 영(Brigham Young)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1846년부터 1868년에 걸쳐 일리노이 주 노부(Nauvoo)로부터 유타 주의 솔트레이크시티(Salt Lake City)로 집단 이주할 때에 이용된 길이다. 1869년에 대륙횡단철도가 개통됨으로써 옛길들은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으며 오늘날 역사적 기념장소로만 남게 되었다. 
(다음 호에 계속)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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