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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555회
보스톤코리아  2016-08-01, 11:28:54   
지난 7월 중순쯤에 미국에 사시는 시고모님께서 만 여든셋을 맞이하시고 세상과 이별을 하셨다. 남편과 사 남매를 두셨는데 지금은 고모부께서도 치매로 고생하고 계신다. 고모가 돌아가신 것도 정확히 잘 모르는 채 장례식을 마쳤다. 한국에서 10년 째 살고 계시는 시부모님께서 처음 미국에 오셨을 때 고모님의 덕을 많이 보셨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27년 전 결혼을 하고 처음으로 맞이하던 추수감사절에도 시고모님 댁에 가서 맛난 음식과 즐거운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왔던 기억이 있다. 세 아이를 키우며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뵙지 못해 송구스럽다.

우리 시아버님께서 69년도에 미국에 먼저 오시고 가족들은 70년도에 이민을 오셨다고 한다. 거의 반세기에 가까운 타국 생활에서 삼 남매들은 어린 시절의 꼬물꼬물한 추억이 고모네 가족인 고종사촌들과의 빛바랜 고운 추억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번 시고모님의 소천 소식은 가족들에게 매우 서운한 일이었으며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연세도 연세거니와 치매로 몇 년을 정신을 놓고 계셨었다. 자식들의 안타까운 마음과 아무것도 모르고 계시는 어머님의 병간호에 얼마나 버거운 시간을 보냈을까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아파져 온다.

한국에서 10년째 살고 계시지만, 해마다 한 번씩 미국에 자식과 손자들을 보러 다녀가시는 시어머님께서 6월에 있었던 손자 녀석의 법대 졸업식에 참석을 못 하셨기에 못내 서운해하고 계셨던 터였다. 그 이유는 시아버님께서 미국 오시기 전에는 철도 공무원으로 계시다가 미국에 오셔서 처음에는 태권도 사범이셨다고 한다. 그래서 젊었을 때 무리했던 허리가 팔순을 넘긴 연세에 무리가 왔던 모양이다. 그래서 아버님께서 허리디스크 시술을 5월에 받으셨다. 그런 이유로 시어머님께서 오신다던 졸업식에 못 오시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시고모님의 소천 소식으로 시어머님께서 어떻게 오실 수 있으시려나 생각하고 있었다. 시아버님의 시술 후의 간호도 하셔야겠기에 어떻게 결정을 하실까 하고 기다리고 있었던 터였다. 우리 시어머님의 연세도 올해로 만 여든 한 살을 맞이하셨으니 한국에서 미국까지 13시간의 비행시간이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남편을 사이에 두고 60년이 다 된 세월 동안의 시누이와 올케라는 그 끈끈하고 깊은 정어린 가족관계가 여든의 나이를 넘고 긴 비행시간의 힘듦을 넘어 시누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배웅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오신 것이다.

사실 처음 어머님께서 소식을 들으시고 오신다는 말씀에 당신 연세도 많으신데 인사만 전해드리고 계셔도 좋으시련만 오신다고 하실까 싶었었다. 그것은 13시간의 긴 비행시간도 그러하거니와 당신도 많으신 연세에 돌아가신 고모님을 보시게 되면 더욱 마음 우울해지시지 않을까 싶은 염려의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례식을 마치며 참으로 많은 생각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 염려의 마음은 그저 젊은 우리들(아들과 며느리)의 생각이었음을 말이다. 60여 년의 긴 세월 동안의 시누이와 올케라는 정든 시간의 정리가 필요하셨던 것이다.

시고모님과 이별을 하시며 시어머님께서는 많은 눈물을 흘리셨다. 그 눈물 속에는 그 긴 세월 동안의 시집과의 애증의 삶의 실타래들이 얽히고설켜 필름처럼 지나갔으리라. 참으로 남편이라는 이름을 두고 가족이 되어 만난 인연 말이다. 우리 어머님의 흘리시는 눈물을 곁에서 지켜보며 며느리인 나는 혼자서 깊은 생각에 잠겼었다. 그 비친 모습에 나 자신을 넣어보면서 나를 바라보게 된 것이다. 어찌 보면 모두가 떠나가는 이의 이별보다 남아 있는 나 자신의 이별이 슬프고 자기 설움에 우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하면서 말이다.

27년 동안의 나의 결혼 생활에서 내 가슴에 남는 고운 시댁의 풍경 중의 하나는 우리 시어머님께서 시댁 가족들께 정성을 다하셨다는 것이다. 그것이 진심이었든 아니면 의무였든 간에 내게 남은 시어머님의 모습은 늘 정성이 가득하셨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매년 크리스마스 날에는 시댁 조카들과 친정 조카들의 선물을 잊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우리 시어머님의 그 정성을 귀히 여기며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번 60년지기 시누님을 보내시며 흘리시던 시어머님의 눈물과 이별 앞에서 나는 다시 가족이라는 이름의 고마움을 깨닫는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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