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K 관한 단상
보스톤코리아  2020-10-26, 11:00:17 
일터 동료가 물었다. K팝에 대해 알고 있느냐? 그의 질문인데, 아이가 한창 BTS그룹에 빠져있다고 했다. 한국어 공부에 열심이라고 덧붙였다. 내가 알 리가 없다. K팝은 이미 우리 아이도 알지 못하는 흘러간 가요 다. 나야 나훈아 노래라면 한두곡 흥얼거릴 수는 있다. 두어소절 뿐이다만 말이다. 

K팝 뿐이랴. K가 붙는 건 모든게 한국이다. K푸드, 리그, 드라마, 무비, 뷰티, 패션, 뮤직, 뭐든 상관없다. 한류라 하던데,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되었단다. K브랜드를 향한 찬란한 문화인바. 이젠  K아트의 예술을 넘어섰고 의료와 여행까지 확장되었다. 열기는 여전히 진행중 이다. 삭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K 는 오래전 부터 익히 들어온 철자이다. 왕년 편지나 수필의 첫머리 자주 나왔다. 영어 이니셜로 들어갔는데  K 형이니, K 시市로 시작하곤 했던 거다. 교과서에 실렸던 수필 그랜드캐년도 그랬다.  천관우 선생이 보여준 편지형식이다. ‘K형, 황막의 미개경 애리조나에 와서 이처럼 조화의 무궁을 소름끼치도록 느껴보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랜드캐년이라면 장대함마져 넘어섰다. 나야 수박 겉핥기였는데, 감탄사만은 절로 흘러나왔던 기억이다. 그랜드케년은 이미 세계 문화유적지로 등재되었다.

한국에도 명산名山이 수두룩하다. 금강산과 백두산이다. 어디 그뿐이랴. 한라요, 설악이고, 지리산도 있다. 유려한 K 마운튼 이라 해야겠다. 카톡을 통해 넘어온 사진들을 봤다. 바이러스 때문일텐데, 모두 산행에 열심인바. 피난처요 안식처로 한라산이요, 설악산을 택했다고 했다. 가을과 어우러져 절경일게다. 

삼각산, 북악과 인왕산도 빠지지 않는다. 북악과 인왕은 서울 한양도성을 감싸고 있다. 근래에 도성개축도  끝냈다고 했다. 이제 서울을 두른 성곽은 K 성곽이라 해야 할터. 때맞춰 북악산이 개방되었다. 시인 황지우가 읊었다. 

잘 짜 맞춘 성곽이 
역사의 긴 문장이 되고
이렇듯 위업이 되었음에랴
(황지우, 북악산 개방에 부쳐 중에서)

아쉽다면 아쉬울 수도 있다. 서울 한양도성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혹시K문화는 등재되는 건 아닐까. K컬쳐라 이름짓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면 그럴 수도 있겠다. 대단한 문화장르가 될테니 말이다. 그런데, BTS 군대 문제는 해결되었나?
나 역시 이니셜로 K를 쓴다. K 형인 거다. 

지혜는 유산遺産같이 아름답고 (전도서 7:11)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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