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편히’ 삽시다 - 위장 질환에 대해
보스톤코리아  2008-03-23, 23:09:39 
미국인보다 한국인에게 흔한 질환을 생각해 보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위장질환이라고 할 수 있겠죠. 우리의 위 속에는 항상 산도 1.5-2의 강한 위산이 들어 있습니다. 화장실 청소할 때 쓰는 염산의 산도가 1인 것을 보면 얼마나 강산인지 짐작할 수 있겠죠? 이 위산의 역할은 음식물과 함께 세균이나 곰팡이들을 제거하여 우리 몸을 보호하고 음식물을 녹여 부드럽게 만들어서 소화를 돕는 역할도 있지만 그 자체가 강산이기 때문에 위 자체를 녹이거나 염증을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산으로부터 위 자체를 보호하기 위해 위 내벽엔 점액이 항상 덮여 있고 위산을 중화시키는 알칼리성 물질이 나옵니다. 문제는 자극적인 음식이나 불규칙한 식습관, 술, 아스피린 등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위에 염증이 생기고 그로 인해 소화불량이나 속 쓰림 등이 생기는데 이렇게 되면 위산 분비를 억제 해 주거나 중화해 주어야 위의 염증을 가라앉혀 줄 수 있습니다.

"김선생님, 그럼 무슨 약을 먹어야 될까요?" 위염이나 위궤양 등 위장질환 치료의 대표적인 약들은 미국의 어떤 마트 약 코너를 가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Pepcide, Zantac, Tagamet 등이 모두 위장질환 치료제들로 처방 없이 손쉽게 살 수 있는 약들인데 이렇게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약을 일반의약품, 영어로 over-the-counter drug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소개 드리고 싶은 약은 Prilosec이라는 약입니다. 이 약 역시 미국의 어떤 마트에 가도 쉽게 볼 수 over-the-counter drug입니다. 이 약의 성분은 omeprazole으로 위산분비를 직접적으로 강력히 차단해 줍니다. 그 효능은 위에서 말씀드린 다른 여타 위장질환 치료제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이 약은 한국에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약국에서 쉽게 사지 못합니다. 또 환자에게 위궤양이 있다고 증명이 될 때만 보험적용을 해 주는 규정 때문에 의사들이 쓰고 싶어도 쉽게 쓸 수 없는 좋은 약입니다. 그런데 이 좋은 약이 미국 마트에서 처방전 없이 그것도 한국보다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이 약은 저로 하여금 명의란 소릴 처음 듣게 해 준 약으로 예전에 제 환자 중 3년 된 위장질환 환자(주 증상이 소화불량, 속 쓰림)도 이 약 14일 투여로 증상을 해결해 주었습니다.

이 약의 복용법은 매일 1 알씩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공복에 복용하고 일단 14일을 동안 먹고 경과를 보는 것입니다. 현재 위장질환 치료의 방침은 먼저 속 쓰림이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있을 시 Prilosec (성분 명: omeprazole)을 대개 14일 정도 투여 후 증상이 호전되는지 보고 그렇지 않을 시에는 위내시경 검사 등 정밀 검사를 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학 및 이민을 온 후 의료보험이나 의료비용 그리고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쉽게 병원을 찾지 못해 힘들어하시는 위장질환 환자들에게 한 번 이 약을 복용할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물론 약 복용과 함께 술, 담배, 카페인, 아스피린처럼 위장질환을 유발하는 것들도 피하셔야 합니다.

또한 커피, 초콜릿, 술, 비만 등으로 위와 식도의 연결부위인 괄약근이 느슨해져서 위액이 위에서 식도로 역류하여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 (heartburn)이 유발되는 역류성식도염 환자에게도 Prilosec은 탁월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러나 위장질환이든 식도질환이든 Prilosec을 14일 복용 후에도 증상 호전이 없거나 자주 증상이 재발된다면 이는 다른 근본적인 원인이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에 꼭 의사와 상의를 하셔야 합니다.

김병규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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