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름 [고교생이 보는 세상]
보스톤코리아  2008-12-05, 17:14:50 
나는 얼마 전 매우 인상깊은 단편의 글을 읽었다. 그 글의 제목은 “목마름”이었다. 현대사회의 자본주의와 사람들의 끊임없는 욕망과 결핍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에리직톤은 쉽게 잊을 수 없는 캐릭터이다. 어느 날 그는 주위의 충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시어리어스 여신이 가장 아끼는 숲에 들어가 닥치는대로 도끼질을 하기 시작했다. 분개한 여신은 금기를 어긴 에리직톤에게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굶주림의 저주”를 내린다. 동네에 있는 음식을 모두 먹고도 배가 고팠던 에리직톤은 결국 딸을 팔아야만 하는 지경에 다다른다. 그래도 배고픔을 참을 수 없던 에리직톤은 자기 자신의 살까지 뜯어먹다 죽는다.

내가 읽은 단편의 글의 제목 또한 목마름이었다. 대뇌의 음식 조절 기능이 망가져서 무한정으로 먹어도 배부른 줄 모르는 프레티윌리 증후근 이라는 질병을 소개하며 이 글은 시작한다. 정말 행복이 욕망과 관련되어 있을까 하는 질문과 함께 등장한 글의 정점은 내 사고회리를 스쳤다. 작가는 말했다. “아닙니다. 욕망에 의지하지 않고서 행복에 이를 수 없다는 기대가 헛된 것임을 말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모든 강물은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다 채우지 못한다. 욕망에는 상한선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한히 치솟는 욕망의 에스컬레이터를 부수고 뛰어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욕망을 무화시키는 단 하나의 욕망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것이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허용된다면 그것의 이름은 목마르지 않는 물입니다. 진리입니다. 절대 가치입니다.”

우리는 만족하지 못 한다. 원하고 또 원한다. 욕망은 기본적인 인간자연에 속한다. 우리는 소비와 공급 그리고 생산을 멈추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짐에 따라 사회는 욕심이라는 이름의 어두컴컴한 그림자 아래에서 성장한다.

우리들의 목마름은 자기개발을 위한 것일까, 혹은 다만의 이기심일 뿐일까. 어느 쪽이라고 해도 그에 마땅한 댓가는 항상 따라오기 마련이다. 시어리어스 여신을 상대로 방자함과 오만함을 뽐냈던 에릭직톤에게 굶주림의 저주가 내려진 것처럼 말이다. 에리직톤의 이야기는 현대사회의 사람들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 단 한 가지만 빼고. 우리는 불평한다. 우리가 한 행동에 따라오는 귀결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는 저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사고방식에 대해 확실해져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목마름에 대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거나, 혹은 무언가를 행동으로 실행한 뒤 그에 뒤따라오는 귀결에 대해 아무 불평도 하지 않는 것 중에서 말이다.

목마름은 적당한 선에서 끝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신의 적당한 비율을 가로채가되 그것이 우리의 중심이 되지 않게끔 말이다. 적당한 욕심은 자기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자기자신을 이기려는 마음가짐과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있기 때문에. 그러나 지나친 욕심은 정신적 그리고 신체적 피해를 원인하기도 한다.

목마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길 수 없는 강적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가끔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면 나 자신은 365일 멈추지 않고 무언가를 갖고싶어하거나 원하는 경향이 있다. 욕심이란 꼭 물질적이지 않기 때문에. 하루는 새로 나온 신상운동화가 갖고싶을 때가 있고 또 하루는 만족스럽지 않은 수학시험 점수가 나의 원동력이 되어 그 하루를 살아가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정신적 목마름은 물질적 목마름과는 차원이 틀리다고 생각한다. 물질적 목마름은 결론짓기 힘들뿐더러 쟁취하기 조차 힘든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정신적 목마름은 더 힘든 반면에 똑부러진 정신가짐을 갖고 있다면 물질적 욕심보다 더 쉽게 결론지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든 것은 적당하면 약이지만 지나치면 독이 되기 마련이다. 식상한 구절이라 해도 우리는 그것을 기준으로 살아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자꾸 목마름 목마름 하니까 목이 마르다. 물 마셔야지.


김자은(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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