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칼럼 181] 그 무거운 죄를 어찌할꼬! /신 영
보스톤코리아  2009-01-09, 02:54:50 
삶이란 고통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어려운 일을 만날 때마다 '이 고비를 넘기면 좋은 일이 있겠지!'라고 내일의 희망을 걸고 오늘을 산다. 그나마 희망의 마음을 품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어려운 일이 겹치면 어찌 그리 어려운 일들만 이어지는지…. 어느 날, 하루 마음의 깊은 묵상을 하게 되었다. 내게 닥친 일도 그러하거니와 남에게 불어닥친 어려운 일에도 희망의 말을 할 수 있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저 집은 안 좋은 일만 계속 일어나네!" 하고 내뱉는 그 말보다는 내가 겪었던 어려운 일의 얘기를 들려주며 상대방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면 더 없는 감사일 것이다.

요즘처럼 경제위기에 처해있는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다른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가정을 돌보기 어려운 경우를 보고 위로의 말이나 격려의 말은 더욱이 어려운 말이다. 자신의 상황이 궁지에 몰린 상태에는 그 자체만으로 위축되고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이다. 그 누구의 격려나 위로의 말도 그 사람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어떤 말보다도 기다려줄 수 있는 마음이 더욱 고마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난감한 문제를 더 깊이 생각하고 곱씹었을 것이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 당사자가 가족이든, 친구이든 그 어떤 관계일지라도 그렇다.

살면서 생각지도 않았던 어려운 일에 맞닥뜨리면 당황하게 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도 난감할 때가 있다. 곁에 의논 상대라도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때로는 곁에서 친절하게 지내다 보면 좋은 일, 궂은 일을 함께 겪게 되니 서로의 격이 무너지기 쉽다. 서로 지켜야 할 선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가깝고 친절하게 지낸다는 이유만으로 남의 가정사에 끼어드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남의 집 숟가락이 몇 개까지 들먹이는 일쯤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일에야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특별히 남의 가정의 문제나 부부의 문제야 그 당사자가 아니면 어찌 알기나 하겠는가.

여기저기 떠도는 듣기 좋은 얘기로 하기 좋은 얘기로 소문에 소문은 꼬리를 물고 춤을 추고 그 춤에 흥겨운 구경꾼들이 즐겁기만 한 것이다. 하지만, 그 소문의 진상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돌을 맞아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가엾은 사람들은 어디에서 물어야 할까. 정확히 눈으로 보지 않고 귀로 듣지 않고 전달한 그 말 한마디에 상처투성이가 되기도 하고 죽음으로 몰기도 하지 않던가. 우리는 모두 늘 부족한 사람이기에 실수에 실수를 거듭한다. 나의 실수를 지나치지 않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일 게다. 남에게 충고할 수 있는 사람의 조건이나 자격이 있다면 그것은 그 상대방을 깊이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우선이다.

삶의 여정에서 나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무엇이 두렵겠는가. 나의 부족함을 모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사람이 곁에 있다면 이보다 더 큰 축복이 있겠는가 말이다. 삶 가운데 어려움을 만나고 고통의 시간을 지날지라도 그 곁에 누군가 함께한다면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사랑받는 그 기쁨 하나로 나의 존재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이목이나 소문보다도 나 자신이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는 삶의 길에서 꿋꿋이 걸어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도록 하루의 삶에 충실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사람의 이목이 두려워 자신을 포기한 사람은 수없이 많다. 정말 그들은 먼 훗날 행복했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삶이라는 긴 여정의 길목에서 무엇이 참된 나로 살 수 있는 것인지 한 번쯤은 묻고 싶은 날이다.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며 잘살고 있는지 한 번쯤은 물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무엇인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내 탓이 아닌 남의 탓으로 돌리기 쉽다. 그것도 욕심이리라. 가정에서도 자식이든, 남편이든, 아내든 간에 어찌 내 마음대로 움직여줄 수 있을까. 그저, 곁에 있어 고맙고 이렇듯 세상의 귀한 인연으로 만난 것이 감사한 것을 말이다.

무엇을 더 바랄까. 입던 옷도 오래 입으면 싫증이 나고, 오래 신던 신발도 달아지는 것인데 사람만이 늘 곁에만 있어달라고 애원하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집착일지도 모를 일 앞에 웃음을 지어본다. 참으로 생각하면 모두가 고마운 마음이다. 가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마주하고 산 지 20년이 되었다. 묵묵히 타박하지 않고 곁에서 있어준 이 사람에게 고맙고 감사하다. 동네가 좁다 보니 여기저기서 들리는 가정이 삐걱거리는 소문의 소리 들리면 모두가 얼굴 마주치고 지났던 아는 사람들이다. 그 소문의 진상도 모른 체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눈으로 보지도 않고 본 것처럼 즐거운 구경꾼이 되지 않았던가. 그 무거운 죄를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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