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과 음악가(4) : '개혁'의 바그너에 대항한 브람스의 '보수'
보스톤코리아  2010-05-31, 12:24:52 
베토벤과 슈베르트 사후 유럽 음악계가 이렇듯 스타(?)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타난 이들이 바로 5월에 태어난 브람스(7일)와 바그너(22일)입니다. 바그너가 낭만주의 오페라 선구자 베버 뒤를 이은 '개혁파' 작곡가였다면, 브람스는 앞 세대 작곡가 바흐, 베토벤, 슈베르트 노선을 철저히 뒤따라간 '보수파'로 19세기 후반 양대산맥을 이루며 낭만파음악을 꽃피웁니다.

바그너는 다방면에 재능을 보인 팔방 미인으로 니체, 쇼펜하워와 친구로 지내면서 나치즘, 반유대주의에 심취해 있었고, 심지어 프로이센 비스마르크의 통일독일 재건 혁명운동에 가담까지 합니다. 바그너의 이런 성향 때문에 히틀러는 3시간 분량 오페라 로엔그린을 모두 외울 정도로 바그너 신봉자였고 1934년 정권을 잡자마자 바그너의 미망인 코지마를 찾아가 보호자로 자청하지요. 지금도 이스라엘이 바그너 음악에 손사래 치고 2008년 뉴욕필의 평양공연때 바그너의 로엔그린3막 서곡이 연주된 이유를 아시겠죠.

‘딴따다 단~ 딴따다 단~’ 영어권 국가에서 신부 입장때 연주되는 가장 대표적인 결혼 행진곡(흔히 "여기 신부가 온다";Here Comes the Bride"라고 알려져 있다)은 이 바그너 로엔그린의 "혼례 합창곡"인데 당연히 이스라엘에선 금지곡이고, 반면 신랑신부 퇴장때 연주되는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은 한여름밤의 꿈 중 10번째 곡인데 멘델스존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히틀러시대엔 독일에선 금지곡이었답니다. 이 두 곡을 결혼식 시작과 끝에 동시에 즐겨 연주하는 나라가 대한민국 뿐이라지요.

브람스는 다른 음악가에 비해 비교적 늦은 20세때 요하힘의 소개로 슈만의 인정을 받아 신음악 시보에 소개 되면서 성공의 길이 열립니다. 어려서 천재가 아니고 이름도 늦게 알려진 겸손한 브람스는 스승 슈만이 정신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에는 유가족을 돌보는데 열성을 아끼지 않습니다. 미망인 클라라 슈만과 사랑에 빠지기도 했으나 끝내 독신으로 지내다 클라라가 죽은 후 1년 만에 간암으로 생애를 마감합니다. 브람스는 그런 사람이었기에 당시 유행병처럼 번진 바그너 풍의 오페라나 교향시와는 다른 소나타, 실내악, 교향악등 베토벤, 멘델스존, 슈만으로 이어진 교향곡의 전통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1889년 에디슨이 발명한 축음기에 브람스가 직접 연주한 피아노곡 헝가리 무곡을 처음으로 녹음해 나중에 LP판으로 나오면서 음악의 대중성이 시작됩니다. 브람스는 시무룩하고 묵직한 곡을 주로 썼지만, 헝가리무곡과 같은 집시풍 음악에도 뛰어난 수완을 보였고 어깨춤이라도 저절로 나올 듯한 왈츠의 왕 요한스트라우스 2세와 평생친구였으며, 드러내놓고 브람스를 험담했던 바그너에 비해, 브람스는 내성적인 성격 탓인지 침묵으로 고민만 합니다.

19세기 전반부 음악을 지배한 작곡가가 베토벤이었다면 후반부 군림은 바그너였고 그는 매우 거만했지만, 그것이 용서가 될 만큼 실제로 위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대음악회에선 브람스 작품이 더 자주 연주되는 레퍼토리랍니다.
일반적으로 브람스파와 바그너파의 대립으로 알려져 있는 그들의 관계는 본인들의 의식보다 주위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대립 양상이었고, 실제로 브람스는 바그너 작품을 좋아했으며 그의 오페라 등을 잘 보러 다녔다지요.

보스톤의 주요건물들은 대학과 병원이며,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쟁을 위해선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논리지요. 하버드의대의 대표적인 병원인 브리그햄 우먼스 병원(BWH)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이 Partners란 이름으로 협력체제를 갖췄고 조슬린 당뇨센터도 올해 2월 BWH와 서로의 공통분모를 찾아 협력진료를 시작했습니다. 또한 하버드 대학은 근처 MIT, Boston Univ., Boston College, Tufts 대학과 학점교환이 가능해 제가 청강하고 있는 내분비학강의도 절반은 하버드의대생, 절반은 MIT학생(Medical Science)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계와 경쟁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이라고 표현하더군요.
지난 5월11일 하버드 Faculty Club 에서 열린 고려대병원 조경환, 김선미(현, 하버드의대 연수)교수와 하버드의대 Juergen Bludau 교수의 공동 저서 Textbook of Geriatric Medicine 출판기념회 역시 협력의 결실이겠지요. 축하합니다.

6월엔 오늘 소개한 브람스와 보스톤과 음악가(2)에 소개된 쇼팽의 천재성을 세상에 알린 슈만(1810년 6월8일)이 태어납니다. 2003년 6월엔 해남종합병원 인공신장실이 개설되고 삼성서울병원과 협력병원이 됩니다. 보스톤과 음악가 5는 음악계의 엄친딸 파니 멘델스존(멘델스존의 누이), 쇼팽의 연인 조르주 상드, 그리고 당시 최고의 여자 피아니스트 클라라 슈만(슈만의 부인)등 여류 예술가의 이야기입니다.

해남종합병원 내과(조슬린당뇨센터, 하버드의대 연수 중) 양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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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목록    [의견수 : 4]
coolp
2010.06.07, 12:51:41
물론 "보스톤과 음악가"라는 제목이 붙은 칼럼이 옳고 그름을 논하는 자리는 아니지요. 하지만 글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 "어 왜 이 내용이 갑자기 여기에?"라는 어리둥절한 반응이 나오게 되니 의견을 올린 것입니다. 말씀드렸듯이 흥미로운 내용의 좋은 글인데 갑자기 글의 진행상 이해가 안되는 내용이 튀어나오니 안타까워서 글을 썼던 것이구요.

보스턴과 음악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해남 종합병원의 직원동정과 역사에 관한 내용을 접하니 실소가 나오더군요. 여긴 "보스톤 코리아" 사이트이지 해남 종합병원의 직원 카페가 아니지 않습니까? 도데체 해남 종합병원이 어디 있는 병원인가 하는 생각에 병원이름을 검색하게 되더군요.

본의 아니게 저의 의견때문에 불편하신 마음이 있으셨다면 사과드립니다.
IP : 71.xxx.175.110
welcometosarah
2010.06.04, 10:56:15
좋은 정보이긴 하나 분명 보스톤과 음악가라는 제목과는 달리 글의 내용상 연관성이 전혀 없어서 읽는이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그냥 음악과 보스톤 이야기를 따로 써주시거나, 구체적으로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자세히 써주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IP : 209.xxx.166.120
Bostonkorea
2010.06.04, 05:26:54
바그너와 브라암스는 경쟁관계이면서도 협력관계. 보스톤의 주요 유명대학 병원은 경쟁관계이면서도 협력관계. 음악에 관심이 많은 의사 선생님이 보스톤에서 공부하면서 같이 나누고자 하는 쉐어링입니다.

전문 칼럼니스트가 아닙니다. 옳고 그름을 논하는 칼럼이 아닙니다.
그냥 나누는 것입니다. 무리하게 견강부회한 것이 아니라면 흥미로운 칼럼으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저로서는 아주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단점보다는 흥미로운 점이 훨씬 많습니다. 따뜻하게 읽어주실 수는 없는지요? 편집자로서 안타까워 한 마디 거들어 봅니다.
IP : 96.xxx.47.247
coolp
2010.06.01, 15:11:56
그 동안 눈팅만 하던 독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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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글을 읽기전에 보스턴에 브람스가 방문한 적이 있었나 했네요.. 왜 이글에 보스턴과 음악가라는 제목이 붙었는지..또 해남병원의 직원동정을(시리즈글 3에서) 포함한 의료계 소식이 보스턴과 음악가라는 시리즈글에 갑자기 등장하는 이유를 좀 이해하기가 어렵군요.. 슈만의 탄생월이 6월이라는 내용 바로 다음에 해남종합병원의 인공신장실 개설과 삼성병원과 협력병원이 되었다는 내용이 따라오는 것도 좀... 그렇구요.

딴지를 거는건 아닙니다. 음악을 좋아하시는 의사선생님이신 것 같은데 음악가들에 관한 글에 보스턴과 의료계의 협력소식을 억지로 연결시키시는 의도를 잘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흥미로운 음악가들의 이야기인데 그냥 음악칼럼으로 써주시면 더 좋을 것 같다는 한 독자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의료계 쪽의 이야기를 뺀다면 훌륭한 음악칼럼인데 아쉬워 글 남깁니다.
IP : 96.xxx.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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