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는 보이지 않는다 : 작품사진 감상요령
보스톤코리아  2010-05-31, 13:37:37 
photograph by ozic
photograph by ozic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선 여러 사진들을 많이 보아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사진을 감상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특히 일반 사진이 아닌 작품사진의 경우 더욱 어렵다. 단순히 사진을 들여다보고 기껏 구도나 색채 따위를 왈가왈부하는 것일까? '예술 작품'이라니까 무언가 아름다운 어떤 것이 들어 있을 것으로 짐작하고 어렵기까지 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름다움이란 외형적인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마도 내면적인 아름다움이 그 깊이에서는 오히려 외형상의 아름다움을 능가할 것이다. 늘 보던 사물에서라도 새로운 의미를 깨우쳐 주는 사진이 더 볼 만한 사진이 된다. 사진을 감상할 때는 이러한 사진 인식이 필요하다.

사진은 작가의 '말'이다. 다시 말해 인생과 자연에 대한 그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해 놓은 것이 '작품'의 본질이다. 이는 어느 예술의 경우에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사진을 볼 때 그가 이 사진을 통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가를 살피는 것, 이것이 올바른 사진 감상의 첫걸음이다.

사진의 다양한 장르 중에서 인물사진의 경우, 내용상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찍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물 그 자체를 찍은 사진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란 결국 사회 생활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런 생활을 찍은 사진이야말로 사진 중의 사진이다. 왜냐 하면 사진은 기록성이 큰 것이 특징인데, 기록이란 결국 사람들의 생활 기록을 뜻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진이 이들 기록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소위 명작•걸작으로 알려진 사진 대부분이 인간 생활을 찍은 사진들이다. 생활이란 알다시피 단순한 일상생활도 있지만, 전쟁•기아•질병 등등 인간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온갖 중요한 이슈(issue)들이 다 포함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진들은 이런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관심 내지는 적극적 참여의 표시인 것이다.

인간 자체에 대한 사진이란 인간의 존재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사진으로, 대개 초상사진이라고 보면 된다. 초상사진이 아니라도 인물 자체를 찍은 사진이 이에 해당되는데, 이들 사진에서 중요한 것은 인물의 표정이다. 표정을 볼 줄 알면 인물 사진을 볼 줄 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대체로 사람들이 구도에는 관심을 가져도 이 표정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사람의 얼굴에서 표정이 없으면 그것이야말로 김 빠진 맥주 꼴이 된다. 흔히 증명사진이 맛없다고 지적하는데 그 까닭이 여기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진에서 표정만이 아니라 옷차림이나 자태, 처한 환경 등도 사진 감상에 필요한 요소이다. 왜냐하면 옷차림이나 자태 또한 그 인물의 표정에 속하기 때문이다.

사진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작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자. 단순한 외형을 살피는데 만족하지 말고 그 내면의 세상을 보자. 피카소의 그림이 그냥 본다고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자. 그만한 공부를 하지 않으면 피카소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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