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제의 아들 주몽의 탄생과 고구려의 건국
보스톤코리아  2007-12-21, 00:11:42 
백린 (역사 학자)


맺는 말
부족한대로 이 글의 끝을 맺어야 하겠다. 그런데 그에 앞서 한가지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온조대왕의 백제건국과 동명왕비 소서노의 거취이다. 앞서 '비류와 온조 두 왕자가 태자 유리에게 패배하여 남쪽으로 나와 백제를 건국하였다'라고 했다. 그런데 그 남쪽이 어디냐는 것이다.
삼국사기의 백제본기는 그 사실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형 비류는 하남(경기도 광주)에 도읍하자고 하는 대신들의 말을 듣지 않고 백성을 나누어 미추홀(인천)로 가서 살았다고 하며, 온조는 하남의 위례성에 도읍하여 국호를 십제(十濟)라고 하였다. 그 하남의 위례성을 몇몇 학자들은 지금의 송파구 혹은 하남시가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하남의 위례성이 백제건국 초기의 도성이었다는 것은 공통된 견해이나 그 하남의 위례성이 과연 지금의 송파구 이겠는가, 아니면 요서의 어느 지방이 아니겠는가 하는 데에는 이론이 적지 않다. 그런데 중국 사료인 양서, 수서, 그리고 북사 등에서는 백제의 건국동기를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백제는 동명왕의 아들 구태(仇台)의 후예이다. 구태는 인신(仁信)이 독실하였으며, 처음 대방(요서지방)의 고지에 와서 나라를 세웠는데 요동태수 공손탁(公孫度)은 자기딸을 구태에게 주어 아내로 삼게 하였다"라고 기록하였다.
이보다도 통전(通典)의 백제편은 좀 더 자세히 전해주고 있다. "백제는 후한말의 부여왕 위구태(尉仇台)의 후예이다. 처음 백가제(百家濟)에 와서 근거하였기 때문에 백제라고 하였다. 진나라(서기 265~317) 때에 고구려가 요동을 차지하자 백제 역시 요서의 진평(晉平) 2군(지금의 유성과 부평 사이)에 도읍하고 진나라 이후에는 여러 나라를 공략하여 마한의 옛 터를 차지하게 되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유성은 지금의 조양이며 북평은 북경을 말한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중국의 난하, 즉 그 옛날 위만조선이 도읍했던 지역이 아닌가 싶다. 송사(宋史)에 이르기를 "만주의 요양부(遼陽府)는 고조선이 웅거하던 곳이다"라고 하여 요서와 요동지방이 고조선의 강력이었던 것을 말해주고 있다.
또 하나의 확실한 증거는 1960년 대에 만주의 요녕성 요양시 근처에서 한나라 때의 유적이라고 하는 취락지가 발견되었는데, 발굴 조사한 결과 1만평에 달하는 큰 취락지로, 거기에는 주거지와 우물 그리고 돌로 포장된 도로가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어린아이를 묻은 용관이 368개나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곧 아득한 옛날 고조선 사람들의 주거지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중국 사료의 기록을 그대로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문제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그리고 고기 등이 모두 불합리한 기록들을 전하고 있어 정설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데에 있다.
온조왕 13년(전 6년)의 일이다. 도성의 한 노파가 남자로 변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호랑이 다섯 마리가 도성에 뛰어들어 왔고 이어 왕의 어머니가 돌아 가셨다. 이 같은 변괴가 잇따르자 온조왕은 신하에 말하기를 "이즈음에 요망한 징조가 여러 번 나타나고 있다. 국모가 세상을 떠나는 등 정세가 편안하지 못하다"라고 하면서 왕은 한성으로 가 성책을 세우고 위례성의 민호를 옮겼다. 그리고 8월에 사자를 마한에 파견하여 천도를 알렸다. 백제의 강역은 북쪽은 패하에 이르고, 남쪽은 공주를 경계로 하였으며, 서쪽은 대하에 접하고, 동쪽은 평강에 이르렀다고 하였다.
그런데 소서노는 비류와 온조 두 형제간의 알력 때문에 노년기의 생활은 그리 아름답지 못했던 것 같다. 동명왕의 왕후였으며 백제의 시조 온조왕의 어머니인 소서노는 과수댁이였지만 미모의 여궐이었던 것 같다. 더욱이 졸본 부여의 추장인 연타발의 세력을 업고 그 재력이 엄청났을 뿐만 아니라 매우 총명했던 것 같다. 주몽의 고구려 건국 대업에 뛰어들어 재정과 군사력을 제공했다. 그리하여 주몽은 건국의 대업을 완수한 후 소서노를 왕비로 맞았던 것이다. 그러나 역사에 그 이름이 돋보여야 할 소서노는 아들로 하여금 부군 동명왕 주몽을 죽게 하고 아들을 따라 떠나야 하는 여성의 모진 운명을 어떻게 말해야 역사의 대답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소서노는 온조왕 13년(전 6년)에 향년 61세로 세상을 떠났다. 소서노가 어디서 죽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것을 알면 백제 건국 초기의 사실을 좀 더 자세히 밝힐 수 있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어쨌든 온조는 어머니 소서노가 죽은 후 형 비류와 헤어져 지금의 한강 이남 즉 하남에 도읍하여 백제라 칭하고 점차 발전하여 3세기 경에는 남쪽의 마한을 완전히 장악하여 백제국을 일으켰다고 보는 것이 옳은 판단인 것 같다.
지금까지 광개토호태왕의 비문을 토대로 고구려사의 시조 동명성왕(주몽)의 탄생에 따른 설화와 고구려 건국의 동기를 찾아보았다. 고구려사를 위한 사료는 광개토호태왕의 비문에 앞서는 것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고구려의 창건사와 광개토호태왕 시대의 역사적 사실은 이 비문에 의하여 잘 정리되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 고구려는 북부여 해모수 왕의 유복자 주몽이 졸본 부여에 내려와서 서기전 37년에 홀승골성에 도읍을 정하고 국호를 고구려라고 하는데 비롯된다. 그리고 제2대 유리왕은 아버지 동명왕의 고명에 따라 도의로써 정치를 하여 나라를 흥하게 하였으며 부여전통의 국권을 확립하였다. 광개토호태왕의 비문은 그 사실을 다음과 같이 전해주고 있다. "顧命世子 儒理王 爾興治 大朱留王 紹承基業 以至 十七世 孫國岡上 廣開土 境平 安好太王 三十九年登祚 號 爲 永樂大王(고명세자유리왕 이도흔치 대주류왕소승기업 이지17세손국강상광개토경평 안호태왕 39년등조 호위 영락대왕 : 세자유리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도의로서 정치를 하여 나라를 흥하게 하라는 유언을 남기셨다. 대주류왕(대무신왕)이 기업을 이어 받았고 17세손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에 이르렀다. 호태왕께서는 39세에 승하하셨는데 그 시호를 영락대왕이라고 한다)." 고구려의 제19대 광개토호태왕은 그 비문에서 보여주듯이 희대의 영웅으로 고구려의 판도를 서쪽으로는 중국의 후연을 쳐서 요동땅을 수복하고, 북쪽으로는 말갈을 정복하였으며, 남쪽으로는 백제를 공략하여 지금의 한강 이북의 땅을 차지하였다. 또한 동쪽으로는 그 경계가 평강에 이르기까지 영토를 확장한 대제왕이었다. 그런데 호태왕(영락대왕)의 아들 장수왕은 대남정책을 강화하여 그 4년(전 427년) 4월에 국도를 평양성으로 옮기면서 북쪽 만주지방의 통치가 소홀해졌던 것 같다. 어쨌든 이후로 평양은 서기 668년에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에 의하여 고구려가 패망할 때 까지 241년간에 걸쳐 고구려의 수도로 발전해 왔다.
고구려 705년의 역사전통을 단 몇 장의 글을 가지고 그 설명이 너무나 부족하다. 거기에 지면을 아끼려고 글을 줄이고 줄이다 보니 문맥이 잘 통하지 않는 데가 있는 것 같다. 역사의 서술에 있어서는 문장이 아름다운 것 보다 역사적 사실을 입증하는 데에 충실해야 하기 때문에 문장이 고르지 않는 데가 많다. 더욱이 죄송하게 생각하는 것은 오자가 적지 않게 발견된다는 사실이다. 오자나 잘못된 문구는 다른 기회를 얻어 정정키로 한다.
<인용서목>
1. 광개토경호태왕비문
2. 다시 찾는 우리 역사, 한영우 저
3. 윤내현 교수의 한국고대사
4. 한민족의 뿌리, 안호상 저
5. 신중국의 고고학,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 편저
6. 삼국사기
7. 삼국유사
8. 발해고, 유득공저
9. 삼국지(三國志)
10. 후한서(後漢書)
11. 위서(魏書)
12. 수서(隋書)
13. 북사(北史)
14. 진서(晋書)
15. 구당서(舊唐書)
16. 신당서(新唐書)
17. 통전(通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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