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레드삭스의 새 단장 벤 체링턴

레드삭스 새 단장, 변화가 필요한 시기

취임하자마자 새 감독 물색 중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정성일 기자 = 보스톤 레드삭스의 새 단장으로 취임한 벤 체링턴은 지난 25일 열린 기자회견장에 예정된 시간 보다 12분 일찍 도착했다. 레드삭스의 미래에 대해 궁금해 하는 많은 기자들 앞에서 우선 좋은 첫인상을 남긴 것.

뉴햄프셔에서 태어난 뉴잉글랜드 토박이인 체링턴은 올해 37세로 앰허스트 칼리지에서 투수로 활약했으나 3학년 때 어깨 부상을 당해 투수로서의 인생을 마감했다. 이 때부터 체링턴은 자신만의 야구팀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꿈을 키워왔고, 마침내 그 꿈이 실현 되었다.

11번째 레드삭스 단장으로 임명된 체링턴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나는 행운아다”라고 말문을 열며 “이 직업은 우리가 세상에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직업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체링턴은 1999년에 아마추어 스카우터로 레드삭스에 합류했다. 이후 체링턴은 특유의 성실함 덕분에 테오 엡스타인의 뒤를 이을 인물로 각광 받아 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레드삭스 구단 운영에 참여하는 많은 동료들이 자리를 함께하여 체링턴에 대한 지지를 보여줬다.

기자회견장에는 레드삭스 구단주인 존 헨리와 톰 워너가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들은 사전에 변경할 수 없는 스케줄이 있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체링턴의 기자회견이 있기 불과 몇 시간 전, 시카고 컵스는 새 단장으로 취임한 테오 엡스타인을 소개했다. 엡스타인은 레드삭스에서 2번의 월드 시리즈 챔피언을 포함해 성공적인 9시즌을 보내고 컵스로 떠났다.

엡스타인이 거둔 성과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체링턴이 레드삭스에 자신만의 족적을 남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체링턴은 레드삭스가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에 단장으로 취임하였다.

레드삭스는 선수들의 총 연봉이 1억 6,100만 달러에 달하는데도 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올해는 시즌 중반까지 최고의 팀으로 불리다가 9월에 끝없는 추락을 거듭한 끝에 자멸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즌이 끝난 후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사임하였고, 엡스타인 단장도 떠났다. 이어 경기 중 레드삭스 선수들이 술을 마셨다는 보도가 터져 나오면서 선수들의 자질과 팀 내부 기강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체링턴은 “우리는 최근 중요한 부분에서 우리의 팬들을 실망시켰다”며 “최근 몇 주는 고통스럽고 힘든 시기였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레드삭스가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체링턴은 레드삭스가 여전히 튼튼한 토대 위에 있으며, 많은 부분에서 엡스타인이 만들어 놓은 청사진을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 평가에 뛰어난 자질을 보였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팀 내 변화가 있을 것임을 내비쳤다.

체링턴은 “내 생각에 테오라도 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을 것이다”라며 “우리 팀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우리 팀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런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우선 레드삭스에게 시급한 문제는 새 감독을 영입하는 일이다. 체링턴은 몇 주 동안 새 감독 후보들을 찾아보고 있었다며 “우리는 스타 감독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2012년 레드삭스에 필요한 감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체링턴은 감독 후보 명단을 이미 만들어 놓았으며, 메이저리그에서의 감독 경험 보다는 신속하고 성실하게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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