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에 남아있는 페이스북의 흔적
보스톤코리아  2012-02-22, 23:21:52 
2004년 봄, 컬크랜드 하우스 앞 룸메이트 더스틴 모스코비츠와 마크 주커버그
2004년 봄, 컬크랜드 하우스 앞 룸메이트 더스틴 모스코비츠와 마크 주커버그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2004년 봄,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는 하버드 자퇴 후 실리콘 밸리로 떠났지만, 이 곳엔 여전히 그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이 있다.

하버드대 컴퓨터 공학 교수인 해리 르위스는 주커버그를 “똑똑한 학생이었다. 무례하진 않았다. 회의론자로 보일 뿐이었다.”라고 기억했다. 르위스는 주커버그의 신입생 시절 컴퓨터 사이언스 과목 수업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그는 “신입생이 주로 듣는 코스가 아니다.” 라고 말하며, 그의 또 다른 제자였던 빌 게이츠를 언급하며 “둘다 다양한 것들에 관심을 가지며, 독특한 방법으로 조합하던 학생들이었다. 학교 공부엔 관심이 없었지만, 발전적인 측면에서 방황하곤 했다.”며 회상했다.


하버드 스퀘어 내 작은 피노키오 피자집에 앉아있던 주커버그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가게 벽에는 그가 식사를 하는 네 장의 사진이 모두 붙어있을 정도. 몇 달 전에 찍힌 가장 최근의 사진도 눈에 띄었다. 학창 시절 주커버그는 일주일에 2, 3일 정도 주로 늦은 저녁에 들리곤 했다고. “친구들과 둘러 앉아 컴퓨터에 관련된 얘기를 하곤했다.” 가게 주인인 아담 디센소의 말이다.

주커버그가 캠브리지에 머물던 시절 학생들에게 컴퓨터 공학은 그다지 인기있는 분야가 아니었다. “닷 컴 버블이 끝난 직후였다.” 하버드대 엔지니어링 사이언스과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마이클 루터의 말이다. “컴퓨터 공학은 쇠퇴일로에 있었고, 금융 시장 분석가가 최고의 직업으로 떠오르던 때였다.” 그가 덧붙였다.

루터는 주커버그를 자주 볼 수는 없었다고. “다른 많은 학생들처럼 주로 기숙사에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인 것 같다.” 그의 말처럼 주커버그는 하버드 스퀘어에서 약간 떨어진 기숙사, ‘컬크랜드 하우스’에 머무르며 다른 친구들이 어떤 과목을 듣고 있는지 알려주는 온라인 데이터 베이스 사이트, ‘Course Match’를 만들었다.

이후 2003년 가을, 주커버그는 하버드 컴퓨터 서버에서 학생들의 ID 사진을 해킹해 누가 더 매력적인지 점수를 매기는 사이트 ‘FaceMash’ 개설해 학교 측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게다가 이에 그치지 않고 몇 달 후에 또 다시 페이스북의 전신인 ‘Six Degrees to Lewis Harris’라는 교내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열기까지 했다. 그 당시 루이스가 학장직에서 물러난터라, 교내 신문인 크림슨에 자주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라고.

“주커버그로부터 내 이름을 사용해도 되겠냐는 아주 정중한 이메일 요청을 받았다. 이 전 에 받은 징계로 인해 매우 조심스러워 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가 회상했다.

이윽고 2004년 초반, 컬클랜드 하우스에서 저커버그와 그의 룸메이트인 크리스 휴, 더스틴 모스코비츠 등에 의해 페이스북의 첫 버전이 세상에 나왔다.


루이스는 이 ‘우정 네트워크’를 떠올리며 “그때 당시 이미 ‘Friendster’와 ‘Myspace’가 있었다. 여기에서의 교훈이란 ‘모든 발명은 모방에 의한 재창조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를 해내는 이들만이 사람에게 기억된다. 마크는 이에 재주가 있었다.” 라고 말했다.

2004년 3월, 페이스북은 결국 월댐에 사무실이 있는 벤쳐 캐피털리스트인 래리 청의 귀까지 들어갔다. 하버드의 한 이벤트의 참석했던 그가 한 학생에게 캠퍼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것이 무엇인지 묻자 ‘더 페이스북’이라는 주저없는 대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날 밤 청은 그의 동문 계정을 통해 이에 접속했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생긴 지 3~4주밖에 안된 사이트에 4,000명 가까운 회원들이 있었다.” 그의 대답이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주커버그에게 메시지를 남겼고, 몇 주 후 하버드 스퀘어 내 ‘Henrietta’s Table’ 레스토랑과 그의 월댐 사무실에서 미팅을 가지기도 했다. 아쉽게도 그는 페이스북과 실제로 일을 해보지는 못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 당시 벤처 캐피털 회사들은 대학교 2학년 학생에서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이었다면 20여개의 투자 회사의 지원을 받았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방식으로 회사를 볼 줄 안다.” 라고 말했다. 이후 주커버그는 2004년 봄 학기가 끝나갈 무렵 실리콘 밸리로 거처를 옮겼고, 캠브리지엔 거의 모습을 비추지 않았지만 그의 존재감은 이 375년된 오래된 교육기관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지난 해 말 하버드가 창업 정신을 붇돋기 위해 개설한 ‘Innovation Lab’과 “하버드를 해킹하라”라는 이름의 겨울 프로그램 역시 이 중 하나. 지난 주에는 창업 박람회까지 열린 바 있다.

루터는 이에 대해 “혁신만이 답이다.”이라며, “우리는 학생들에게 혁신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동시에 이 곳에 머무를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이는 마크 주커버그가 있었을 당시엔 존재하지 않았던 질문이다.”라고 설명했다.

gykim@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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