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여성화 -겨울 왕국의 엘사는 '좋은 여자'일까?-
보스톤코리아  2014-05-19, 11:12:31 
‘겨울왕국(Frozen)’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을 하였다. 168년전 쓰여진, 안데르센의 원작 동화인 ‘눈의 여왕’(1845)을 토대로 하여, 디즈니는 2002년부터 11년에 걸쳐 ‘겨울 왕국’을 준비해 왔다고 한다.  

이 영화의 매력에는 디즈니가 여태것 주장해온, ‘바람직한 여성화’의 이미지와 메시지가 변해 있다는 것이다. 디즈니는 그동안 ‘좋은 여자’는 ‘신데렐라(Cinderella)처럼 가난하고, 약하고, 자기 주장이 없고, 무조건 착하게 순종하고, 집안 일을 보살피고, 예뻐고 날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수 없이 보내왔다. 

디즈니를 찿는 가장 큰 관객은 어린아이들이다. 그들의 천진한 동심 속에 ‘좋은 여자’라는 개념을  ‘신데렐라 컴플렉스(Cinderella Complex)-’언젠가 나의 왕자가 나를 보살피로 올거야(someday-my-prince-will-take-care-of-me)’라는 환타시로 각인(embedded) 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는 다르다. 평생 완벽해지려고 노력했고, 부모님과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살아왔지만,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자신이 가진 얼음 마법으로, ‘아렌델 (Arendelle)’ 왕국을 ‘겨울왕국’으로 동결시키게 된다.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자신의 마법의 힘을 콘트롤하고 은닉(conceal)시키며 살아왔던 것이 이유다.  

한번 터져나오기 시작하면서,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마법을 Let it go 하게 한다. 엘사가 얼음성을 지으며 부른 노래, ‘Let it go’ 는 활기차고, 독립적이고, 단호하기까지 하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지 상관없어(I don't care What they're going to say), 두려움도 더이상 다가오지 못해(the fears that once controlled me, Can't get to me at all), 이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볼 때가 되었어(It's time to see what I can do), 한계를 시험하고, 벗어나려면(To test the limits and break through).... 
맞고, 틀리는 룰은 상관하지않아(No right, no wrong, no rules for me), 이제 난(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유야(I'm free.)!   
부모님이 요구한 완벽한 여자아이는 떠났어(That perfect girl is gone), 햇살이 비치는 여기에 난 서있을거야(Here I stand in the light of day). ”

노래에서 살펴 볼 수 있듯이, ‘엘사’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생을 살겠노라고 외치고 있다. 한 남자에게 자신을 꽉 맡겨 버리는 '비 진정성'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무서운 고독과 절망과 싸우더라도, 스스로 실존을 결단할 수 있고, 나를 떳떳이 내보일 수 있는 그런 세상을 향해 살아 가겠다는 멋진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부모가 자신들의 나르시즘 위해 요구한, ‘완벽한 여자아이’를 거부한다.

콜렛 다울링(Colette Dowling)은 이렇게 말한다. ‘여자아이들이 16살, 17살즈음, 신데렐라 컴플렉스(Cinderella Complex)에 접하게 된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전향하면서, 처음에는 자신이 갖는 ‘자유’에 기뻐하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책임과 독립적인 생에  불안을 갖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의 환상적인 욕망으로 퇴행한다. '애 어른'으로 남아 있으면서, 자기 생을 스스로 이끌어 가기를 거부한다’ 는 것이다. 

신데렐라 컴플렉스(Cinderella Complex)의 환상에 살게 되면, ‘애 여자’로서 받는 대가가 크다고 생각한다. 사실, 사회도 디즈니의 옛날 메시지처럼 ‘애 여자’를 부추겨 왔다.  

무서운 신경력을 쓰지 않아도, 남자의 지위나 명성, 수입에 따라, 자기가 이룰 수 없는 사회 내의 일이나 지위나 가치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애 여자’가 되면, 사는 어려움을 완전히 보상해주고, 사람들의 부러움과 선망으로, 부드러운  위안을 즐기게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남자에게 사랑 받기 위해서는, 더 예뻐지고, 더 어려보이고, 더 순종해야 한다. 

빛나는 생기를 지니기 위해선, 심하게 강행되는 ‘다이어트’ 도 몇번씩 하는 ‘성형’ 도 마다할 수 없다. 헬렌 데우취(Helen Deutsch)는 이러한 주체를 ‘as-if 성격’ 이라고 설명한다. 이것은 자신(Self)과 사회가 요구하는 자신의 이미지(Self-Image)가 꼬여진 현상이다. 자기 만의 ‘I’가 사실은 손상되는 것이다.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인 자크마리에밀 라캉(Jacques-Marie-Émile Lacan)은  그의  학설을 통해, 어린아이는 상상계를 통해, 실제와 허구를 분간하기 시작하고, 언어와 각각 다른 문화적 환경을  통해 상징계를 맞이하고, 사실계로 나아감을 이야기 한다.  

상상계(the Imaginary)는 거울 단계(Mirror Stage)를 기초로 형성된다. 이 단계는 생후 6개월 내지 18개월 된 어린아이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총체적인 모습을 보고, 매우 즐거워 함을 관찰함으로써 유래되었다. 

어린이는 처음에 자신의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가 없고, 손이나 발 등만 볼 수 있다. 거울을 통해 본 허구의 모습(손,발등)과 자신의 실제를 혼동한다. 점차, 거울에 비친 자신의 총체적인 모습을 보게 되지만, 자신과 대상(어머니)의 구분이 안된다. 실제와 허구를 혼동한다. 상상계에서 형성되는 주체성은 결국 허구적일 뿐이다. ‘나르시시즘적인 자기애’가 뒤섞인 세계다.

이에 반해 상징계(the Symbolic)는 언어와 문화로 이루워진 보편적 질서의 세계다. 자아 형성이 시작하기 시작하며, 어머니의 존재 이외에 아버지의 존재가 부가된다. 상징계로 진입한 어린이는 아버지가를 통해, 사회가 요구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다. 외부 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사물의 이미지를 언어로 표현하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상징계는 언어가 주는 의미를 통해 규칙과 법칙에 의해 존재하는 세계다. 실재계(the Real)는 언어 체계인 상징계에 진입하면서 어린이는 의사소통이 가능해지고 사회로 진입을 하게 된다.

‘좋은 여자’라는 단어의 의미는 개개인이 어떠한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를 겪었냐에 따라, 같은 말이지라도 그 의미가 달라진다. 여자의 사회의 진출이 확대 되면서, 여성의 권리와 경제적인 능력이 커졌다. 하지만, 항상 순종적이고 수줍고 내성적이며 약한 이미지의 여성이 ‘좋은 여자’라는 생각은 많이 변하지 않았다. 독립적이고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생을 살아가면서도, 안으로는 신데렐라 컴플렉스를 지니며 살아간다. 

언젠가는 멋진 왕자가 나를 구제하는 생을 이루고, 행복한 삶이 올거라고 위안한다. 이제 디즈니의 상상계에서 벗어나, 현재의 문화를 직시하며, ‘좋은 여자’의 상징화를 변화시키고, 실제계를 보아야 한다. 엘사의 과감한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어린이 클라이언트들은 ‘겨울 왕국’을 수십번을 보고, 또 보았다고 한다. 엘사의 마법만큼 큰 영향력을 가진 디즈니는 그들의 ‘여성화’에 대한 상징화를 무의식적으로 변화시켜 주었다. 거울 단계에서 고착되어진, 신데렐라 컴플렉스(Cinderella Complex)는 '상상계'안의 환타시(Fantasy) 세계이다. 건강한 '여성화'를 갖기 위해선, 상상이 아닌 실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디즈니는 어린 아이들에게 '겨울 왕국'을 통해, 동심의 순수한 상상과 상징을 주며, 실제계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여성화'를 보여준 것이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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