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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618회
'지리산'에서의 아름답고 고운 추억을 떠올리며...
보스톤코리아  2017-10-23, 14:05:08   
언젠가 한국을 방문하면 꼭 올라보고 싶었던 마음의 산, 그 '지리산'을 친구와 함께 다녀왔다. 바쁜 일정에 움직이다 보면 산을 오르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산행이기에 더욱이 그렇다. 이번 여행에서도 중요한 행사 일정을 마치고 한국의 산을 몇 오르고 싶어 친구에게 부탁을 했다. 높은 산을 함께 오르자는 어려운 내 부탁을 마다하지 않고 바쁜 시간을 내어주고 처음부터 끝까지 안전한 산행을 위해 배려를 아끼지 않은 친구에게 지면을 통해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지리산'에서의 아름답고 고운 추억을 떠올리니 더욱 감사하다.

지리산의 '천왕봉(1915m)'은 제주도 '한라산(1950m)'에 이어 남측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 미국 뉴햄프셔주에 있는 White Mountain의 Mt.Washington(6288 ft)의 높이와 비슷하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우리 집 가까이에 있는 Mt.Washington은 여러 번 올라봤지만, 높이로 말하자면 지리산 천왕봉이 더 높다는 생각이다. 이번 산행 코스는 1박 2일로 '백무동-장터목-천왕봉-중산리'로 정하고 다녀왔다. 처음 올라 본 천왕봉, 가을 단풍이 들기 시작한 지리산 자락에서의 느낌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경관이 아름답고 광활하고 고운 산이었다.

지리산 산행을 계획하며 일출을 담고 싶은 마음의 욕심이 너무 컸었나 보다. 천왕봉의 일출은 지리 10경 중 하나로 3대가 덕을 쌓아야만 그 경관을 허락할 정도로 보기 어렵다고 하지 않았던가. 결국, 우리는 지리산의 일출은 담지 못하고 내려왔다. 하지만 마음의 서운함을 하늘은 아셨는지 우리 마음을 달래주시려 내려오는 길에 산허리에 걸린 너무도 멋지고 아름다운 운무를 보여주셨다. 참으로 하늘과 구름과 산과 바람의 신비로움에 감격하고 감사했던 감동의 시간이었다. 너무도 아름다워 하늘과 맞닿은 산 중턱 한 자리에서 30여 분을 넘게 머물다 내려왔다.

산행을 위해 이른 새벽 부지런히 움직이며 아침 7시에 동서울터미널에서 백무동(지리산)행 함양고속버스 첫차를 타고 출발하였다. 서울을 출발한 지 언 4시간을 가서야 백무동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한 후 점심 때가 되어 산 아래에서 맛난 산채비빔밥으로 끼니를 채우고 양치를 서둘렀다. 그것은 1박을 할 '장터목 대피소'에서는 환경보호를 위해 최소한의 식수는 준비하고, 간단한 세안을 권하며 양치시에도 치약을 제안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산을 오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 후에 등에 무거운 배냥을 메고 1박 2일의 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백무동 산 아래에서 장터목대피소까지의 소요 시간은 보통 4시간에서 4시간 30분 정도로 계산하는데, 내 발걸음으로 따라가야 하니 5시간 30분이 걸려서야 대피소에 도착하였다. 참으로 감동이었다. 내 발걸음으로 이렇게 오고 싶었던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올 수 있었다는 것에 이미 천왕봉에 오른 기분이었다. 참으로 감동과 감격의 순간이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대피소에 도착 후 취침할 방과 자리 그리고 모포를 마무리 짓고 각자의 방을 찾아 짐을 풀어놓았다. 그리고 취사장으로 가서 준비해 온 음식을 주섬주섬 챙겨 고마운 식사를 했다.

산을 오르는 동안 날씨가 구름이 많고 꾸물거리는 터라 비라도 오면 어쩌나 걱정이 일었다. 비 소식이 있긴 했으나 다행히도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는 동안 하늘은 비를 참아주시고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밖을 나와 산책을 하는데 밤하늘에 수없이 많은 별들을 볼 수 있게 해주셨다. 또 한 번 감사의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자정이 다 되어 방으로 들어와 잠을 청하며 일출을 볼 수 있으려나 하고 생각에 잠겼다. 그렇지만, 일기를 살펴보며 우리는 일출은 아무래도 어렵겠다 싶어 장터목대피소에서 일출을 맞고 천천히 '천왕봉'을 오르기로 했다.

그렇게 새벽 시간을 맞으며 많은 산객들은 일출을 보기 위해 천왕봉을 향해 떠났다. 그러나 지리산 '천왕봉'의 일출은 그리 쉬이 보여주질 않았던 모양이다. 안개비에 젖은 옷과 머리로 다시 장터목대피소 취사장 안으로 많은 산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모두들 각자의 식사를 위해 바삐 움직이는 시간 우리는 식사를 마친 후 모두가 새벽길을 내려온 그 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1시간 30분 정도를 오르니 천왕봉으로 향하는 '통천문'이 나타났다. 또 한 번의 감동의 시간이었다. 이제야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얼마를 더 올라 하늘과 맞닿은 '천왕봉'과 마주했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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